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19.라운드 중 볼은 언제나 닦을 수 있는가?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19.라운드 중 볼은 언제나 닦을 수 있는가?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0.12.2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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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리스패닉. 사진=인스타그램

네트(net)형, 베이스볼(야구)형, 골(goal)형의 3가지로 구분되는 구기 종목 중에서 가장 열심히 볼을 닦는 스포츠는 아마도 16파운드(7.2kg)정도의 가장 무거운 볼을 쓰는 볼링일 것이다. 또한, 야구에서는 프로야구 한 경기당 약 180개 정도의 새 볼을 쓰게 되는데 가죽 표면에 기름기가 있어 사람의 손바닥으로 문지르면 덜 미끄러워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골프에서는 자신의 볼을 항상 닦을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다음 샷을 위해 들어 올린 볼은 언제든지 닦을 수 있지만 샷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들어 올린 볼은 닦을 수 없다. 구체적으로 보면, 퍼팅그린에서 플레이어가 자신의 볼을 집어 올린 경우, 그 볼은 언제든지 닦을 수 있고, 그 이외의 곳에서도 규칙에 따라 구제를 받아서 집어 든 볼은 언제든지 닦을 수 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자신의 볼인지, 볼이 갈라지거나 금이 갔는지, 구제가 허용되는 상태에 놓인 볼인지 확인할 때와 플레이에 방해가 되어서 집어 든 경우에는 닦을 수 없다. 집어 올린 볼을 닦을 수 없는 상황에서 볼을 닦으면 1벌타가 부과된다. 진흙으로 뒤덮여서 내 볼인지 도저히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도 확인에 필요한 정도까지만 닦을 수 있다. 

골프에서 볼을 닦는 이유는 볼의 방향과 비거리 때문이다. 퍼팅그린에서는 부드럽게 굴러야하며, 다른 샷에서는 볼 표면에 있는 딤플(dimple)의 효과를 극대화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골프 볼에 최초로 딤플이 등장한 것은 1800년대 중반부터 대량 생산하기 시작한 구타페르카(Gutta Percha)로 고무로 만든 커버 표면에 수십 개의 작은 딤플을 미리 새겨놓은 볼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비거리와 볼 컨트롤을 선사했다. 

볼의 원재료와 코어나 커버의 조합에 따라 달라지는 2피스, 3피스, 4피스 등의 차이를 제외 한다면 딤플은 비거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공기 저항을 감소시켜 볼이 더 멀리 날아가게 하는데, 타이틀리스트사의 로봇 테스트 결과 반쪽에만 딤플이 있는 볼을 쳐보니 딤플이 있는 방향으로 급격히 꺾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딤플이 있는 볼이 290야드 날아갈 때 딤플이 전혀 없는 볼은 130야드만 날아갔다고 한다.

그 원리를 설명하려면 많은 공기역학 이론들이 필요하지만 두 가지로 정리하면, 클럽 페이스가 볼의 아랫부분을 치면 자연스럽게 시계 반대 방향의 회전이 걸리는데 이 때 볼 표면의 딤플이 볼을 뜨게 만드는 양력(lift force)은 크게 하고, 볼의 뒤 쪽에 생기는 소용돌이가 볼을 잡아당기는 항력(drag force)은 작게 해서 더 멀리 안정적으로 날아가게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골프 볼에는 평균 깊이가 약 0.01인치인 300~500 개의 딤플이 있는데 0.001인치의 깊이 변화도 볼의 탄도와 비행궤적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딤플의 깊이와 볼의 탄도는 반비례해서 더 얕은 딤플이 볼을 더 높게 뜨게 한다.

딤플은 전통적으로 둥근 모양이었지만 캘러웨이는 육각형을 사용한다. 골프 클럽과 골프 볼 사이의 임팩트(impact)는 1/2000초에 불과하지만 볼의 속도, 발사각 및 회전 속도를 결정한다. 이 짧은 임팩트 후에 볼의 궤적은 중력과 공기 역학에 의해 전적으로 제어된다. 결과적으로 이상적인 개수와 크기의 딤플 패턴 디자인을 통한 공기 역학적 최적화는 골프 볼 개발의 중요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주말골퍼들은 로스트볼을 사용하는데, 그 볼이 물에 빠져 있었거나 숲 속에서 방치되었거나 생산 된지 얼마나 되었는지조차 불투명하기 때문에 새 볼을 사용하는 것과는 비거리나 방향성, 스핀양에 편차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스릭슨 볼을 생산하는 던롭스포츠의 로켓공학을 전공한 김형철 박사는 “볼은 고온다습한 장소에 방치해 두면 기능이 떨어집니다. 차량 트렁크에는 오래 넣어두지 말아야 합니다. 나온 지 2년 이상 된 볼은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요.”라고 조언한다. 골프 볼의 소재는 고무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공기, 햇빛, 수분에 노출되며 경화(딱딱해짐)되어서 자연스럽게 반발력이 약해지므로 성능이 저하된다.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타이틀리스트 TS2 드라이버(9.5도, 그라파이트 디자인 투어 AD MT 6S)를 스윙 머신에 장착, 헤드 스피드 100마일로 볼을 쳐서 새 볼과 로스트볼의 성능 차이를 비교했더니 로스트 볼 스피드가 3마일 감소하며 비거리가 10.4야드 차이가 났다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스윙 로봇으로 이정도 차이라면 골퍼에게서는 더 크게 벌어질 수 있어서 최대 20야드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클럽 차이다. 꼭 이겨야 하는 날엔 새 볼 한 줄 정도는 챙겨서 나가자.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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