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 휴식을 취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제주도로 자리를 옮겨 대회를 치른다.
2020 KLPGA 투어의 10번째 대회다.
무대는 30일 제주시 세인트포 골프&리조트 코스(파72ㆍ예선 6500야드, 본선 6395야드)에서 개막하는 제7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8억원, 우승상금 1억6000만 원).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는 초대 챔피언 윤채영(33)이 감동적인 생애 첫 승을 달성한 이후 이정은5(32ㆍ교촌치킨), 박성현(27), 고진영(25) 그리고 오지현(24ㆍKB금융그룹)까지 최고의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추천 선수로 출전한 유해란(19ㆍSK네트웍스)이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올해 이 대회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 들어온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유해란의 대회 2연패가 관심사. 올해 루키로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유해란은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컷을 통과하며 신인중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목표인 신인상을 향해 순항 중이다.
유해란은 “루키라는 신분으로 타이틀을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 자체가 영광이고,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한다. 함께 경기를 하게 될 세계적인 언니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이 배우겠다”며 “오늘 대회 코스를 처음 쳐봤다. 생각보다 길고 그린이 커서 세컨드 샷이 중요할 것 같다. 대회가 없던 지난 2주 동안 대학연맹 대회에 참가하면서 운동과 연습을 많이 못했는데, 컨디션과 샷, 퍼트 모두 좋은 편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랬듯이 일단 예선통과를 목표로 한 뒤, 상황에 맞춰 목표를 재설정 하겠다”는 말했다.
2주 전 KLPGA 신규 대회로 열린 아이에스동서 부산오픈’에서 절친 임희정(20ㆍ한화큐셀)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020시즌 첫 다승자에 이름을 올린 박현경(20ㆍ한국토지신탁)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박현경은 “두 번째 우승 이후 휴식을 취하면서 망가졌던 스윙의 밸런스를 잡는데 가장 주력해왔다. 시즌 초반의 스윙 느낌을 찾고 있는 중인데, 완성이 되면 더 좋아질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이번 대회가 열리는 세인트포 골프&리조트에서 처음 쳐 보기 때문에 코스 파악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공식 연습일에 코스를 잘 둘러보면서, 2주의 휴식기동안 보완해 온 것들을 잘 해낸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승 욕심은 부리지 않고 톱텐을 목표로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올시즌 1승 씩을 거두며 상금순위 2위와 3위에 올라있는 이소영(23ㆍ롯데)과 김효주(25ㆍ롯데)도 시즌 2승에 도전한다.
이소영은 지금까지 열린 9개 대회에 모두 출전해 우승 1회를 포함해 톱10에 무려 7번 이름을 올리며 물오른 샷 감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소영은 지난 대회까지 3개 대회 연속으로 톱텐 진입에 성공하며 매 대회 우승권에서 시즌 2승을 노리고 있다. 제10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우승,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준우승 등을 기록하며 좋은 감각을 유지하다 부상으로 인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김효주도 잠깐의 휴식기간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려 시즌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올시즌 우승의 문턱에서 아쉽게 발걸음을 돌리며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던 선수들은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이번 대회를 통해 흐름을 바꾸겠다는 각오다.
KLPGA 통산 3승의 2년차 임희정을 비롯해 조용한 강자 박민지(22ㆍNH투자증권)도 시즌 첫 승을 위해 다시 한번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시즌 전관왕을 차지했지만 올시즌 아직까지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며 조용히 때를 기다리고 있는 '대세' 최혜진(21ㆍ롯데)도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다.
KLPGA투어를 대표하고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지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의 트로피를 차지할 우승자의 향방은 예측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미국, 일본 등 세계 여자골프투어가 정상적으로 개최되지 않으면서, 해외에서 활동 중인 선수들이 대거 KLPGA투어에 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이번 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해외파의 라인업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다.
현재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약 1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고진영이 해외파의 선봉장 역할을 맡는다. 올 시즌 KLPGA투어의 2개 대회에 출전하며 실전 감각을 테스트한 고진영은 후원사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지난 2017년에 이어 다시 한번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각오다.
고진영은 “최근에 한국여자오픈에서의 내 플레이가 100퍼센트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다. 쉬는 동안 스윙적인 부분과 기술적인 부분에서 잘 안됐던 것을 보완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했으니, 대회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대한 집중하며 최선을 다 할 예정”이라며 “이번 대회를 잘 마치고 미국의 상황을 보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1위 자리의 영광을 누렸던 2명의 선수가 함께 출전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20승에 골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박인비(32ㆍKB금융그룹)가 긴 휴식을 마치고 올 시즌 처음으로 KLPGA투어에 나선다. 한 때 세계랭킹 1위에 올라 KLPGA뿐만 아니라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앞장서온 박인비는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투어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인비에 이어 전(前) 세계 1위이자 지난 6월 열린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김효주를 누르고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며 ‘내셔널 타이틀 수집가’라는 별명을 얻게 된 유소연(30ㆍ메디힐)도 출전해 시즌 2승에 나선다. 특히, 유소연은 지난 2008년 열린 세인트포 레이디즈 마스터즈에 출전하며 이보미(32ㆍ노부타엔터프라이즈), 장하나(28ㆍ비씨카드), 홍란(34ㆍ삼천리)과 함께 이번 대회 코스를 경험한 몇 안되는 선수 중 한 명이라 더 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LPGA투어에 진출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꾸준한 성적을 유지해 한국인 신인상 계보를 이은 이정은6(24ㆍ대방건설)을 비롯해 일본여자프골프(JLPGA)투어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선우(26ㆍ다이와그룹)와 이민영2(28ㆍ한화큐셀), 그리고 투어 생활과 달콤한 신혼 생활을 함께 즐기고 있는 이보미도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처럼 국내, 해외 주요선수들이 모두 출전하며 세상에서 가장 치열한 투어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게 된 이번 대회에서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깜짝 신데렐라가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해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유해란을 비롯해 조혜림(19ㆍ롯데), 노승희(19ㆍ요진건설), 황정미(21ㆍ휴온스), 현세린(19ㆍ대방건설) 등 루키들의 플레이가 점점 날카로워지고 있어 2020시즌 첫 번째 루키 우승자가 탄생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대회를 즐기는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년 골프 꿈나무 육성에도 힘써 온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는 코로나19가 여전히 종식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 무관중으로 대회를 개최하고 도민과 꿈나무 선수들이 참여했던 프로암대회 및 각종 부대행사들도 전면 취소했지만, 주최사인 제주개발공사가 지역 스포츠 인재육성을 위해 발 벗고 나서 화제를 모았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10일 KLPGA 대회 출전권을 얻지 못한 제주도 출신 선수들의 참여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세인트포 골프&리조트에서 제주지역 선발전을 개최했다. 제주지역 프로 3명과 아마추어 선수 3명을 선발해 추천했다.
SBS 골프는 30일 오전 11시부터 4일간 생중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