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51.올림픽 메달과 골프 대회 상금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51.올림픽 메달과 골프 대회 상금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1.08.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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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금은 약 1% 556g 약 94만원
-금메달 잰더 셔플리, 은메달 로리 사바타니, 동메달 C.T. 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잰더 셔플리. 사진=IGF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잰더 셔플리. 사진=IGF

2020 도쿄올림픽 골프 남자부에서는 미국대표 젠더 셔플리(Xander Schauffele, 27)가 18언더파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1타차 리드로 18번홀(파4)에 들어서서 파만해도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었는데 티샷이 코스 오른쪽 러프에 떨어지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두 번째 샷을 레이업하고 세 번째 샷으로 홀 가까이 볼을 붙여 파세이브를 하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의 유일한 스윙코치인 아버지의 꿈을 이루었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도 전해진다.

남자는 2021년 6월 21일, 여자는 6월 28일 세계 랭킹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 자격이 정해졌고 국가 당 2명이 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15위 이내에 4명 이상의 선수가 있는 국가에서는 최대 4명까지 출전할 수 있는데, 도쿄올림픽에 선수를 4명씩 내보낸 국가는 한국 여자대표팀과 미국남녀대표팀 뿐이다. 

그런데, 세계랭킹에 들면서도 올림픽에 불참한 선수들이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감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전을 포기한 세계랭킹 1위 존 람(스페인)과 6위 브라이슨 디샘보(미국)는 안타까운 경우지만 2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12위 루이 우스트히즌(남아프리카공화국)은 PGA 투어에 집중하기 위해 올림픽에 나가지 않았다. 

그 외에 세계랭킹 11위 티럴 해턴(잉글랜드)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21위 매슈 피츠패트릭(잉글랜드)과 27위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도 투어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올림픽 불참 의사를 밝혔다. 48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존 람과 함께 스페인 국가대표로 출전할 수 있었지만 미국과 유럽의 남자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 유럽 팀에 들어가기 위해 도쿄올림픽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호주의 골프 스타 애덤 스콧(세계랭킹 41위)은 어린 세 자녀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도쿄올림픽 출전을 거부했다. 

도쿄올림픽 금메달의 가치는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하겠지만 556그램 금메달의 실질적인 가격은 810달러(약 94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올림픽 기록에 의하면 1904년 세인트루이스와 1908년 런던 올림픽 때만 순수하게 금만으로 메달을 만들었고, 그 이후에는 6g만이 금도금이고 나머지는 순은으로 구성돼 있다. 즉, 메달의 약 1%만이 실제 이름의 재료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의 경우 메달리스트들은 올림픽위원회로부터 금메달은 3만7500 달러(약 4300만원), 은메달은 2만2500(약 2600만원), 동메달은 1만5000(약 1700만원)를 포상금으로 지급받는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지난 2016 리우 하계올림픽·패럴림픽 대회의 경우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개인전에 출전한 선수는 금메달 6300만 원, 은메달 3500만 원, 동메달 2500만 원, 감독은 금메달 8000만 원, 은메달 4500만 원, 동메달 3000만 원,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와 지도자에게도 포상금 300만 원을 지급했다. 단체의 경우 개인 포상금의 75%를 받는다.

또한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올림픽 메달에 따른 연금을 받는데 연금점수는 하계, 동계 올림픽 상관없이 각각 금메달 90점, 은메달 70점, 동메달 40점으로, 금메달 수상자는 메달 1개 기준으로 매달 100만원, 은메달 75만원, 동메달 52만 5000원의 연금을 받는다.

만일 연금점수 상한(110점)을 초과하게 되면 일시금으로 10점당 150만원을 받게 되며 만일 연금을 받지 않고 일시불로 받는 것을 선택한다면 금메달의 경우 6720만원을 받게 된다. 체육연금 및 포상금은 전액 비과세다. 또한 남자 선수의 경우 올림픽에서는 메달색깔 상관없이 예술체육요원의 자격이 주어져 군면제 혜택이 있다. 이는 아시안 게임 금메달과 함께 둘뿐인 예술체육요원 조건이다.

그렇다면 프로골퍼들이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면서 선택하는 투어의 상금규모는 얼마나 될까? 2018-2019 PGA 46개 대회 총상금이 약 4614억, 유러피언 투어 49개 약 2,725억, LPGA 31개 793억, KLPGA 29개 229억, KPGA 17개 148억 원 규모였다.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상위 30명만 출전할 수 있고 상금이 가장 많은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2021 PGA 투어 챔피언십’은 우승 상금이 1500만 달러(약173원)나 되고 꼴찌인 30위를 해도 39만5000 달러(약 4억6000만 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메이저 대회나 메인 스폰서에 따라 다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PGA투어 상금 표준분배방식은 1등이 총상금의 18%, 2위 10.8%, 3위 6.8%, 60위 0.22%, 70위 0.2% 등으로 본선진출자들에게 차등지급하고, 우리나라 남녀프로골프대회는 우승자는 20%, 2위 10%, 3위 6%, 50위 0.44%, 60위는 0.4%를 받는다. 세금은 국내 대회가 상금의 10%인 것에 비해 일본 약 20%, 미국은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30~35%다.

프로골퍼들의 올림픽 출전여부는 개인의 선택이기에 그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자본주의 시대 돈 잔치 스포츠중의 하나인 PGA투어의 본모습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개운치는 않다.

다양한 올림픽 출전포기 이유를 보며 대한민국에서라면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잠시 생각해보았다. 병역의무면제라는 특권을 제시하며 올림픽 메달획득을 독려하는 우리나라에서 개인적인 투어전념이나 가정사를 이유로 올림픽 출전을 거부한다면 TV 메인뉴스나 주요 일간지 헤드라인을 장식하지 않았을까?

그걸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머리가 길면 길어서, 짧으면 짧아서, 없으면 없다는 이유로 여론의 뭇매를 맞지 않았을까? 그럴 땐 가발을 썼다 벗었다 할까?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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