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61.퍼팅 그린에서 마크하는 방법?
[정경조 박사의 '꿀잼' 골프룰]61.퍼팅 그린에서 마크하는 방법?
  • 정경조 전문위원
  • 승인 2021.10.11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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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을 읽는 조아연. 사진=KLPGA 박준석 포토
라인을 읽는 조아연. 사진=KLPGA 박준석 포토

아무리 멋진 티샷이나 아이언 샷도 퍼팅그린 위의 홀에 볼을 넣지 않으면 그저 미완성 작품이다.

골프규칙 1.1에서 ‘골프는 코스에서 클럽으로 볼을 쳐서 18개(또는 그 이하)의 홀로 이루어진 라운드를 플레이하는 것이다. 각 홀은 티잉구역에서 스트로크를 하면서 시작되고, 볼이 퍼팅그린에 있는 홀에 들어갈 때 끝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퍼팅그린에 볼을 올리고 홀에 볼을 넣는 것이 골프의 최종 목적인 것이다. 

퍼팅그린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신의 볼을 확인하고 집어 들기 위해 볼이 있던 자리에 표시를 하는 것이다. 볼마커(Ball Marker)는 티(tee peg), 동전, 볼 마커용으로 만들어진 물건, 그 밖의 작은 장비처럼 집어 올린 볼의 지점을 마크하기 위해 사용하는 인공물이어서, 인공물이 아닌 나뭇잎이나 풀잎 등은 사용할 수 없다. 마크하지 않고 볼을 집어 올렸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마크하였거나 불마커를 제거하지 않고 스트로크를 한 경우 플레이어는 1벌타를 받는다.(14.1a)

그린에서 볼을 마크하는 이태희. 사진=KPGA 민수용 포토
그린에서 볼을 마크하는 이태희. 사진=KPGA 민수용 포토

규칙14.1은 플레이어의 정지한 볼을 손으로 들어 올리거나 돌리거나 또는 다른 방법으로 그 볼을 원래의 지점으로부터 벗어나도록 움직이게 한 경우를 포함하여, 고의로 그 볼을 집어 올린 경우에 적용된다. 집어 올린 볼을 원래의 지점에 리플레이스할 것을 요구하는 규칙에 따라 그 볼을 집어 올리는 경우, 플레이어는 반드시 그 볼을 집어 올리기 전에 그 지점을 마크하여야 한다.(14.1a) 

볼을 마크하는 방법은 볼마커를 쓰거나 클럽의 한 쪽 끝을 그 볼 바로 뒤나 옆의 지면에 대는 것으로 할 수 있다. 규칙에서는 볼의 지점을 정확히 표시하기 위해 ‘볼 바로 뒤나 볼 바로 옆’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나 볼을 들어 올렸다가 원 위치 시키기 위한 표시 이므로 볼 바로 옆이기만 하면 그 볼 둘레의 어느 위치에나 마크할 수 있다. 마크한 후 고의로 퍼팅그린을 테스트하는 방식이 아니라면 볼을 집어 올리는 방법에는 제한이 없다.(13.1e) 예를 들어 마크한 후 퍼터를 이용해서 집어 올릴 수도 있고 클럽으로 그 볼을 밀어서 옆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 

한진선이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다. 사진=KLPGA 박준석 포토
한진선이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다. 사진=KLPGA 박준석 포토

볼 마커를 사용하여 볼이 있던 지점을 표시한 경우 집어 올린 볼을 닦은 후 볼을 다시 내려놓았으면 퍼팅하기 전에 반드시 볼 마커를 제거해야한다. 이전에는 볼 마커를 그대로 둔 채 스트로크해도 벌타가 없었지만, 2019개정규칙에서는 볼 마커를 제거하지 않고 퍼팅하면 1벌타를 부과한다. 

또한, 다른 골퍼의 볼 마커가 자신의 퍼팅라인이나 스탠스에 방해가 되는 경우 볼 마커를 옮겨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데 이를 거절하거나, 그 요청에 따라 다른 플레이어가 볼 마커를 옮기기도 전에 퍼팅을 하면 2벌타를 받는다. 다른 플레이어의 플레이선에 방해가 되어 옮겨준 볼 마커를 다시 원래의 자리에 되돌려 놓지 않고 플레이했다면 2벌타를 받고 그 볼로 계속 홀 아웃 해야 한다. 

한국골프대학교 학생 중에 정근일군이 KPGA 스릭슨투어에 나가서 볼마크 관련 벌타를 받은 적이 있다. 그린에서 동반자보다 홀에 더 가까이 있던 정군은 볼 뒤에 숏티를 꽂아 놓고 볼을 집어 들었는데, 조금 더 멀리 있던 동반자의 퍼팅라인에 방해가 되는 것 같아서 숏 티 있는 자리에 납작한 동전을 놓고 티를 집어 들었다. 동반자가 볼마커를 옮겨달라고 요청하지는 않았지만 시선에 걸리는 것 같아 미리 배려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동반자는 그 상황을 경기위원한테 얘기를 했고 경기위원은 홀이 끝난 뒤 1벌타를 부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판정은 잘못된 판정이었다. 티를 먼저 뽑고 동전을 놓았다면 마크하지 않고 볼을 집어든 것이 되어 1벌타를 받지만 동전을 먼저 놓고 티를 뽑았다면 일순간이라도 마크한 상태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볼을 마크하는 이가영. 사진=KLPGA 박준석 포토
볼을 마크하는 이가영. 사진=KLPGA 박준석 포토

‘차질 없는 경기 진행’과 ‘공정하고 합리적인, 그리고 정확한 판정’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경기위원들은 코스 위의 숨은 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도 사람이고 골프 규칙 적용이 매우 어렵고 까다롭기 때문에 실수할 때가 있다. 그러므로 선수 개개인도 규칙을 알아야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전국에 13만 명의 경찰이 있어도 도둑을 다 잡을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문단속은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다. 

글/정경조 한국골프대학교 교수, 영문학 박사. 대한골프협회 홍보운영위원, 저서: 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살맛나는 한국인의 문화, 詩가 있는 골프에 山다, 주말골퍼들이 코스따라가며 찾아보는 골프규칙(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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