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골프톡톡]주연과 조연의 '한 끗차' 숨막히는 샷 대결
[안성찬의 골프톡톡]주연과 조연의 '한 끗차' 숨막히는 샷 대결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22.08.2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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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243억
-임성재-셰플러
로리 매킬로이. 사진=PGA TV 캡처

'1타=1225만 달러(165억4204만원)'

2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734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최종일 4라운드.

[주연: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 조연: 임성재(24·대한통운), 스코티 셰플러(26·미국), 감독: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관객: 전 세계골프팬]

손에 땀을 쥐게하며 막을 내렸다. 셰플러는 10언더파를 안고 주연급으로 출발했으나 클라이맥스(climax)에서 매킬로이에게 주연을 내줬다. 임성재도 막판 주연 진출을 시도했으나 조연에 머물렀다. 매킬로이와 임성재는 4언더파가 주어져서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주연과 조연의 연기력은 '한 끗차'였다. 이번 스포츠 드라마 투어 챔피언은 주연과 조연, 그리고 엑스트라 등 29명이 멋진 드라마를 연출했다. 특히, 최종 신(scene)이 선수와 갤러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1~2타차 엎치락 뒤치락 샷 대결로 '진검승부(眞劍勝負)'를 시작했다. 16번홀과 18번홀이 승부홀이 됐다.

승부처가 된 16번홀. 사진=PGA
승부처가 된 16번홀. 사진=PGA

16번홀(파4). 겉보기에는 평범한 홀이었다. 그린앞의 벙커를 빼놓고는.  

챔피언조 앞 조에서 경기를 펼친 임성재는 14번홀(파4)에서 티샷이 우측 러프에 들어간데 이어 짧은 어프로치 샷 마저 실수하는 바람에 뼈아픈 더블보기를 범하며 우승권에서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였다. 

매킬로이와 셰플러가 16번홀에서 혼전을 벌이는 사이에 임성재는 17번홀(파3)에서 핀에 붙여 버디를 챙기며 18번홀(파5)로 넘어갔다.

16번홀에서 먼저 티샷한 매킬로이. 페어웨이 왼쪽 벙커행. 셰플러는 왼쪽 러프에 빠졌다. 앞에는 나무가 있어 최악의 상황. 먼저 세컨드 샷한 셰플러의 볼은 그린 우측의 벙커에 낙하. 의도적으로 보낸 듯 했다. 다음 샷을 핀에 붙이면 되니까. 매킬로이의 세컨드 벙커샷은 공교롭게도 그린을 훌쩍 넘어 갤러리쪽으로 날아갔다. 이것이 행운인가?

갤러리들이 운집해 발목까지 빠져야할 러프는 갤러리들이 깔고 앉은 덕에 페어웨이처럼 다져진 잔디가 됐다. 먼저 세번째 샷한 볼이 조금 강한 듯 했으나 깃대를 맞고 홀과 2.5m에 멈췄다. 핀에 맞지 않았으면 7~8m는 더 갔을 뻔. 

셰플러의 벙커샷은 핀 우측으로 날아가 매킬로이와 거의 비슷한 거리에 멈췄다. 그런데 어드레스를 하는 순간 자신의 그림자로 인해 홀 방향이 어두워졌다. 그림자가 방해한 것일까. 첫 퍼트가 홀 왼쪽으로 흐르며 보기가 됐다.

매킬로이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1퍼트로 마무리하며 70홀 만에 셰플러를 1타 앞질렀다.

그러는 사이에 임성재는 18번홀에서 세컨드 샷을 잘못해 그린앞 러프에 삐졌다. 1, 2라운드에서 버디를 했던 18번홀이기에 임성재로는 한가닥 희망을 가졌지만 세번째 샷을 핀에 붙이지 못해 20언더파로 끝났다.   

18번홀. 사진=PGA
18번홀. 사진=PGA

실수는 반복되는가.

18번홀. 매킬로이는 1, 2, 3라운드에서 버디를 한 비교적 평범한 홀이었다. 셰플러는 1, 3라운드에서 버디를 했다.

그러나 1타차로 거액이 걸린 홀에서는 엄청난 압박감이 샷을 흔들리게 할 수 있다. 오죽했으면 매킬로이는 우측손목에 시계같은 심장박동수를 나타내는 기기를 차고 있었을까. 

티샷을 둘다 잘 갔다. 셰플러의 세컨드 샷은 그린앞 벙커행. 매킬로이의 세컨드샷한 볼은 그린 왼쪽 갤러리석 쪽으로 날아갔다. 무벌타 드롭을 했다. 그런데 절묘하게 드롭한 볼이 마치 티박스에서 티를 꽂고 치는 것처럼 러프인데도 볼이 풀위에 섰다. 16번홀에 이어 자연이 주는 두번째 행운이었다.

셰플러의 벙커샷은 그린을 넘어갔고, 4번째 샷은 핀 오른 뒤에 붙었다. 1퍼트로 파였다. 

매킬로이의 세번째 샷을 핀을 지나갔다. 그러나 2퍼트로 막아 파였다.

올해 디오픈에서 매킬로이는 3라운드까지 우승자 캐머런 스미스(호주)에게 4타차로 앞서가다가 역전패를 당한 뒤 클럽을 손에서 놓았다. 한동안 헬드도 거르고 골프연습도 하지 얺았다. 물론 대회도 거의 출전하지 않았다가 이번에 반전의 기회를 만들며 제2의 전성기를 기대하게 됐다.

주연의 개런티(guarantee)는 1800만 달러(약 243억1800만원), 조연은 575만 달러(약 77억6825만원)이었다.

▲매킬로이-셰플러-임성재의 최종일 4라운드 스코어카드

△매킬로이

매킬로이 4R

△셰플러

셰플러 4R
셰플러 4R

△임성재

임성재 4R
임성재 4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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