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속담 중에 ‘Practice makes perfect’(연습이 완벽을 만든다)는 무언가를 반복해서 연습하면 잘하게 된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골프 라운드에서 홀을 플레이하는 동안은 코스 안팎에 있는 어떤 볼에도 실제로 볼을 때리는 연습 스트로크를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볼을 치려는 의도 없이 한 연습 스윙, 연습장이나 다른 플레이어 쪽으로 볼을 보내주는 것, 홀의 결과가 결정된 홀에서 플레이어가 한 스트로크는 허용 된다.
플레이어는 홀과 홀 사이에서 연습 스트로크를 해서는 안 되지만, 방금 끝난 홀의 퍼팅그린과 모든 연습 그린 그리고 다음 홀의 티잉구역에서는 퍼팅·치핑 연습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벙커에서는 연습 스트로크를 해서는 안 되며, 연습 스트로크로 인하여 플레이를 부당하게 지연시켜서도 안 된다.
볼이 움직이지 않았어도 헛스윙은 당연히 스윙으로 간주하여 다음 샷은 2타째가 되지만, 볼을 칠 의도가 없는 연습스윙은 헛스윙과 다르다. 티잉구역 내에서는 벌타 없이 볼을 집어 다시 티 위에 올려놓고 샷을 할 수 있고, 퍼팅그린에서도 원래의 지점에 다시 놓고 퍼팅을 하면 된다. 하지만 그 이외의 구역에서는 연습스윙을 하다가 볼을 건드리면 1벌타를 받고 리플레이스해야 한다.
잭 존슨(미국)은 2019 마스터스 2라운드 13번 홀에서 연습스윙을 하다가 볼을 건드렸지만 무벌타 티 샷을 했다. 존슨은 티샷 하기 전 볼 바로 위로 클럽헤드가 지나가게 연습스윙하곤 하는데 그날은 연습 스윙을 할 때 클럽헤드가 볼을 살짝 건드리면서 티 위에 있는 볼이 떨어져 굴러가다가 티잉구역 안에서 멈췄다. 위원회에서는 ‘인플레이전이기 때문에 벌타 없이 다시 티업하면 된다’고 정리했다.
라운드를 하는 동안 코스 내에서의 연습스윙 즉 빈 스윙은 몸 풀기를 위한 행동이 아니라 프리 샷 루틴(Pre-Shot Routine)의 일부분이어야 한다. 루틴(Routine)의 사전적 의미는 ‘1.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통상적인 순서와 방법. 2.판에 박힌 일상’이고, 프리 샷 루틴은 ‘샷 이전에 규칙적으로 하는 행동패턴’이다. 루틴은 선수가 샷에 대한 확신을 갖게 하고 심리적인 안정을 이끌어내는데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프로선수들의 경기모습을 보면 샷을 할 때나 퍼팅을 할 때나 어떤 상황에서도 그 루틴의 순서가 일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좋은 샷을 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언제나 같은 루틴을 따르기 때문이다. 나의 루틴은 결코 변하지 않는 나만의 유일한 것이다. 그것은 내가 최상의 샷을 할 준비가 된 상태에서 매 순간 평정심을 유지 할 수 있도록 한다”라고 타이거 우즈(미국)는 말했다. 주말골퍼들도 자신만의 프리 샷 루틴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008년 작가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아웃라이어(Outlier)』에서 '1만 시간의 법칙(10,000-Hour Rule)'을 소개했는데, 무언가를 1만 시간 동안 꾸준히 연습하면 최고에 다다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선천적 재능이 있느냐 없느냐보다는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꾸준히 1만 시간 동안 무언가를 반복해서 행한다는 것이다. 하루에 3시간씩 연습하여 1년이면 약 1천 시간, 그걸 10년 동안하면 1만 시간이다. 근육기억(muscle memory)라는 말도 있다. 이것은 어떤 행동이 수 없이 반복되면 의식적인 노력 없이도 몸이 기억하여 수행한다는 것이다. 골프의 고수가 되려면 생각과 전략은 머리가 하고, 기억과 실행은 몸이 하게 해야 한다. 그 순서가 바뀌면 망하는 것이다. 마음이 몸을 앞서면 몸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