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17.한 홀에서 볼에 세 번 이상 손대면 벌타?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17.한 홀에서 볼에 세 번 이상 손대면 벌타?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0.12.1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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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호블란. 사진=PGA(게티이미지)
빅토르 호블란. 사진=PGA(게티이미지)

라운드가 시작되면 볼은 ‘내꺼인 듯 내꺼 아닌 내꺼 같은 너, 니꺼인 듯 니꺼 아닌 니꺼 같은 나’라는 소유가 부른 ‘썸’이란 노랫말처럼 자기 볼이라고 함부로 만져서는 안 된다. 이미 그 볼은 경기의 일부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라운드가 끝나기 전까지는 정해진 규칙에 의해서만 들어 올리거나 옮길 수 있다. 

퍼팅그린에서는 언제든지 마크하고 볼을 집어 들 수 있지만, 그린이 아닌 구역에서 플레이어가 동반자에게 통보 없이 마크하고 볼을 집어 올릴 수 있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자신의 볼인지 확인할 때
2. 볼이 갈라지거나 금이 갔는지 확인할 때
3.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 비정상적인 코스상태, 박힌 볼로 인해 구제가 가능한 상태인지 확인할 때

2019년 이전에는 동반자에게 통보를 하고 집어 올려야 했지만 이제는 그런 과정이 없어도 규칙 위반이 아니다. 단, 볼을 집어들 이유가 없는데도 집어 들거나, 마크를 하지 않거나, 닦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데 그 볼을 닦은 경우에는 1벌타를 받는다.

자신의 볼인지 확인할 때는 마크하고 볼을 집어 든 후에 그 볼이 자신의 볼이든 아니든 원래의 지점에 반드시 다시 놓아야 한다. 볼이 갈라지거나 금이 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집어 올릴 수 있지만 볼을 집어 올리기 전에는 반드시 그 볼의 지점을 마크하여야 하며 집어 올린 볼을 닦아서는 안 된다.

홀을 플레이하는 동안 스트로크 후 플레이어의 볼이 조각난 경우, 페널티는 없으며 그 스트로크는 타수에 포함 되지 않고, 반드시 그 스트로크를 했던 곳에서 다른 볼로 다시 샷을 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일반페널티(2벌타)를 받는다.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 비정상적인 코스상태, 박힌 볼로 인해 구제가 가능한 상태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마크하고 볼을 집어 들 수 있다.

주말골퍼들이 라운드 시작 전에 볼에 표시를 하는 것은 보통 두 가지다. 첫째는 자신의 볼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식별표시다. 한글로 이름 또는 영문 이니셜을 쓰거나 하트나 이모티콘 같은 그림을 그려 넣거나 여러 가지 문양의 스탬프를 찍기도 한다. 술지게미와 쌀겨로 끼니를 이어가며 고생을 같이 해온 아내란 뜻의 ‘조강지처’를 자기 볼에 쓰는 친구가 있어 그 이유를 물어보니 자기 아내는 절대로 집을 나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하나의 표시는 퍼팅에 도움을 주는 라인을 그리는 것이다. 예전에는 한 줄이나 T자의 십자 선을 긋는 것이 보통이었으나 요즘은 C사의 세 줄짜리 퍼터에 맞는 트리플 트랙을 볼에 그리는 것이 유행이다. 하지만 볼의 라인과 퍼팅라인을 정렬하는 것이 또 다른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고 라인을 그리지 않고 그냥 퍼팅을 하는 골퍼들도 많다. 

한 홀을 플레이 할 때 가장 이상적인 것은 단 세 번만 볼에 손을 대는 것이다. 한 번은 티샷을 위해 티에 볼을 올려놓을 때이고, 다른 한 번은 퍼팅그린에 올라 온 볼을 마크한 후에 집어 드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한 번은 홀 속에 들어간 볼을 꺼낼 때이다. 이 세 가지 경우가 아니라면 두 손은 볼을 멀리하고 클럽의 그립만 가까이 해야 한다. 자꾸 만져서 커지는 것은 스킨십이 필요한 사랑이지 골프 볼이 아니다.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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