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43.ESG경영과 ESG골프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43.ESG경영과 ESG골프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1.06.07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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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장플레이로 벌타를 받은 김주형. 사진=KPGA 민수용 포토
늑장플레이로 벌타를 받은 김주형. 사진=KPGA 민수용 포토

ESG란 환경보호(Environment)·사회공헌(Social)·윤리경영(Governance)의 약자로, ESG경영이란 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을 하며, 법과 윤리를 철저히 준수하는 경영 활동을 말한다. ESG경영은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평가하는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유럽연합이나 미국 등에서는 이미 기업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사태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골프장업계도 ESG경영을 실천하여 골프장 코스관리의 화학약품사용을 최소화하여 친환경화 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적 약자 및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탈법을 통한 탈세보다는 준법정신에 의한 윤리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천정부지(天井不知)로 솟구친 골프장 이용료를 대폭 낮추는 것이 최우선으로 실천해야할 코로나 이후시대를 대비하는 ESG경영이 될 것이다. 

물론 ESG는 골퍼 개개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규칙준수(Etiquette),  플레이 속도(Speed), 그리고 동반자 배려(Generosity)다. 에티켓은 특히 특정 계층의 사람들이나 특정 직업에서 지켜야 할 정중한 행동을 규정하고 있는 관습과 규칙을 말하는데, 골프코스에서의 에티켓은 규칙준수와 동반자 배려, 코스관리 등이 주요내용이다. 

2013년 PGA 챔피언십에서 늑장플레이로 벌타를 받은 마쓰야마 히데키. 사진=PGA(게티이미지)
2013년 PGA 챔피언십에서 늑장플레이로 벌타를 받은 마쓰야마 히데키. 사진=PGA(게티이미지)

플레이 속도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추세다. 2019 개정 규칙의 중요 변화 내용이 모두 플레이 속도의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미국PGA에서 몇 몇 대회에 거리측정기 사용을 시범적으로 시행해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메이저대회인 2021 PGA챔피언십에서는 2013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이후 8년 만에 늑장 플레이에 벌타가 부과됐다. 1라운드 10번 홀에서 시작한 존 캐틀린(미국)은 16번 홀(파5) 두 번째 샷에서 74초로 경고를 받고, 3번 홀(파4) 두 번째 샷 63초로 결국 1벌타를 받아 파를 했지만 보기로 적어내야 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서도 2021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최종라운드 도중 김주형(19)에게 슬로 플레이 벌타를 부과했다. 김주형은 2라운드 13번 홀 그린에서 퍼팅에 1분12초를 써 늑장 플레이로 배드타임 1회를 받았고, 최종라운드 14번 홀 퍼팅 그린에서 56초를 사용해 두 번째 배드타임으로 1벌타를 부과 받고, 그 홀에서 기록한 파는 보기가 됐다.

동반자에 대한 배려는 규칙 준수나 플레이 속도도 관계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타구사고방지를 위한 안전과 관련된 것이다. 최근에는 뒤에서 날아온 골프볼에 맞아 부상을 입은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해당 캐디에게 안전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벌금형을 선고했다.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조심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골프코스 다섯 개의 구역(티잉구역, 일반구역, 페널티구역, 벙커, 퍼팅그린)에 적용되는 24개조 99개항의 규칙 중 ESG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첫 장인 ‘규칙1’ 이다. 규칙 1은 플레이어가 지켜야 할 골프의 핵심 원칙에 관한 규칙이다.
•코스는 있는 그대로, 볼은 놓인 그대로 플레이하여야 한다.
•골프의 정신에 따라 규칙을 지키면서 플레이하여야 한다.
•규칙을 위반한 경우, 플레이어는 스스로 페널티를 적용해야 하며 다른 플레이어들보다 잠재적인 이익을 얻어서는 안 된다.

모든 플레이어가 지켜야 하는 행동(1.2a)에서는 규칙을 따르고 모든 페널티를 적용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직하게 플레이해야 하고, 신속한 속도로 플레이하고 타인의 안전을 살피며 다른 플레이어의 플레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페널티가 부과되는 규칙위반을 알면서도 고의로 그 페널티를 적용하지 않은 경우, 플레이어는 실격이 된다.(1.3b)

ESG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은 아름다운 착한 기업이고, ESG를 실천하는 골퍼는 언제나 동반자로 초대하고 싶은 골퍼다. 통풍 때문에 고기를 멀리해야 하면서도 암 투병 후 골프와 등산으로 건강을 회복한 친구를 위해 라운드 후 갈비 맛 집을 검색해서 찾아가는, 그리고 그런 친구의 마음을 알기에 좋아하는 맥주 대신 음료수를 마시는 형건, 지환 형처럼 말이다.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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