[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37. 프로골퍼 캐디의 의무와 수입은?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37. 프로골퍼 캐디의 의무와 수입은?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1.04.2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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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와 아들 선. 사진=PGA(게티이미지)
스튜어트 싱크와 캐디를 맡은 아들 레이건. 사진=PGA(게티이미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21 RBC 헤리티지에서 우승한 미국프로골퍼 스튜어트 싱크(Stewart Cink, 48)는 우승인터뷰에서 자신의 캐디인 아들 레이건(Reagan Cink, 24)과 우승을 한 것이 놀랍다고 했다.   

둘째 아들 레이건은 아버지와 같은 조지아 공대를 졸업한 후 델타항공에 취업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아버지의 투어생활을 함께 하고 싶은 생각에 캐디를 자청했다. 2009년 디오픈(브리티시 오픈) 우승 후 우승이 없던 싱크는 아들이 캐디를 맡아준 후 2020년 9월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11년 만에 우승을 했고, 또 다시 7개월 후 2021년 4월 RBC 헤리티지에서 PGA통산 8승을 한 것이다. 

싱크는 레이건이 자신을 믿으라며 아버지를 이끌었고, 레이건은 아버지와 페어웨이를 걸으며 게임에 대해 이야기하고 농담을 주고받는 것이 행복하다고 했다. 

골프규칙 10.3에서 ‘플레이어는 라운드 동안 자신의 클럽을 운반하고 어드바이스와 그 밖의 도움을 주는 캐디를 쓸 수 있지만, 캐디에게 허용되는 행동에는 한계가 있다. 라운드 동안 캐디가 한 행동에 대한 책임은 플레이어에게 있으며, 캐디가 규칙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플레이어가 페널티를 받게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0.3b에서는 캐디에게 허용된 행동과 허용되지 않는 행동을 규정하고 있는데, 상대방에게 컨시드하기, 구제 받을 것인지 결정하기, 구제구역에 볼을 드롭하거나 플레이스하기, 그리고 플레이어의 플레이 선 가까이나 그 연장선의 후방에 서있는 것 등은 허용되지 않는 행동이다.  

그 중에서 캐디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플레이어의 플레이선과 관련된 것이다. 10.2b(4) ‘캐디의 위치제한’에 따르면 플레이어가 스트로크를 위한 스탠스를 취하기 시작하고 그 스트로크를 할 때까지 캐디는 어떤 이유로든 고의로 플레이어의 플레이 선의 볼 후방으로의 연장선상이나 그 선 가까이에 서있어서는 안 된다. 이 규칙을 위반해 스탠스를 취한 경우, 플레이어는 그 스탠스에서 물러나더라도 일반페널티(2벌타)를 면할 수 없다. 이렇게 벌타를 부과하는 것은 플레이어가 목표를 향해 정렬하는 것 또한 플레이어 스스로 극복해야 할 도전과제 중 하나로 여기기 때문이다.

여기서 플레이어가 스탠스를 취하기 시작한 것으로 간주되는 시점은 플레이어가 홀을 향해 클럽을 볼 뒤에 댄 채 그 볼 옆에 서 있다가 볼을 마주하기 위해 몸을 돌리기 시작할 때나 플레이어가 목표 선을 정하기 위해 볼 뒤에 서 있다가 앞으로 걸어 나간 후 몸을 돌리기 시작하여 스트로크를 할 자리에 설 때를 말한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볼이 퍼팅그린에 있는 경우에는 플레이어가 그러한 스탠스로부터 물러나고 캐디가 그 위치에서 비켜설 때까지 다시 스탠스를 취하기 시작하지 않은 경우에는 페널티가 없다. 

최고의 골퍼들이 플레이하는 PGA투어의 캐디들은 어떤 일을 할까?  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일을 모아보면 8가지다. 1. 골퍼의 클럽 가방을 들고, 2. 골퍼의 클럽을 정리하고, 3. 클럽과 볼을 닦아주고, 4. 벙커의 모래를 정리하고, 5. 핀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6. 플레이어가 파놓은 디봇을 수리하고, 7. 퍼팅그린의 홀에 있는 깃대를 잡아주거나 빼주고, 8. 골퍼에게 어떤 클럽을 사용해야하는지 조언한다. 

캐디는 골퍼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로서, 장비 관리자, 코치, 그리고 트레이너가 하나로 합쳐진 것과 같다. 그래서 그들 중 일부는 매우 많은 돈을 번다. 하지만 전문캐디들의 정확한 수입을 알 수 있는 자료는 많지 않다.

2017년 미국의 한 웹사이트에서 공개한 고수입캐디 1등은 피츠제럴드(J.P. Fitzgerald)로 1년에 165만 달러(약 18억5천만원)를 벌었다. 세계 최고의 골퍼 중 한 명인 매킬로이(Rory McIlroy·북아일랜드)를 위해 10년 동안 캐디를 했지만 그는 2017년 해고당했다. 2위는 2013년부터 현재 세계랭킹 1위 골퍼인 더스틴 존슨(Dustin Johnson·미국)의 캐디를 맡고 있는 오스틴 존슨(Austin Johnson)으로 160만 달러(약 17억 9천만원)를 벌었다. 그는 더스틴 존슨의 친 동생으로 형의 2020 마스터스 우승을 도왔다. 3위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의 캐디인 신도 다이스케로 68만 달러(약 7억 6천만원)를 벌었지만, 히데키가 2021 마스터스 우승을 할 때 그의 옆에 있던 캐디는 ‘쇼타 하야후지’였다. 

마스야마 히데키와 캐디. 사진=PGA(게티이미지)
마스터스 우승자 마스야마 히데키와 캐디. 사진=PGA(게티이미지)

마쓰야마 히데키는 마스터스 우승 후의 인터뷰에서 마지막 퍼트가 들어갔을 때 정말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고 자신의 가방을 맨 후 첫 번째 승리를 한 캐디 쇼타를 안아주었다고 했다. 마스터스 시합이 끝난 후 전 세계인의 주목을 끈 것은 히데키가 아니라 마지막 홀에 깃대를 꽂은 후 모자를 벗고 코스를 향해 정중히 고개를 숙여 인사한 쇼타 하야후지였다. 그는 라운드 후 항상 그렇게 하지 않고, 그렇게 할 계획도 없었지만, 마스터스에서의 마지막 그 순간에는 본능처럼 코스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 옳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코스에 대한 인사는 마스터스 우승 상금 207만 달러(약 23억원)보다 값진 것이었다.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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