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태 골프박사의 골프장 경영학⑪]같은 팀수를 받으면 코스가 짧을수록 경영이익
[안용태 골프박사의 골프장 경영학⑪]같은 팀수를 받으면 코스가 짧을수록 경영이익
  • 골프비즈뉴스
  • 승인 2019.11.0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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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클럽 나인브릿지 18번홀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 18번홀

홀이 밀리는 코스도 경영관점에서 보면 이익이 될까?

코스 설계는 일반적인 견해로는 그것은 순전히 기술 과목이고 특수한 분야라고 치부하고 내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설계는 전혀 특수한 것이 아니고 그것은 철저히 경영과목인 것이다. 설계 때문에 사업을 망칠 수도, 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코스가 밀린다는 것에 대한 올바른 해석이 필요하다. 그것은 총 라운드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해야 답을 찾을 수가 있다. 어느 밀리는 골프장의 라운드 시간이 4시간이고, 반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골프장이 5시간이 소요되었다면 사업적으로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가 경영적 과제인 것이다.

우선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똑같은 파(par72)와 똑같은 팀 수를 받은 골프장을 비교를 해서 라운드 시간이 짧은 골프장이 사업 수익성에는 압도적으로 우수한 설계인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프로를 위한 토너먼트 코스 개념은 비교 검토대상에서 제외한 분석이다.

따라서 코스의 경기 소요시간의 핵심요소를 알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간단한 수식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파 3홀 4개 홀 × 약 10분 소요 = 40분 소요, 파 4홀 10개 × 약 15분 = 150분, 파 5홀 4개 × 약 20분 = 80분 Total 270분 즉, 4시간 30분이 소요된다고 가정을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얻는 결론은 코스 길이가 짧은 홀일수록 경기 소요시간은 단축되므로 경영관점에서 보면 전체 코스의 길이를 줄이는 것이 첫 번째 경영대책이 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유의해 볼 사례가 하나 있다. 골프장의 모든 경기팀에서는 코스가 밀리는 홀에서 자주 운영되는 방식이 있다. 어떤 밀리는 홀이 있다면 그 홀이 덜 밀리게 하기 위하여 티 마크를 뒤쪽으로 옮기는 것이다. 딱 그 홀에서는 밀리는 것은 일단 완화할 수가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티마크가 뒤로 또 뒤로 가게 하면 결국 코스 길이가 홀마다 계속 길어져서 앞에서 예시하는 5시간 라운드 코스로 변하고 만다.

그 결과 밀리지는 않지만 사업으로 망할 수가 있다. 고객 입장에서도 시테크 경영적으로 살펴보면 엄청난 시간낭비를 감수해야 한다. 캐디까지도 근무시간이 늘어나는 등 좋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8000야드라면 밀리겠는가? 밀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코스에는 반드시 팀을 더 받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또 똑같은 현상이 온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밀린다는 것에 대하여 어떤 해석을 가지고 있는가?'가 또 하나의 경영적 능력이 될 것이다. 우선 영원히 밀리고 있는 파 3홀에 대한 이해가 첫 번째 공부의 샘플이다. 올바른 이해는 '파 3홀이 밀리는 것은 정상이다'라는 결론이다. 최소 3타 내지는 4타를 친 후에야 뒷 팀이 티샷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주어지는 경영적인 과제는 밀리는 순간의 시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하는 것이다. 축구 같으면 전후반 사이의 쉬는 시간과 같은 해석이 정답인 것이다. 즉, 숨을 돌릴 수 있는 순간인 것이다. 거꾸로 연상해 보면 축구나 골프에서 쉴 틈을 안 주고 몰아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보는 문제의식을 가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18홀 동안 파 3홀에서 네 번이다 쉬기 때문에 마치 야구의 공수 교대의 순간이나, 4쿼터의 분리경기인 농구와 같이 중간에 있는 시간의 짬을 생각할 줄 아는 데에 답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파3홀 외에 나머지 파 4, 파 5홀 몇 군데에서 밀리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또다시 쉬면서 동반자와 농담과 정담도 나누고 그리고 풍광도 감상할 수 있는 보너스의 순간으로 생각할 수 없느냐이다. 이러한 밀리는 홀에서는 시선을 뺏을 수 있는 조경이나, 먹을 수 있는 유실수 등의 배치나, 쉬는 의자가 필요한 것이다.

또 한편으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제주 클럽 나인브릿지처럼 파 5홀에서 2온이 되면, 그것은 무슨 의미로 해석해야 할까? 보너스 홀의 의미와 진행이 빨라지는 1석2조의 의미도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코스가 밀린다는 주제의 이 항목에서 다루고 있는 경영학적 결론은 '코스의 총 길이는 줄이되 재미는 증가시킬 수 있는 다양한 기법의 구사능력이 있어야 진짜 설계자의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기법은 해저드, 예고 차이, 언줄레이션, 페어웨이의 폭 조절 등 수없이 많아서 위에서 예시한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은 전혀 없으나 대부분의 설계자들은 이러한 관점을 고민해 보지도 않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지금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무작정 코스 길이의 늘리기 경쟁 내지는 유행에만 관심을 쏟았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이러한 흐름에 대한 일대 반전을 가하는 다목적의 다양한 새로운 설계기법이 구사가 돼 재미와 동시에 전략적인 공략까지 유도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전 세계의 골프산업 진흥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골퍼들도 시간 개념에 대하여 '천천히 그러나 빨리'라는 슬로건으로 효율적이고도 유연한 사고력을 발휘해 우리 골프산업 발전에 한 축을 맡았으면 한다. 또한 골프장 CEO도 '천천히 그러나 빨리'의 완급조절에 달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개념에 익숙해지면 어쩌면 향후에 어느 유능한 차세대 설계자가 그러한 명제를 시원시원하게 해결하면서 '새로운 설계패턴의 선구자'가 돼 우리 앞에 곧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글/안용태 체육학 골프박사, GMI 회장, 대한골프전문인협회 이사장, 전 제1대 잔디연구소장, 전 안양  컨트리클럽 총지배인, 전 일동레이크 골프클럽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