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23.골프코스의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이란?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23.골프코스의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이란?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1.01.1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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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오브 바운즈가 설치된 PGA투어 소니오픈. 사진=PGA(게티이미지)
아웃 오브 바운즈가 설치된 PGA투어 소니오픈. 사진=PGA(게티이미지)

찰리 채플린의 명언으로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있다. 골프코스를 거니는 골퍼들의 모습을 멀리서 보면 너무나 행복해 보이지만 좀 더 다가가 그 내막을 보면 O.B, 생크나 쓰리 퍼트, 더블 파 등 비극도 그런 비극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장해(障害)와 장애(障礙)를 헷갈려하지만 골프코스에서 만나는 것들은 장해물이다. 물론 벙커에만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하고 헤맨다면 ‘벙커장애인’이란 소리는 들을 수 있다.  

골프코스에서 장해물(Obstruction)이란 사람이 만들어 놓은 모든 인공물을 말한다. 인공적으로 포장된 도로와 길 및 그 도로나 길의 인공적인 경계부분, 건물이나 우천 시의 대피시설,  스프링클러 헤드, 배수구, 관개시설, 컨트롤박스, 말뚝, 벽, 철조망, 울타리, 골프 카트, 잔디 깎는 기계, 자동차 및 그 밖의 차량, 쓰레기통, 표지판, 벤치, 플레이어의 장비, 깃대, 고무래 등이다.

그러나 울타리나 말뚝이 코스의 경계물로 사용된 경우 이러한 물체는 장해물이 아니다. O.B를 나타내는 하얀색 말뚝이나 티잉구역을 표시하는 티마커는 고정물로서 이동하거나 제거할 수 없다. 위반하면 2벌타다. 

장해물 중에서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Immovable Obstruction)은 불합리한 노력 없이는 움직일 수 없거나 그 장해물이나 코스를 훼손시키지 않고는 움직일 수 없으며 「용어의 정의」상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에 해당되지 않는 장해물을 말한다. 어떤 장해물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라도 위원회는 그것을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로 규정할 수 있고, 돌담에 붙어있지는 않지만 그 돌담의 일부인 돌처럼 움직일 수는 있지만 움직여서는 안 되는 것인 경우에는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로 간주되지 않는다.

볼이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을 포함한 비정상적인 코스상태(Abnormal Course Conditions; 동물이 만든 구멍·수리지·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일시적으로 고인 물)에 닿아있거나 그 상태의 안이나 위에 있는 경우, 또는 그 상태가 플레이어의 의도된 스탠스나 스윙 구역에 방해가 되는 경우에는 플레이어는 그 상태로 인한 방해로부터 페널티 없는 구제를 받을 수 있다. 물론 구제를 받지 않고 그대로 플레이해도 된다.

호우로 물이 가득 고인 카트도로와 카드. 사진=KLPGA 박준석 포토

이러한 상황에서는 그 장해물로부터 벗어나 방해받지 않고 샷을 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완전한 구제지점(Nearest Point of Complete Relief)을 정하고, 그 기준점으로부터 홀에 더 가깝지 않은 한 클럽 길이 이내에 구제구역을 설정한 뒤 무릎 높이에서 원구 또는 다른 볼로 드롭하여 그 볼이 구제구역 안에 정지하면 플레이하면 된다.

구제를 받는 경우 플레이어는 반드시 비정상적인 코스상태로 인한 방해로부터 완전한 구제를 받아야한다. 위반하면 2벌타다. 플레이어가 구제를 받고 난 후 또 다른 상태로 인한 방해가 있고 그 상태로부터 구제가 허용되는 경우, 플레이어는 그 새로운 상태로부터 방해를 받지 않는 새로운 가장 가까운 완전한 구제지점을 결정해 다시 구제를 받을 수 있다.

오래전 읽었던 ‘내가 흐르지 않으면 시간도 흐르지 않는다’라는 작가의 생각을 제목으로 하여 자기 자신이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던 이외수님의 <아불류 시불류(我不流 時不流)> 중에 기억나는 구절이 하나 있다.

“고수는 머릿속이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 있고, 하수는 머릿속이 만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코스에서 장해물을 만나면 고수는 한 타를 버려 그 순간을 벗어나지만 하수는 한 타를 아끼려다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 고수는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한 가지 생각만 하지만 하수의 머릿속은 그 순간이 아닌 파나 버디로 그 홀을 끝내겠다는 욕심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실수를 거듭하는 것이다. 그대는 하수인가 고수인가?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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