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윤의 골프라테스]3.캐디피가 아까운 캐디의 '갑질'
[황재윤의 골프라테스]3.캐디피가 아까운 캐디의 '갑질'
  • 황재윤 칼럼니스트
  • 승인 2020.11.1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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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친절한 캐디.

미국에 가면 택시나 음식점에서 요즘은 통상 음식값의 20%를 서비스 팁으러 주어야 한다. 그런데 진짜 서비스가 별로이면 조금 주고 나와버린다.

캐디 서비스를 반드시 받아야하는 골프 문화는 한국만의 특징인 것 같다. 일본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캐디 선택제이며, 영국과 미국에서는 없었다. 중국을 비롯해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대개 동남아시아는 캐디가 필수로 서비스 역시 대단하다.

그런데 필자는 캐디가 골프백만 들고 따라다니면 골프가 정말 재미있다.

한 2년전부터 골프장 캐디 때문에 라운드 중에 열받는 일이 너무 많아졌다. 그리고 요즘은 이런 캐디때문에 제발 짜증하는 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카트도 말이 5인승이지 4인승 카트에 골퍼들은 낑겨서 탄다. 거리도 골퍼가 직접 레이저로 확인한다.

원래 캐디가 해주는 서비스는 공 같이 찾아주고, 거리도 확인해 주고, 퍼팅라인 도와주고, 볼도 닦아주고, 클럽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골프장 입장에서는 빨리 빨리 손님들 회전시키는 역할을 하기에 캐디운영은 필수불가결이다. 

요즘은 캐디가 '상전(上典)'이다.

골프라는 게임은 미국프로골프협회(PGA)와 영국왕실골프협회(R&A)가 제정한 골프규칙에 골프장 마다의 로컬룰과 동반자끼리 정하는 룰에 의해서 게임이 진행된다. 플레이하기에 어려운 곳에 떨어져도 골프게임이기에 룰에 맞게 진행을 한다.

캐디가 '공을 평평한 곳에 옮겨라 말아라'고 할 수가 없다. 퍼팅 라인도 캐디가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지, 캐디가 봐준 라인으로 퍼팅하는 것이 아니다. 캐디가 기브(OK)를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라운드 시간도 4시간 30분은 보장돼어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캐디의 말을 듣지 않으면 삐지고 토라지고, 분위까지 싸해지기 일쑤다. 특히 마음씨 고약한 못된 캐디는 일부러 거리를 10m나 차이 나게 불러주고 퍼팅라인도 엉터리로 놓는다. 순간적으로 욕 나오게 하는 캐디다.

얼마전에 참으로 '어이없는' 캐디를 만났다. 공이 러프에 들어 갔는데 손님 퍼터를 들고 풀들을 헤치더니 갑자기 "뱀이 있어요"하더니 그 다음 부턴 공을 찾지도 않는다. 뱀은 없었다. 퍼터가 골퍼한테 어떤 물건인데...

요즘은 열 번에 세 번은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않는 캐디를 만난다. 봉사료도 최소 13만원이다. 기분 나쁘게 하는 캐디에게도 무조건 주어야 한다. 이런 캐디를 만나면 라운드 전체비용과 기회비용까지 거꾸로 청구하고 싶어진다.

10여전만 해도 골퍼가 '갑질'을 했다. 거리를 잘 못 불러주었던 캐디가 함께 라운드를 한 골퍼에게 얻어 맞았던 캐디가 생각난다. '쓰레기(?)' 같은 일부 586세대의 골퍼가 저질러 놓은 잘못을 캐디인권이라며 우리 세대가 뒤집어 쓰고 있다. 우리는 한번도 이런 몰상식한 일을 한 적이 없다.

캐디들도 각성해야 한다. 서비스는 서비스 품질로 가격이 결정되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캐디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골프장은 각 홀당 마셜제도로 바뀔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필자는 이렇게 생가하는 것일까.

요즘 한국의 골프 문화는 일부 '몰지각한 캐디'가 다 망치고 있다.

글/ 황재윤 와이어 엑시스 대표이사, 이볼케이노 대표이사, 골프칼럼니스트. 아마추어 골퍼로 골프는 인류가 낳은 세계 최고의 걸작품이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