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잔디관리론]9.잔디의 병해와 방제-설부갈색소립균핵병
[골프잔디관리론]9.잔디의 병해와 방제-설부갈색소립균핵병
  • 골프비즈뉴스
  • 승인 2020.05.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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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톤 벨포레CC
최근 리모델링해 재오픈한 블랙스톤 벨포레CC

골프장의 평가기준은 다양하지만 디자인과 잔디관리에 가장 민감하다. 특히 잔디만 좋으면 골퍼들은 대부분 만족한다. 이 때문에 골프장들은 앞다투어 티잉 그라운드를 비롯해 페어웨이, 그린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일선의 그린키퍼 등 코스관리직원을 불철주야 잔디에 매달린다. 다음은 한국골프장경영협회 부설 한국잔디연구소(소장 심규열)의 연구원들이 골프장 코스관리직원들에게 들려주는 잔디관리에 필요한 핵심적인 사항들이다.(편집자주) 

요즘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COVID)의 전 세계 확산으로 환자들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처럼 잔디도 병해에 시달린다. 잔디병해의 종류는 난지형과 한지형으로 나뉜다. 

난지형 병해는 1.라이족토니아잎마름병, 2.봄마름병(춘고병)이 있고, 한지형 병해는 1.갈색잎마름병, 2.황색마름병, 3.피시움(Pythium)성 병해, 4.탄저병, 5.달라스팟, 6.설부갈색소립균핵병이 있다. 공통으로 오는 병해로는 1.페리 링이 있다.

■6. 설부갈색소립균핵병(Typhula blight)  
외국에서 이 병은 겨울철에 주로 추파 맥류나 사료작물 및 한지형 잔디류에 큰 피해를 주는 중요한 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최근에 그 피해가 눈이 많은 지역에 위치한 골프장에서 처음 보고 됐다. 병원균은 균핵을 형성하므로 생존력이 강해 해마다 만성적인 피해를 나타내고 있다.

▶병징
설부갈색소립균핵병은 눈이 녹는 시기부터 발생하기 시작하는데 패치는 직경 5cm~1m의 밝은 황색 혹은 회갈색으로 나타난다. 감염된 지역의 잔디 잎은 서로 엉켜서 매트화되고 흰색 혹은 회갈색의 균사체들로 덮이기도 한다. 잔디가 건조하면 균사체는 없어지고 잎은 회백색으로 변하여 잘 부서진다. 발병에 호조건이 되면 넓은 면적에 걸쳐 발생된다.

그러나 단지 잎들만 죽고 잔디의 관부는 감염되지 않고 봄에 다시 소생하게 된다. 감염된 잎이나 줄기에는 작고 단단한 구형의 균핵이 형성된다. 균핵은 직경 0.2~5㎜ 정도이며 성숙됨에 따라 흰색, 핑크색, 적갈색, 암갈색으로 점차적으로 변한다. 이러한 균핵은 Microdochium nivale에 의한 홍색설부병에는 형성되지 않음으로 구분이 용이하다. 홍색설부병은 회색설부소립균핵병보다 패치의 가장자리가 핑크색을 띈다.

▶병원균 
설부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은 Typhula incarnata, T. ishikariensis var. ishikariensis, T. ishikariensis var. idahoensis, T. ishikariensis var. canadensis가 있다. 이들은 담자균류에 속하며 균사체는 꺽쇠연결(clamp connection)을 하고, 균핵을 형성하며 가을에는 균핵에서 자실체의 일종인 담자과(sporecarps)를 형성한다. 담자과는 담황색을 띄며 1~2cm의 국수가락모양으로 잔디밭 위에 형성되는 특성이 있다. Typhula 균의 종에 따른 차이는 T. incarnata의 경우 균핵이 초기에 흰색 혹은 핑크색을 띄며 성숙하면 붉은 갈색의 주름진 구형이 된다.

그러나 T. ishikariensis는 균핵이 초기에 밝은 호박색 혹은 밤색을 띄다가 성숙하면 어두운 갈색 혹은 검은 색으로 변하며 주름지지 않으며 0.2~2㎜로 작은 편이다. 또한 균핵표면의 결각모양(rind cell pattern)에 의해서도 구분이 된다. T. incarnata에 의한 것을 설부갈색소립균핵병이라고 하고, T. ishikariensis에 의한 것을 설부흑색소립균핵병이라 한다.

▶발병생태 
병원균은 여름에 균핵의 형태로 생존하다가 늦가을이 되면 균핵의 발아에 적합한 습하고 서늘한 조건(10~18℃)이 되면 자실체(버섯)를 형성해 담자포자를 통해 전반되거나 균핵에서 바로 발아해 잔디를 침해하게 된다. 적당한 광조건하에서 균핵으로부터 자실체를 형성해 포자의 형태로 전반되기도 한다. 균핵이 토양 속이나 눈 속에 묻혀서 광이 부족하게 되면 자실체를 형성하지 않는다. 병의 발생은 얼지 않은 토양 위에 잔디가 눈으로 덮여 있거나 혹은 그린피복시에 습한 조건이 계속되면 나타난다. 병원균은 1~2℃의 온도에서 매우 잘 자라므로 적설은 토양이 얼지 않게 하고 서서히 눈이 녹음에 따라 상대습도가 높게 되는 등 발병의 호조건을 만든다. 따라서 적설기간이 길어지면 발병의 기회가 높아지므로 주의를 요한다. 잔디가 겨울 휴면에 들어가기 전 늦은 질소시비는 발병을 조장한다.

▶방제법 
병이 해마다 만성적으로 발생되는 장소에는 잔디의 겨울 휴면 전 늦은 가을이나 본격적인 강설이 시작되기 6주 전에는 질소질 비료의 시용은 줄이고, 특히 속효성질소질비료의 사용은 피해야 한다. 과다한 대치(thatch)의 축적을 피하고 차량이나 플레이어에 의해 눈이 답압되지 않도록 한다. 특히 집약적인 관리가 요구되는 그린과 티잉 그라운드는 눈이 오랫동안 쌓이지 않도록 한다. 겨울동안에 감염되었던 잔디는 이른봄에 잔디의 생육을 돕기 위하여 가벼운 시비를 한다.

살균제는 가을에 예방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늦은 겨울이나 이른봄에 치료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효과가 적다. 침투이행성 살균제는 가을에 잎 생육이 완전히 멈추기 전에 사용해야 하며 접촉성 살균제는 균핵이 발아하는 시기인 늦은 가을과 첫눈에 의해 코스가 덮이기 직전에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방제약제는 예방적으로 메로닐수화제, 카프로수화제, 이프로수화제, 포리옥신디치람수화제, 토로스수화제 등과 같은 설부병 방제용 고시농약이 효과적이다. (자료제공=한국잔디연구소)

■용어해설

※대치(thatch)=죽거나 살아있는 식물체의 새싹, 줄기, 뿌리의 혼합 유기물 층을 말한다. 잔디밭의 노화된 북데기 잔디로 잔디 생장을 나쁘게 하는 원인이 된다. 대치는 지상부의 잔디와 표토층 사이에 형성된다. 한국잔디는 식물을 목질화시키는 리그닌 조직을 상대적으로 많이 함유해 낮은 생육에도 불구하고 두꺼운 대치층이 형성된다, 대치를 제거하는데는 버티컬 모잉, 부러싱, 스위핑 등이 있다.

※클램프(clamp)=공작물을 공작 기계의 테이블 위에 고정하는 장치. 손으로 다듬을 때에 작은 물건을 고정하는 데에 쓰는 바이스. ‘조임 틀’, ‘죔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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