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38. 볼이 모래통 옆이나 카트도로에 있으면?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38. 볼이 모래통 옆이나 카트도로에 있으면?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1.05.03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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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의 벙커샷. 사진=JTBC골프
고진영의 벙커샷. 사진=JTBC골프

김효주(26·롯데)가  5년3개월만에 우승을 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021 HSBC 위민스 월드챔피언십 1라운드 7번 홀(파3, 180야드)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고진영(26·솔레어)의 티샷이 그린 앞 벙커에 빠졌는데 볼 옆에 작은 새싹이 하나 있는 것이 화면에 잡혔다. 고진영은 캐디와 의논 후 경기위원을 불러서 스윙하다가 새싹을 건드려도 되는지를 물었다. 모래밖에 없는 벙커 안에서 새싹이 자란 것도 특이한 일이지만 그 새싹을 의식한 세계 랭킹 1위인 고진영이 평범한 라이의 벙커 샷을 실패하고 두 번 만에 벙커를 탈출해 보기를 한 것도 매우 드문 일 이었다. 

규칙 12.2a에서는 ‘벙커에 있는 볼을 플레이하기 전에, 플레이어는 규칙 15.1에 따라 루스임페디먼트를 제거할 수 있고 규칙 15.2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을 제거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러한 것들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벙커의 모래를 합리적으로 건드리거나 움직이는 것은 허용된다. 

하지만 벙커 안에서 자라고 있던 새싹은 루스임페디먼트가 아니다. 루스임페디먼트(Loose Impediment)는 돌멩이, 붙어있지 않은 풀, 나뭇가지, 나무토막, 동물의 사체와 배설물, 벌레와 곤충, 벌레나 곤충처럼 쉽게 제거할 수 있는 동물, 그런 동물들이 만든 흙더미나 거미줄, 뭉쳐진 흙덩어리, 에어레이션 찌꺼기 등이다. 하지만 자라거나 지면에 단단히 박혀있는 것은 루스임페디먼트가 아니다.

루스임페디먼트는 벌타 없이 벙커를 포함한 코스 안팎 어디에서나 손, 발, 클럽 또는 수건, 모자 등 그 밖의 장비를 사용해 제거할 수 있다. 루스임페디먼트를 제거하다가 볼을 움직이면 1벌타를 받고 볼은 원래의 자리에 리플레이스(replace)해야 하지만, 제거된 것은 제자리에 갖다 두지 않아도 된다.  

벙커에서 자라고 있는 새싹과 볼. 사진=JTBC골프
벙커에서 자라고 있는 새싹과 볼. 사진=JTBC골프

골프코스에서 벙커가 아닌 곳에 모래가 있는 곳은 일반적으로 코스의 디봇 관리를 위해 카트도로 바깥쪽에 설치하여 모래를 보관하는 모래통이다. 모래통 주위에 볼이 정지해서 스탠스나 스윙에 방해가 되거나, 볼이 카트도로에 있으면 무벌타 구제를 받을 수 있다. 카트도로구제를 받을 경우에 흠집여부와 상관없이 새 볼로 드롭할 수 있기 때문에 원래의 볼을 그대로 둔 채 새 볼로 구제구역에서 드롭하면 된다. 이 모래통과 카트도로는 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로서 비정상적인 코스상태에 해당 되므로 벌타 없이 구제를 받을 수 있어서 정상적인 샷을 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완전한 구제지점을 정하고 한 클럽 이내에 드롭하고 플레이하면 된다.

볼이 카트도로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스탠스가 카트도로에 걸려도 똑같은 구제절차에 따라야 한다. 규칙 16.1a(1)에 의해 플레이어의 볼이 비정상적인 코스상태에 닿아있거나 그 안이나 위에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플레이어의 의도된 스탠스 구역이나 스윙구역에 물리적으로 방해가 되는 경우에도 구제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만일 구제를 받은 후 카트도로에 발이 걸린 채 스트로크를 하면 잘못된 장소 플레이로 일반페널티(2벌타)를 받는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무조건 볼을 집어 들면 안 된다는 것이다. 카트도로를 벗어난 구제지점이 항상 더 좋은 라이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카트도로에서 샷을 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클럽 길이 이내에서 드롭하여 구제를 받은 후 그 지점 앞에 큰 나무가 있어서 홀을 향해 플레이 할 수 없더라도 다른 쪽으로 다시 구제를 받을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카트도로에 있는 볼은 그냥 둔 채 새 볼로 구제지점을 확인하여 볼이 놓인 지점이 카트도로보다 더 좋다는 것이 확인 된 후에 원래의 볼을 집어 드는 것이 좋다. 무작정 집어 든 후에 구제지점이 좋지 않아 원위치에 다시 놓고 샷을 한다면 1벌타를 받게 된다. 

만일 볼이 카트도로 정중앙에 있다면 구제지점은 어느 쪽이 될까? 가장 가까운 구제지점은 홀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손잡이 골퍼에게는 카트도로 왼쪽, 왼손잡이에게는 오른쪽이 된다. 카트도로 왼쪽과 오른쪽에 기준점을 정했을 때 오른손잡이일 경우에 오른쪽 기준점은 카트도로를 벗어 난 지점에서 스탠스를 취하면 드롭하는 볼의 위치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구제지점은 카트도로 왼쪽이 될 수밖에 없다. 

좋은 일 많이 하는 너는 카트도로 타고 구제 받아서 언더파를 치고, 나는 카트도로 옆에서 언덕을 파고~!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https://www.youtube.com/watch?v=3-fpVuBO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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