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44.코스에서 볼 수 있는 색깔의 의미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44.코스에서 볼 수 있는 색깔의 의미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1.06.1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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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규칙에 등장하는 색깔은 흰색, 빨간색, 그리고 노란색 3가지다. 

먼저, 흰색 말뚝 또는 흰색 선은 위원회가 규정한 코스경계 밖의 모든 구역을 말하는 아웃오브바운즈(Out of Bounds)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되는데, 볼이 코스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아웃오브바운즈다.(규칙18.2a) 코스의 경계는 말뚝의 코스 쪽 접점들을 이은 선이나 흰색 선과 코스 쪽의 경계선이며, 말뚝이나 흰색 선 자체는 아웃오브바운즈에 있는 것이다. 아웃오브바운즈에 볼이 정지하면 1벌타를 받고 이전 샷 지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쳐야한다. 

페널티구역은 빨간 페널티구역과 노란 페널티구역으로 규정되는데, 각 구역의 색깔은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구제방법에 영향을 미친다.(규칙17.1) O.B와는 달리 볼의 일부라도 페널티구역의 경계 안에 있는 지면이나 물체에 닿아있는 경우 그 볼은 페널티구역에 있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일반구역에 있는 볼에 적용되는 동일한 규칙에 따라 페널티 없이 그 볼을 놓인 그대로 플레이할 수도 있고, 규칙 17.1d나 17.2에 따른 페널티 구제를 받고 1벌타 후 페널티구역 밖에서 플레이할 수도 있다. 

워터해저드. 사진출처=엑스(XGOLF)골프
워터해저드. 사진출처=엑스(XGOLF)골프

구제방법은 1벌타를 받고 (1)직전 샷한 지점을 기준으로 한 클럽 이내에서, (2)볼이 페널티구역의 경계를 마지막으로 통과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과 홀을 이은 직후방의 기준선에 따라 한 클럽 이내에서 원래의 볼이나 다른 볼을 드롭하여 플레이 할 수 있다. 또한 (3)빨간 페널티 구역에서는 페널티구역의 경계를 마지막으로 통과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을 기준점으로 두 클럽 길이 이내의 측면 구제를 받을 수 있다.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개울이나 그린 앞의 연못과 같은 전형적인 노란페널티구역이 아닌 코스의 측면을 따라 조성되어 후방선 구제가 어려운 경우에 빨간 페널티구역으로 지정된다.

드물지만 때로는 수리지(Ground Under Repair)를 나타내는 데 파란색 말뚝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더 일반적으로는 해당 지역 주변에 흰색 선이 그려져 있다. 로컬룰 모델 F-3.1과 F-3.2에서 수리지를 비정상적인 코스상태로 간주할 때도 흰 선으로 표시하는 경우와 표시하지 않는 경우로 설명하고 있다. 희귀동식물 서식지나 환경에 민감한 지역을 나타내는데 녹색 말뚝(Green Stakes)이 사용되기도 한다. 

주말 골퍼들이 색깔을 볼 수 있는 다른 구역은 티잉구역과 퍼팅그린이다. 티잉구역은 가장 뒤쪽부터 파란색, 흰색, 빨간색 티마커로 표시되고, 퍼팅그린에서도 홀의 위치를 나타내기 위해 뒤쪽부터 파란깃발, 흰색깃발, 빨간 깃발을 사용하는데, 이러한 색깔의 사용은 규칙에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골프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색깔이 골프코스에 등장한 것은 1856~57년 경 세인트 앤드루스(St. Andrews)골프장에 아웃-인 왕복 플레이할 때 각기 다른 퍼팅홀을 플레이하도록 각 그린에는 첫 번째와 마지막 반환점을 제외하고 두 개의 퍼팅홀이 만들어졌는데, 하나는 클럽하우스에서 외부로 나가는(outwards) 팀, 다른 하나는 클럽하우스 쪽으로 들어오는(inwards) 팀에 의해 플레이되는 ‘더블그린’(double green)이었다.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나가는 퍼팅홀은 흰색 깃대로, 들어오는 퍼팅홀은 빨간색 깃대로 표시되었는데, 이것은 예전 시스템에 비하면 중요한 개선책이었고, 특히 시합이 있는 날에 나가는 팀과 들어오는 팀이 같은 그린에서 우연히 마주쳤을 때 하나 뿐인 퍼팅홀 때문에 생기는 혼란과 지연을 방지할 수 있었다. 더블그린과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말로 쓰이는 요즘 골프장에서 볼 수 있는 얼터닛그린(alternate green)은 같은 홀에 독립된 두 개의 퍼팅그린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해저드 말뚝
해저드 말뚝

색채의 전달을 통해 심리 진단 및 치료를 하는 칼라테라피(color therapy)라는 대체의학이 있다. 인간이 색채에 자극을 받아 어떤 반응을 하는 동안 뇌 속에서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통해 사람의 심리를 진단하고 치료한다. 주로 빨강, 노랑, 파란색을 사용하는데, 빨강은 심장기능을 강화하여 스트레스해소에 도움이 되고, 노랑은 두뇌활동을 자극하여 운동신경을 활성화시키고, 파란색은 뇌를 안정시켜 주고 초록은 마음을 평온하게 한다고 한다. 하지만 골프코스에서의 빨강은 스트레스를 급격히 높이고 노랑은 운동신경을 위축시켜 뒤땅이나 생크를 유발한다. 그나마 무벌타 드롭을 할 수 있는 파란색의 수리지와 초록의 잔디가 있어 목숨부지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흰색 O.B구역에 볼이 들어가도 칠 수 있으면 치겠다고 우기는 김여사, 당신 색맹이냐?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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