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50.티오프 시간에 대한 논란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50.티오프 시간에 대한 논란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1.07.26 0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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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오프 시간의 골퍼와 캐디의 시각 차이는 골프장 영업 정책에서 나온 것인가.
티오프 시간의 골퍼와 캐디의 시각 차이는 골프장 영업 정책에서 나온 것인가.

페이스북 친구 중의 한 분이 티오프 시간에 대해 올린 글을 보았다. 어느 골프장에 갔더니 캐디가 티타임보다 5분이나 일찍 첫 홀로 데리고 가서 티샷을 하라고 재촉을 했다고 한다.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했더니 “고객님. 티오프 시간은 4명의 동반자가 모두 티샷을 마치는 시간이에요”라고 했다고 한다. 많은 골퍼들이 티오프시간은 1팀 4명 중에 첫 플레이어가 티샷을 하는 시간이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어느 것이 옳은 것일까?

골프규칙 5.3a(라운드를 시작하는 시점)에서는 ‘플레이어의 라운드는 플레이어가 자신의 첫 번째 홀에서 첫 번째 스트로크를 할 때 시작 된다’라고 했고, 규칙 6.1a에서도 ‘플레이어가 홀을 시작하기 위하여 스트로크를 할 때 그 홀의 플레이는 시작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플레이어는 반드시 위원회가 정한 출발 시각에 플레이할 준비를 마친 상태로 위원회가 정한 출발 지점에 있어야 한다.(5.3a)

플레이할 준비를 마친 상태란 플레이어가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적어도 하나의 클럽(퍼터라도)과 하나의 볼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규칙 5.3a의 위반에 대한 페널티는 실격이다. 다만, 출발 시각보다 5분 내로 늦게 출발 지점에 도착한 경우와 5분 내로 빨리 출발한 경우에는 자신의 첫 번째 홀에 일반 페널티(2벌타)를 받는다.

결국 라운드는 첫 번째 홀 첫 티샷으로 시작되는 것이고, 그 시작 시간을 출발시각, 티오프 시간 또는 티타임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1팀 4인의 티타임이 4:10분이라면 4명이 플레이할 준비를 해서 시작할 홀에 모여 4:10분에 그 팀의 누군가 첫 티샷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 시간 전에 4명 모두가 티샷을 마쳐야 한다는 주장은 골프규칙과는 무관한 골프장의 영업방식일 뿐이다. 오히려 캐디의 재촉에 의해 정해진 티오프시간보다 일찍 티샷을 하는 것은 골프규칙에 의하면 2벌타를 받아야 하는 규칙위반이다.  

티타임(tee time)은 티오프(tee off)하는 시간을 말하는 데, 티펙(tee peg) 위에 볼을 올려  놓고 스트로크를 해서 볼이 떨어져(off) 나간다는 의미로 티오프라고 한 것이다.

흔히 잘못 쓰는 말로 티업(tee up)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티펙 위에 볼을 올려놓는다는 의미일 뿐이다. 티타임의 목적은 코스에서 골퍼들을 조직화하고 골퍼들의 원활한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골프장의 정책에 따라 7분에서 15분 간격으로 라운드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주말골퍼들이 1팀 4인 7분 간격의 티타임을 갖는다면, 2~3명의 그룹으로 플레이하는 프로 골프시합에서의 티타임은 10분~12분 간격이다. 마스터즈와 디 오픈은 1조 2인 10분, US오픈은 1조 2인 11분 간격이고, 에비앙이나 US여자오픈처럼 LPGA가 주관하는 1조 3인 방식은 12분 간격으로 출발하고, 한국 남녀프로 골프시합은 1조 3인 10분 간격이 보통이다.

거의 매일 연습하고 그것이 직업인 골프의 달인들은 2명이 10분을 쓰는데, 가끔 연습장 가고 코스는 한 달에 한두 번 나오는 백돌이들에게는 4명이 7분을 쓰게 하니 그렇지 않아도 안 맞는 볼은 더 안 맞는 것이 당연하고 시간에 쫓기고 마음만 바쁘니 늘어나는 것은 눈치와 스코어뿐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①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ㆍ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ㆍ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는 평등권이 명시되어 있다. 모든 골퍼는 코스에서 평등하며 누구든지 핸디캡의 차이에 의하여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4인 10분 안되겠니, 이 3분 짜장들아~!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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