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20.겨울골프를 제대로 즐기는 법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20.겨울골프를 제대로 즐기는 법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0.12.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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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주의 겨울골프패션
유현주의 겨울골프패션. 사진=마스터바니에디션

코로나19 재 확산의 위험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골프장도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에 영향을 받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실내골프연습장과 스크린골프장으로 매출이 이전 대비 50% 이상 급감했고, 약 2000만~3000만 원 정도의 가맹점 평균 임차료는 점주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스크린골프 시설은 일반적으로 예약제로 운영되며 룸 당 30㎡이상의 크기에 평균 2.5명이 이용하고 있어 정부 방역 기준인 4㎡당 1인 이내 기준을 충족시키기 때문에 시설의 특성과 운영상황을 고려한 핀셋방역 조치 적용을 촉구하고 있다.

이혁희 한국골프연습장협회 사무국장은 “대부분 실내 골프연습장은 겨울 성수기 매출이 1년 전체 매출의 60~80%를 차지하는 만큼 영업중단이 1~2월까지 이어지면 버틸 수 있는 업소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국내 골프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중 골프장뿐 아니라 69개 회원제 골프장도 이번 겨울에 문을 닫지 않고 영업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필드상황이 다른 계절과 다른 겨울철에는 어떻게 골프를 해야 할까? 

1. 타이거 파(Tiger Par)로 핸디캡에 보너스를 줘라.

최근 PNC 챔피언십에 1960년 흑인 최초로 PGA 투어 멤버가 된 찰리 시포드의 이름을 딴 11세 아들 찰리 액셀(Charlie Axel)과 함께 출전해 화제가 된 타이거 우즈는 CBS의 ‘타이거 이야기(Tiger Tales)’라는 방송에서 “내 경력 내내 코치가 있었지만, 아버지는 내가 퍼팅에 대해 가진 최고의 선생님이셨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라고 했다. 타이거 우즈의 아버지 얼 우즈(Earl Woods)는 파5를 파4 혹은 파3로 어떤 홀의 정해진 기본 타수(par)와 상관없이 아들을 훈련시켰는데 ‘타이거 파’라는 말이 거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아들에게 자신감과 도전의식을 불어 넣고 코스공략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한다. 

한국의 겨울날씨는 낮 최고 기온이 10도 이하인 경우가 많아 페어웨이뿐만 아니라 그린이 얼어 있는 경우가 많아 자신의 핸디캡 보다 좋은 스코어를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골퍼들이 겨울철 라운드의 파가 봄, 여름, 가을과 같은 파라는 생각을 버리고 겨울철 코스의 조건을 보완하기 위해 파에 스트로크를 추가해야 한다. 

고진영. 사진=LPGA(게티이미지)
고진영. 사진=LPGA(게티이미지)

2. 따뜻함에 집중하라.

제일 먼저 체온 유지를 위해 두꺼운 옷 보다는 얇지만 보온력이 뛰어난 기능성 속옷을 입고, 손과 발을 위한 장갑과 양말도 챙겨야 한다. 샷을 하지 않을 때 낄 수 있는 겨울장갑과 9홀 끝나고 갈아 신을 수 있는 여분의 양말이 있으면 도움이 된다. 귀가 시릴 정도의 날씨라면 넥워머와 털모자도 필요하다. 코어와 말초 체온을 낮추기 때문에 술은 절대로 마시면 안 된다. 그 대신 커피, 녹차, 코코넛 밀크나 단백질 쉐이크 등의 신경계를 자극하는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여 신진 대사를 늘리거나 체온을 높이고 라운드 내내 에너지 수준을 유지하게 해야 한다. 

또한, 라운드 전에 워밍업(warming-up)으로 우리 몸의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해줌으로써 산소공급과 혈액공급을 원활하게 해주고, 근육의 협응 능력과 반응시간을 증가시켜서 부상의 위험성을 줄여주고 심장에 무리가 가는 것을 사전에 방지해 줄 수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심장혈관외과 의사 아마노 아츠 교수는 “라운드중 가장 돌연사 위험이 높을 때는 1번 홀 드라이버 티샷과 1.5미터 내외 퍼팅”이라고 말한다. 골프장에서 발생한 돌연사 보고를 보면 약 75%가 그린에서 퍼팅할 때이고, 약 15%는 드라이버 티샷을 할 때라고 한다. 퍼터는 반드시 넣어야 된다는 긴장감과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평소와는 호흡이 바뀌어 혈압도 단번에 올라간다. 또한, 워밍업도 없이 갑자기 드라이버 풀 스윙을 하면 심박수가 급격히 상승하고 심장 혈관을 수축시켜 발작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겨울에는 낮은 기온에 의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볼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비거리에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10도 떨어지면 볼의 거리가 2~2.5야드 더 짧아진다. 가장 쉬운 방법은 퍼팅그린에서 홀 아웃 한 후 다음 홀 티샷 전까지 볼을 주머니에 보관하는 것이다. 프로들 간의 정식 시합이 아니라면 핫팩이 들어 있는 주머니에 볼을 같이 넣어두면 최상이다. 공식규칙에서는 핫팩으로 볼을 데우면 첫 번째는 2벌타, 두 번째는 실격이다. 

3. 겨울골프에 맞는 샷을 하라. 

많은 클럽 피팅 전문가들은 조정 가능하다면 드라이버 로프트를 위로 올리거나 무게 추를 뒤로 밀어서 발사 속도를 높이고, 조절할 수 없는 경우에는 티를 조금 더 높게 꼽거나 상향타격스윙으로 비거리를 늘리라고 조언한다. 또한 퍼팅그린 근처에서의 어프로치는 무조건 볼을 굴려야 한다고 한다. 잔디가 죽어있거나 지면이 얼어 있어 클럽이 지면에 파고 들어가는 피치샷(pitch shot)처럼 띄우는 샷을 구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골프카페 클카의 고수 ‘마이다쑤’님도 겨울철골프요령에서 강조하는 것이 샌드웨지대신 52도, 피칭웨지 또는 9번 아이언을 사용한 굴리는 어프로치다. 겨울철 그린 주변은 모든 샷이 트러블 샷이다. 

겨울철 필드에 가장 적합한 볼은 노란색 볼이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노란색 볼을 생산하지 않았던 타이틀리스트(Titleist), 스릭슨(Srixon), 브리지스톤(Bridgestone)에서도 프리미엄 모델 중 일부를 노란색으로 제공하고 있다. 일부 남성골퍼는 노란색뿐만 아니라 색깔 볼은 여성들이나 쓰는 볼이라며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스릭슨 골프 매니저 딘 크랙넬(Dean Cracknell)에 의하면 플레이어가 볼을 얼마나 쉽게 볼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광범위한 가시성 테스트를 했는데, 225야드에서 노란색 골프볼은 흰색보다 두 배 더 쉽게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겨울골프를 위한 로컬룰을 활용해 무벌타 구제를 받게 해야 한다. 마크한 후 볼을 닦아서 내려놓는 프리퍼드라이(preferred lie), 박힌 볼을 구제하는 임베디드볼(embedded ball), 눈에 묻힌 볼을 구제하는 일시적으로 고인 물(temporary water)등의 로컬룰을 이용하거나 주말골퍼들은 모든 샷을 하기 전에 볼을 닦아서 놓을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있다. 

겨울은 봄을 기다리는 기간이다. 이 겨울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내년 봄 자신의 핸디캡이 달라 질 수 있다. 추운 날에도 스크린 또는 실내 연습장을 이용한 꾸준한 연습만이 백돌이 탈출을 약속한다. 녹슨 기찻길에 어찌 철마가 달리겠는가?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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