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29.동반자로 플레이하기 싫은 골퍼는?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29.동반자로 플레이하기 싫은 골퍼는?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1.03.0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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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카페 '클럽카메론' 조사
1.느림보 골퍼
2.부정직한 골퍼
3.레슨하는 골퍼
4.매너없는 골퍼
라운드를 하면서 모두가 즐거운 게임을 하려면 매너와 룰을 지키며 동반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충만해야 한다.
라운드를 하면서 모두가 즐거운 게임을 하려면 매너와 룰을 지키며 동반자를 배려하는 마음이 충만해야 한다.

2019 개정 골프규칙 1.2b(행동 수칙)에서는 ‘위원회는 플레이어의 행동에 관한 기준을 행동 수칙으로 설정하여 그것을 로컬룰로 채택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위원회는 플레이어가 그 기준을 위반할 경우 1벌타 또는 2벌타와 같은 페널티를 부과한다는 내용을 행동 수칙에 포함시킬 수 있고, 플레이어가 매우 부당한 행동을 한 경우 그 플레이어를 실격시킬 수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매우 부당한 행동(serious misconduct)'이란 정직하지 못한 행동, 다른 플레이어의 권리를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행동, 타인을 위험에 빠트리는 행동 등이다.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의로 퍼팅그린을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동, 티마커나 경계말뚝을 옮기는 행동, 갤러리나 다른 플레이어에게 클럽을 던지는 행동, 다른 플레이어의 스트로크를 고의로 방해하는 행동, 고의로 규칙에 따라 플레이하지 않는 행동, 욕설이나 공격적인 언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행동 등이다.

회원 8만8천명의 골프카페 ‘클럽 카메론’에서 ‘같이 공치기 싫은 동반자는?’이라는 질문에 대한 의견을 모아 순위를 매겨봤다. 의견을 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1위는 슬로우 플레이어다. 샷하기까지의 루틴이 지나치게 길어 동반자들의 리듬을 끊어 버리고 앞 뒤 팀까지도 영향을 주는 골퍼가 가장 미움을 받는 골퍼였다. 
2위는 부정직한 골퍼다. 죽은 공을 살리는 ‘알까기’, 타수 속이기, 멀리건 남발 등을 포함하여 골프 규칙을 무시하는 플레이어는 절대로 환영받을 수 없다.
3위는 필드 레슨하는 골퍼다. 100타가 102타 레슨하는 것이 골프라지만 동반자가 원하지 않는 지적질은 오히려 동반자의 멘탈을 무너뜨리는 간섭, 속칭 ‘구찌’일 뿐이다. 
4위는 매너 없는 골퍼다. 동반자 배려 없이 자기 플레이만 하면서 18홀 내내 불평불만으로 남 탓만 하고, 큰 목소리로 다른 사람 플레이 방해하고, 캐디에게 함부로 대하는 아직 인격수양이 부족한 골퍼다.

불행하게도 한 사람이 1~4위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하는 골퍼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골퍼는 동반자들에게 매우 길고 힘든 라운드를 보장해준다. 그런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기가 없는 골퍼의 유형에는 공통점이 있나보다. 미국의 golfmonthly.com에서 소개하는 ‘7가지 유형의 짜증나는 파트너’는 다음과 같다. 

페널티구역으로 볼이 날아가고 있는데도 드라이버샷 소리만 듣고 굿샷을 외치는, 샷을 하기도 전에 미리 칭찬하는 유형(The Early Praiser), 샷이 잘 안 되면 화를 내기 시작하는 유형(Mr. Angry), 동반자가 티샷 직전이든, 중요한 퍼트의 순간이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유형(Mr. Oblivious), 최악의 파트너로 빨리 제거하는 것이 좋은 부정직한 사기꾼 유형(The Cheater), 라운드 동안 다른 사람 코치하기에 바쁜 유형(The Amateur Coach), 너무 엄격하게 규칙을 적용하려 지나치게 따지는 유형(The Rules Guy), 마지막으로 달팽이처럼 느린 골퍼(The Snail)다. 

미울수록 매 대신 떡을 준다는 말로, 미운 사람일수록 잘 해 주고 생각하는 체라도 하여 감정을 쌓지 않아야 한다는 뜻의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라는 우리 속담이 있지만, 골프 라운드 동안 위의 행동을 한 골퍼는 그냥 미운 놈이고, 떡은 그 놈 빼고 우리끼리만 먹는다.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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