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27.거리측정기(Rangefinders)가 플레이 속도에 미치는 영향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27.거리측정기(Rangefinders)가 플레이 속도에 미치는 영향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1.02.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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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 올해 PGA챔피언십,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KitchenAid 시니어 PGA챔피언십 3개의 메이저 대회에서 거리측정장치 사용 허용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 15번홀. 사진=PGA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 15번홀. 사진=PGA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는 2021년 2월 9일 올해 PGA챔피언십,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KitchenAid 시니어 PGA챔피언십 3개의 메이저 대회에서 거리측정장치 사용이 허용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정책은 5월 17일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키아와 아일랜드의 오션 코스에서 열리는 2021 PGA 챔피언십에서 처음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미국프로골프협회 회장 짐 리처슨(Jim Richerson)은 “우리는 항상 경기 흐름(flow of play)을 개선하는 방법에 관심이 있었고, 거리측정장치의 사용은 이미 일반적이고 골프 규칙의 일부이며, 선수와 캐디가 연습 라운드에서 코스거리정보 수집을 위해 오랫동안 사용해왔다"고 말했다.

2019개정 규칙 4.3a (1)에서 고도 변화를 측정하거나 플레이어의 볼의 위치에 맞는 플레이 선이나 클럽을 추천해주는 기기를 사용하여 거리나 방향에 관한 정보를 분석하지만 않으면 거리측정기나 나침반을 사용하여 거리나 방향에 관한 정보를 알아보는 것을 허용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모든 프로골프시합에서는 로컬룰 모델 G-5에 의하여 라운드동안 전자식 거리측정기의 사용을 금지해왔다.

PGA가 거리측정기의 사용이 경기의 흐름을 좋게 할 거라는 주장에 대하여 남아프리카 공화국 프로골퍼 에릭 반 루옌(Erik van Rooyen)은 트위터에서 거리측정기가 플레이 속도를 높여줄 것이라는 주장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고, 트레버 이멜만(Trevor Immelman)도 자신이 캐디라면 그린북¹과 거리측정기가 허용된다는 사실을 싫어할 것이라고 했다. 메이저 2승 포함 LPGA 투어 8승의 브리타니 린시컴(Brittany Lincicome, 미국)은 “그것이 플레이속도를 빠르게 해주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다. 캐디들은 측정기와 발걸음 둘 다 사용해서 추가시간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했고, 세계남자프로골퍼 랭킹 7위인 콜린 모리카와(Collin Morikawa, 미국)도 “그런 움직임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다. 그것이 플레이 속도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인지는 우리가 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안병훈(30·CJ대한통운)은 "우리는 핀 앞뒤에 얼마나 많은 공간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 거리측정기 때문에 우리가 빨리 플레이 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거리측정기 '텍텍텍'
거리측정기 '텍텍텍'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자부심과 그들만의 노하우(know-how)를 가진 프로캐디들은 레인지파인더의 사용을 반기지는 않을 것이다. 연습라운드와 사전 조사를 통해 정성들여 만든 야디지북²에 더 익숙한 그들로서는 레인지파인더를 사용하여 정확한 수치를 얻는다고 해도 다시 한 번 야디지 북으로 더블체크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투어에서 리 웨스트우드, 저스틴 로즈, 루크 도널드 같은 선수들과 함께 30승 이상을 기록한 전문캐디 믹 도란(Mick Doran)은 야디지북과 거리측정기 둘 다 가지고 있으면 시간이 더 많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흐린 날은 레이저로 깃대를 찍기가 어렵고, 깃대를 세 번 측정하면 세 번 다 다른 수치가 나올 수도 있어서, 야디지북이 훨씬 더 빠를 것이라고 했다. 코스 매니지먼트는 단지 거리만 측정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벙커나 경사지 등을 살펴 볼을 어디까지 캐리(carry)하고 어느 곳에 떨어뜨릴 것인지, 9번 아이언을 들었을 때와 5번 아이언을 들었을 때의 깃대 공략법이 다르다는 것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캐디 맥도나(McDonagh)도 거리측정기가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프로시합에서는 100% 플레이속도를 늦추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마추어는 깃대에 집착하지만, 프로는 위험요소가 어디 있는지, 다음 샷을 어디에서 할 것인지를 더 걱정하고, 플레이어는 벙커를 넘어가는 거리, 핀까지의 거리 그리고 그린 뒤 에지(edge)까지의 거리 등 세 가지 수치를 원하지만 레인지파인더는 그 중에 하나만을 알려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계 골프 규칙을 정하는 USGA와 R&A가 비거리 제한을 위해 골프 클럽 길이를 46인치로 제한하는 규정 변경을 예고했고, 골프공 테스트 방법 개선과 클럽 페이스의 반동 효과 상한 변경 등의 규정 개정도 제안한 뒤숭숭한 시점에서 거리측정기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뉴스가 겹쳐 새 봄을 맞는 골프계는 언 땅 속 새싹의 움직임보다 더 요동치고 있다. 미국 부쉬넬이 잘 안 팔리나?

1)그린북(Green Book)은 3D레이저 및 GPS 측량 데이터를 사용하여 그린의 등고선과 경사도 등이 그려진 지도다. 그린북에 실리는 이미지의 축적은 1:480을 넘으면 안 되고, 크기도 가로 4.25인치(10.795㎝), 세로 7인치(17.78㎝)보다 크면 안 된다. 읽을 때 확대 렌즈는 사용할 수 없다. 

2)야디지북(Yardage book)은 골퍼들이 라운드를 할 때 코스공략을 위해 사용하는 핸드북으로, 골프 코스의 모든 홀에 대한 거리, 페널티구역 및 퍼팅그린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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