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62.파3 10오버파(decuple)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62.파3 10오버파(decuple)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1.10.1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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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홀. 사진=PGA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TPC 사우스윈드 13번홀. 사진=PGA

2021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에서 김시우(26)가 마지막 4라운드. 대회가 열린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TPC 사우스윈드 155야드의 짧은 13번홀(파3)에서 10오버파로 데큐플(decuple) 보기를 기록했다. 그는 아일랜드 그린인 이 홀에서 첫 티 샷이 그린에 못 미쳐 물에 빠진 후 드롭 존에서 친 4번의 샷을 더 물에 빠트렸다. 결국 5벌타 후 여섯 번째 볼, 즉 11타 만에 물을 건너 프린지에 올라갔고 칩샷 후 홀아웃하며 이 홀에서만 13타를 적어냈다. 파3홀 13타는 PGA투어가 통계를 낸 시점인 1983년 이후 일반 대회의 파3홀에서 가장 높은 스코어다.

「위원회 절차」 ‘섹션 2I’에 의하면 위원회가 플레이어가 특정한 구제를 받는 경우에 드롭존(dropping zones)을 구제구역으로 사용할 것을 허용하거나 요구할 수 있다. 위원회는 어떤 상황에 드롭존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로컬룰을 추가해야하며(로컬룰 모델 E-1), 페널티구역에 설치하는 경우에는 퍼팅그린 쪽에 설치할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여전히 그 페널티구역을 넘기는 도전적인 플레이를 해야 하는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 드롭존의 표시는 페인트나 말뚝이나 표지판으로 할 수 있고, 크기는 대체로 반지름이 한 클럽 길이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드롭존에서 구제를 받는 경우 플레이어는 반드시 그 드롭존 안에 볼을 드롭하고 그 볼은 반드시 그 드롭존 안에 정지해야 한다. 규칙 14.3 ‘구제구역에 드롭하기’에 의하면 드롭할 때는 원래의 볼이나 다른 볼을 사용할 수 있고, 반드시 플레이어가 드롭해야 하고, 반드시 무릎 높이에서 볼을 드롭해야 한다. 드롭한 볼이 지면에 닿은 후 정지하기 전에 사람·장비·외부의 영향을 맞히든 맞히지 않든, 그 볼이 구제구역에 정지한 경우, 플레이어는 완전한 구제를 받은 것이므로 반드시 그 볼을 놓인 그대로 플레이하여야 한다. 만일 그 볼이 구제구역 밖에 정지한 경우, 플레이어는 그 볼을 두 번째로 드롭해야 하고, 두 번째 드롭한 볼도 구제구역 밖에 정지한 경우 반드시 두 번째 드롭한 볼이 처음 지면에 닿은 지점에 그 볼을 플레이스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플레이스한 볼이 멈추지 않으면 두 번째로 플레이스를 하고, 그 볼도 그 지점에 멈추지 않는 경우, 볼이 멈출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지점에 반드시 그 볼을 플레이스하여야 한다.(14.3c/2)

김시우는 경기 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내가 기록한 파3홀 최고 스코어 13타. 역대 가장 높은 파4홀 스코어인 16타를 보유한 케빈 나. 그래도 클럽 14개로 잘 끝냈다’는 글을 올렸지만, 파3홀 13타에 대한 평가는 선수 본인뿐만 아니라 일반 골퍼들에게도 숙제로 남아있다. 무모한 도전이나 분노였는지 아니면 자포자기였는지.

9세 때 아버지가 자살한 후 골프장 캐디를 하며, 원래는 왼손잡이였으나 비싼 왼손잡이 클럽을 살 수 없어 오른손 클럽으로 골프를 배워 PGA투어 통산 63승(메이저 9승)을 하면서 진 사라센(Gene Sarazen)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위대한 미국골퍼 벤 호건(Ben Hogan)의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골프는 실수의 게임이다. 가장 잘 실수하는 자가 우승한다.”

주말골퍼는 말할 것도 없이 프로골퍼도 실수를 한다. 그런데 그 한 번의 미스샷이 나머지 모든 라운드를 망치게 한다면 그건 정말 최악의 실수다. 그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고 들어가는 꼴이다. 스스로 판 무덤, 과연 그 안이 행복할까?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대한골프협회 홍보운영위원,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Fun할 뻔한 Golf Ru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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