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28.티키타카(tiki-taka)와 골프 동반자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28.티키타카(tiki-taka)와 골프 동반자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1.02.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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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자는 서로에게 즐거움을 주는 골퍼가 돼야 한다.
동반자는 서로에게 즐거움을 주는 골퍼가 돼야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특정 게시 글에 서로 재치 있고 유머 있는 댓글을 주고받거나, 휴대전화 상의 ‘가까워 톡’이나 밴드에서 실시간 문자로 소통하거나, 쿵짝이 잘 맞는 사람들 사이에 빠르게 대화를 주고받는 것을 ‘티키타카’라고 한다. 

원래 티키타카(tiqui-taca)는 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뜻하는 말로서, 짧은 패스를 빠르게 주고받는 축구 경기 전술을 말한다. 티키타카 전술은 네덜란드 출신 리누스 미헬스(Rinus Michels) 감독이 창안하고 본인이 지휘봉을 잡았던 아약스, 바르셀로나,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서 구현했던 '토탈 사커'라는 축구 스타일에서 비롯되었는데, 그 전술이 본격화된 것은 미헬스의 애제자인 요한 크루이프가 스페인 라리가의 FC 바르셀로나 감독이 된 90년대부터였다. 리오넬 메시가 소속돼 있는 FC 바르셀로나는 상대팀에 비해 일방적으로 높은 볼점유율을 바탕으로 드리블을 최소화한 채 골키퍼 이외의 10명의 선수들이 각자 위치를 잡고 끊임없이 많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골프에서의 ‘티키타카’란 동반자와의 화학 반응(chemistry)으로 사람들 사이의 조화나 주고받는 호흡을 의미하는 ‘케미’를 말하는 것이다. 동반자(同伴者)는 ‘어떤 행동을 할 때 짝이 되어 함께하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경쟁과 승부가 존재하는 스포츠 중에 같은 조의 경쟁자를 동반자라고 부르는 종목은 골프 밖에 없을 것이다. 

R&A와 USGA 골프룰의 ‘용어의 정의’에 골프를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파트너(Partner)다. 파트너란 매치플레이나 스트로크플레이에서 다른 플레이어와 한 편을 이루어 함께 경쟁하는 플레이어를 말한다. 같은 편이다. 두 번째는, 상대방 (Opponent)이다. 상대방이란 매치에서 플레이어와 경쟁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이 용어는 매치플레이에만 적용된다. 반대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골퍼들은 파트너도 상대방도 동반자라고 한다. 함께 골프코스에서 퍼팅 그린 위에 있는 홀을 향해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목적을 향해 나아가기 때문에 동반자라고 한다. 그렇다면 좋은 동반자는 어떤 골퍼일까? 

첫째, 최소한 라운드 시작 30분 전에 도착하는 골퍼다. 보통 어떤 팀의 티오프 시간을 배정받은 캐디는 1시간 전부터 대기하며 골퍼들의 백이 도착하는 대로 카트에 옮겨 싣는다. 코스로의 이동 시간을 고려하여 늦어도 티오프 15분전에는 4명의 백과 고객의 카트탑승이 완료되어야 하는 것이다. 체크인과 옷 갈아입는 시간, 그리고 동반자간의 반가운 인사를 위해서라도 30분 전에는 도착하자.

둘째, 신속한 플레이를 하는 골퍼다. 티샷 전에 드라이버, 볼과 티를 준비하여 자기차례가 되면 루틴에 따라 티샷을 해야 한다. 페어웨이에서는 캐디에게 대강의 거리를 물어본 후 그에 맞는 클럽을 두 개 정도 들고 볼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샷을 하고, 퍼팅그린에서는 카트에서 내려 퍼터를 들고 그린에 올라가 볼 마크 후 미리 퍼팅라인을 살 핀 후 자신의 순서가 오면 퍼팅해야 한다. 동반자가 플레이하는 시간을 자신의 샷을 위한 준비시간으로 이용하는 골퍼가 되자. 

셋째, 입을 닫을 때와 열 때를 아는 골퍼다. 골프가 도전과 안전의 계속되는 선택이지만, 침묵과 레슨은 선택이 아니다. 동반자가 어드레스를 시작했다면 집중할 수 있도록 침묵은 필수고, 동반자의 샷이 요단강을 건넜어도 본인이 요구하지 않는 레슨은 인격살인이다. 지나친 레슨은 동반자를 무시하는 행동이고 플레이 시간을 지체시켜 다른 팀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하지만, 멋진 샷에는 ‘굿샷’을, 그린에서는 ‘컨시드’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넷째, 가까이하지도 멀리하지도 않는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하는 골퍼다. 골퍼의 시야는 볼이 날아갈 수 있는 방향이다. 골퍼의 등 뒤쪽으로만 볼이 가지 않는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 샷하는 골퍼보다 앞서 있거나 너무 가까이 서있으면 안 된다. 퍼팅그린에서는 그림자까지도 시야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지만, 동반자의 볼이 위험지역으로 갔다면 멀리 혼자 두지 않고 함께 찾아 주는 골퍼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18번 홀 그린을 오늘 라운드의 끝이 아니라 다음 라운드를 위한 준비로 생각하는 골퍼다. 캐디나 동반자에게 화를 내며 찌푸린 얼굴을 누가 다시 보고 싶어 하겠는가? 그 날 망했어도 그 스코어와 불운은 18홀 컵속에 묻어버리고, 웃는 얼굴로 캐디와 동반자에게 수고했다고 인사하는 젠틀맨 골퍼가 되자. 

골프규칙 1.2a 플레이어의 행동기준 두 번째에서는 ‘타인을 배려하여 신속한 속도로 플레이하고, 타인의 안전을 살피며, 다른 플레이어의 플레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것만 지키면 좋은 동반자가 아닐까? 물론 부인을 배려하여 신속한 속도로 세탁과 설거지를 하고, 부인의 기분을 살피고, 부인의 수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면 좋은 남편, 훌륭한 인생의 동반자가 될 수도 있다.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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