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포커스]‘황제회원권’ 가격 고공행진...남부CC, 19억6000만원 등 10억 넘은 곳 5개 골프장
[골프포커스]‘황제회원권’ 가격 고공행진...남부CC, 19억6000만원 등 10억 넘은 곳 5개 골프장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21.10.3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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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CC. 사진=동부회원권거래소
남부CC. 사진=동부회원권거래소

프리미엄 골프장 남부컨트리클럽의 골프회원권 20억 원을 언제쯤 돌파할까.

초읽기에 들어갔다. 10월 31일 현재 4000만원 모자하는 19억6000만원이다.

최근 골프붐이 다시 일면서 인플레이션으로 풀린 ‘돈’들이 골프회원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소위 ‘황제회원권’ 골프장들의 회원권 가격이 ‘천정부지(天井不知)’로 치솟고 있다.

특히, 골프장 회원권은 고액자산가들이 골프를 즐기면서도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황제회원권은 국내 회원제 골프장 중 명문 골프장이나 프리미엄 골프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초고가 회원권을 의미한다. 명문 골프장의 기준은 접근성이 뛰어나면서 예약이 잘되고, 코스관리나 직원들의 서비스 등 모든 것이 다른 골프장과 비교해 특별한 곳임에 틀림없다. 이런 조건이 잘 맞아떨어지면 회원권 가격은 덩달아 뛴다.

이러한 판단기준은 골프장의 ‘홀당 회원가’로 평가된다. 또한 홀당 올리는 단가는 골프장 수익성과도 직결된다.  이 때문에 수도권 지역의 골프장을 중심으로 명문 골프장이 형성되고 있다. 물론 부산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신종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사태로 해외골프투어가 막인데다 레저활동이 가장 적합한 청정지역으로 부상한 골프장에 골퍼들이 몰리면서 회권권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골프회원권 고점 찍나...해외투어 풀리면 소폭 하락 전망

민속촌 계열사인 경기도 용인의 남부 컨트리클럽 20억원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남부는 한국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전에 가격이 23억원까지 최고점을 찍은 바 있다.

IMF이후 회원권 가격은 내리막 길을 걸었다가 코로나 19 사태 이후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 남부의 고가 행진은 2005년 7월 10억 원을 돌파한데 이어 2년 8개월 만에 또다시 10억 원을 넘어서 20억 원에 근접하고 있다. 남부는 지난해 10월 같은 기간에 비해 1년 만에 6억1000만원이나 상승해 19억6000만원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20년 역사의 남부는 수도권지역에서도 서울과 가까운데다 코스가 빼어나면서 회원 수가 194명으로 최적이다. 국내 18홀 회원제 골프장 가운데 최소 회원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과 달리 최근들어 골프장들의 회원수는 대부분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 이스트밸리 컨트리클럽(27홀)이 남부와 6000만원 차이로 회원권 가격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이스트밸리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억1000만원이나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에 2배 이상 뛴 골프장도 있다.

삼성그룹의 경기도 가평의 가평베네스트 골프클럽(27홀)이다. 6억7000만원이었는데 철저한 회원위주로 부킹을 해주는데다 홀수가 많은데다 코스가 뛰어나다는 평가가 재조명되면서 가격이 14억원까지 껑충 뛰며 ‘황제회원권’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경기도 광주 남촌 컨트리클럽(18홀)이 14억5000만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어 경기도 여주 렉스필드 컨트리클럽(27홀)이 10억원, 경기도 용인 화산 컨트리클럽은 9억3000만원에 거래 중이고, 삼성그룹이 인수한 경기도 광주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54홀)은 9억2000만원으로 랭킹 7위에 올라 있다.

경기도 주주회원제 골프장 신원 컨트리클럽(27홀)이 7억8500만원, 경기도 용인 아시아나 컨트리클럽(36홀)이 7억 7700만원이다. 

2020년과 2021년 10월 시세비교. 자료제공=동부회원권거래소
2020년과 2021년 10월 시세비교. 자료제공=동부회원권거래소

■'그들만의 리그'로 까다로운 회원가입도 가격상승 부채질

다만, 이렇게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회원권 숫자가 적은데다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가격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매물부족과 함께 거래는 거의 실종 상태라는 것이 회원권업계의 설명이다. 

명문 골프장들은 회원가입도 만만치가 않은 것도 가격을 견인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일부 골프장은 회원권을 구입한 골퍼와 기존 골프장 회원들이 라운드를 한 뒤 매너나 품성 등을 평가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에 그 골퍼의 범죄 전력 등 이력도 꼼꼼히 들여다본다. 골프장의 품위와 맞지 않으면 거절한다. ‘돈이 있어도 못산다’는 이야기다. 연회원제로 운영하는 안양 컨트리클럽은 한 골퍼가 3년간 회원가입에 도전했으나 '땅투기' 전력이 문제가 돼 회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포기해야 했다. 

황제회원권 외에도 제주 등 여행수요와 맞물린 골프장의 회원권도 인기다. 지난해 10월 1억5500만원이던 엘리시안제주(27홀)의 가격은 2억3000만원, 1억원에 분양한 SK그룹의 제주 핀크스골프클럽(18홀)은 4억6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렇게 회원권 가격이 오르자 세계모자 1위 한국기업 영안모자가 인수한 제주 사이프로스 골프&리조트도 회원을 모집하는데 그린피가 파격적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1억5000만원에 분양하는 정회원의 그린피는 고작 6000원이다. 

골프회원권 애널리스트 노현호 동부회원권 이사는 “골프회원권이 골퍼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비회원과 달리 최근 ‘부킹난’에도 예약이 잘 되고, 그린피가 저렴한데다 골프장 임직원들에게 ‘대접’을 받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회원권 가격 상승으로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재력가에게 큰 매력을 갖고 있는 것도 회원권 가격과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 이사는 “현재 회원권 가격은 최고점을 찍은 것 같다”며 “위드 코로나로 가면서 해외골프투어가 풀리면 회원권은 거래 없이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가평베네스트. 사진=홈페이지
가평베네스트. 사진=홈페이지

■골프회원권 매매할 때 특히 조심해야 것이 있다?

골퍼들은 무엇에 가장 신경을 써야 할까. 
가격 폭등으로 회원권에 대한 거래소마다 문의가 폭주하면서 매도자나 매수자는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주의해야할 것은 2가지. 회원제 '골프장의 자본상태'와 중개자인  '회원권거래소의 재무상태와 신용'이다. 

자본이 재무상태가 부실한 골프장은 무조건 거래하기보다는 한 번쯤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자본이 탄탄하지 않으면 부도가 나거나, 중간에 대중골프장으로 갈아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자칫 회원권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회원권거래소도 중요하다. 골퍼들에게 ‘거래할 골프회원권 거래소의 재무재표와 신용정보 조회하느냐’는 질문에 99%는 ‘아니요’라고 답한다는 것. 이 때문에 종종 거래소의 사고가 터지면 피해를 보는 것은 고스란히 매도자나 매수자의 몫이다. 회원권을 거래소 직원의 말만 믿거나 '그동안 거래를 해왔으니까 괜찮겠지' 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회원권 거래량이 늘면서 이를 악용한 사기(詐欺) 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최근 오랜 경력과 신뢰감을 주고 있는 J회원권 거래소를 사칭한 재외교포들이 같은 상호 사업자를 만들어 회원권매매 대금 5억원을 편취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일이 왜 벌어질까. 회원권을 매매할 때는 등기부등본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이는 단기간에 사기를 칠 수 있는 기회요인이 된다. 따라서 회원권을 사고 팔 때 거래소의 신용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나치게 싼 급매물이나 광고 등을 통해 알게 된 회원권 딜러의 말만 믿고 구입을 했다가는 엄청난 손해를 볼 수 있다. 수억 원, 수십억 원대의 고가 회원권을 구입할 계획인 고객은 반드시 회원권 거래소를 방문한다.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일단 회사를 방문해 규모나 신용도 등을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회원권 거래 시 매매대금은 거래소 통장으로 진행된다. 반드시 회원권 거래소의 재무재표와 나이스 신용등급 등을 통해 거래소 신용조회를 해보고 진행해야 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