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55.세월이 빠를까? 골프볼이 빠를까?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55.세월이 빠를까? 골프볼이 빠를까?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1.08.3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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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토마스. 사진=JNA 정진직 포토
저스틴 토마스. 사진=JNA 정진직 포토

'세월이 쏜살같다'는 말은 시간이 쏜 화살만큼 빠르게 지나간다는 비유적 표현이다. 하지만 시간은 화살 보다 훨씬 더 빠르다. 시간은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의해 계산되는데, 하루 24시간은 자전축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도는 시간이고,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1년 365일이다. 지구의 둘레와 공전궤도로 계산해보면 자전속도는 약 1666km/h, 공전속도는 약 108,000km/h다.

그렇다면 화살의 속도는 얼마나 될까? 일반적으로 양궁의 화살속도는 230~240km/h로, 자전보다는 7배, 공전보다는 450배 느리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세월은 쏜살처럼 느리게 가는 것이 아니라 450배 빠르게 간다. 참고적으로 배드민턴 셔틀콕은 330km/h, 투수가 던진 야구공은 160km/h, 뉴욕 양키스 거포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타구 속도는 197km/h로 최고 속도 타이 기록이다. 

프로골퍼가 친 드라이버 샷의 골프볼 속도는 약 290km/h로 세월보다는 느리지만 쏜 화살보다는 빠르다. 그래서 골프볼이 화살보다 더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으니 타구사고를 조심해야한다. 골프규칙 4.2a(라운드 플레이에 허용되는 볼)에 의하면 스트로크를 할 때마다 플레이어는 반드시「장비 규칙」의 요건에 적합한 볼을 사용해야 하며, 플레이어는 그 코스에서 플레이하는 다른 플레이어를 포함한 어느 누구에게서든 적합한 볼을 얻을 수 있다. 플레이어는 긁어서 흠을 내거나 가열하거나 어떤 물질(세척용 물질은 제외)을 바른 볼처럼 그 성능을 고의로 변화시킨 볼에 스트로크를 하면 실격이다.

스트로크 후 볼이 조각난 경우, 페널티는 없으며 플레이어는 반드시 그 스트로크를 했던 곳에서 다른 볼을 플레이해야 한다.(4.2b) 규칙 4.2b를 위반하여 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하면 2벌타다. 플레이하는 동안 볼이 갈라지거나 금이 간 경우 확인하기 위하여 그 볼의 지점을 마크하고 집어 올릴 수 있지만 볼을 닦아서는 안 된다.(4.2c) 집어 올리기 전에 마크하지 않았거나 볼 닦기가 허용되지 않는데 닦은 경우, 플레이어는 1벌타를 받는다. 원래의 볼이 갈라지거나 금이 간 경우, 플레이어는 반드시 다른 볼이나 원래의 볼을 원래의 지점에 리플레이스하여야 한다. 규칙 4.2c를 위반하여 잘못 교체한 볼을 플레이하거나 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하면 2벌타다.

이전에는 ‘공인/ 비공인’이라고 했지만 2019 개정규칙 이후 ‘적합 / 부적합’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장비 규칙」(Equipment Rules) ‘4장. 적합한 볼(CONFORMANCE OF BALLS)’에서는 장비 규정의 목적과 의도에 따라 전통적이고 관습적인 형태로 만들어진 볼을 적합한 볼(conforming ball)로 인정하고 있으며, 인증을 받으려면 각 제조사에서 제품마다 24개의 샘플을 USGA 또는 R&A에 보내 규격화된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대체로 직경, 무게, 크기, 좌우대칭, 초속, 거리 등의 조건을 기준으로 평가하는데, 직경 0.9인치(22.9mm) 이하의 단일 동심 코어를 가질 수 있고, 무게는 1.620온스(45.93g)보다 커서는 안 되고, 볼의 직경은 1.680인치(42.67mm)보다 작아서는 안 된다. 최대 크기에 대한 제한은 없다. 볼은 좌우대칭으로 구 모양으로 제작되어야 하며, 볼의 초기 속도는 임팩트 이후 골프공의 속도가 초속 250피트(약 274km/h)를 넘지 않아야하고, 비거리는 Golf Labs Robot-2002 Model이라는 기계를 사용해서 120마일(193km)의 헤드 스피드로 320yard(296.2m) 이상의 거리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 

적합한 볼의 입증 책임은 그 볼이 적합한 볼이 아니라는 의혹을 제기한 사람에게 있으며, 이전의 적합한 골프 볼 목록에 있던 볼은 계속 적합한 볼로 추정하며, 제조사가 불량품으로 처리하여 상표명을 빼고 생산한 ‘X-아웃’과 중고 볼을 깨끗이 닦은 ‘재활용 볼’은 장비규칙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한, 그 볼을 사용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부적합 볼을 플레이했더라도 그 볼이 인플레이 볼이 되지 않거나 스트로크가 취소되어 플레이어의 스코어로 유효하지 않으면 실격이 되지 않는다. 

주말골퍼들은 하라는 대로 하지 않고 치라는 대로 치지도 않는다. 머리를 고정하라고 하면 움직이고, 일어나지 말라고 하면 일어나고, 힘을 빼라고 하면 힘을 준다. 모두 거꾸로 한다. ‘공’자를 거꾸로 하면 ‘운’자가 된다. 그래서 주말골퍼들은 ‘운’이 좋아야 ‘공’이 맞는다. 운이 없는 날은? 그 날은 공만 찾으러 다니는 것이다.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대한골프협회 홍보운영위원,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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