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국, 내년 LPGA투어에서 '부진의 늪' 벗고 부활할까?
[이슈]한국, 내년 LPGA투어에서 '부진의 늪' 벗고 부활할까?
  • 윤경진 전문기자
  • 승인 2023.11.22 0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희영. 사진=LPGA
양희영. 사진=LPGA

아쉬움이 남는 한해였다. 한국선수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2년간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며 올 시즌을 마감했다.

비록 양희영이 LPGA 투어 2023 시즌이 마지막 대회인 CME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우승으로 장식했지만 한국은 올 시즌 세계 최강의 골프강국의 영광을 탈환하지 못했다. 

유해란의 신인상을 빼놓고는 상금왕 등 모든 기록부문에서 놓쳤다.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월등한 기량을 과시하며 신인상 계보를 이었다.

이유가 뭘까.

해마다 승수를 보태던 선수들의 성적이 모두 부진하다. 특히, 그동안 주류를 이루던 선수들의 뒤를 이을 굵직한 선수가 나오지 못한 것도 '악체'가 된 원인이다. 한국은 올 시즌 고진영이 2승, 유해란, 김효주, 양희영이 각각 1승씩 올려 5승에 그쳤다. 지난해 4승에 이은 부진이다. 2019년 15승을 합작한 것을 감안하면 국내 골프팬들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1988년 구옥희가 LPGA 첫 우승한 이후 한국은 박세리가 LPGA 투어 진출하면서 승수 올리기에 '물꼬'를 텄다. 매년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면서 코로나 이전에 매년 10승 이상을 올렸다. 하지만 코로나가 끝나면서 한국은 깊은 수렁에 빠져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한국선수가 주춤하는 사이에 릴리아 부(미국)와 셀린 부티에(프랑스)가 4승씩 올리면서 다관왕에 올랐다. 릴리아 부는 메이저 2승에 4관을 차지하면 CME 글로브 랭킹,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을 꿰찼다. 또한 인뤄닝(중국)과 이민지(호주)가 2승씩 올리며 한국선수들을 밀어냈다.

희망은 유해란이 4년만에 신인상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묘하게도 신인상을 수상하던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신인상은 2015년 김세영, 2016년 전인지, 2017년 박성현, 2018년 고진영 2019년 이정은6이 5년 연속 수상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제대로 열리지 못해 2021년으로 이월됐다. 메이저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한 패티 타바타나킷(태국)이 받았다. 김아림은 신인상 랭킹에서 7위에 머물르며 신인상의 '대(代)'가 끊겼다. 지난해는 '프로잡는 아마'로 군림했던 최혜진이 1승도 못 챙겨 아타야 티티쿨(태국)에 밀려 2위에 그쳤다.
  
신인상을 수상했던 2015년은 한국이 15승이나 올리며 여자프로골프의 최강국임을 입증했다. 2016년 9승, 2017년 13승, 2018년 9승, 2019년 15승으로 정점을 찍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한국은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7승씩 올렸다. 

매년 1승 이상씩 올리며 중심에 섰던 톱 랭커들이 극심한 부진을 걲으면서 승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박성현, 유소연, 김세영, 박인비의 부침이 심했다. 박성현은 2018년 3승이후 부상에 시달린 뒤 좀처럼 제기량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우승은 커녕 컷탈락을 밥 먹듯 하고 있다. 메이저대회 2승 등 통산 6승의 유소연도 2018년 마이어 LPGA 우승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통산 12승의 김세영은 2020년 2승했지만 2021년 롯데 챔피언십과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를 한 뒤 우승이 없다. 박인비도 그다지 좋은 성적은 아니다. 메이저대회 7승 등 통산 21승의 박인비는 2019년을 제외하고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승 이상씩 올렸으나 아이 출산과 함께 그린을 떠났다.

한국 여자골프를 이끌었던 고진영도 2승을 올리기는 했지만 부상에 시달리며 이번 최종전도 무릎 부상으로 2라운드를 마치고 기권했다.  

한동안 부진했던 김효주는 어센던트 LPGA 우승으로 재기를 알렸지만, 시즌 평균 최저타수를 친 선수에게 주는 베어트로피를 놓쳤다. 최종전에서 뒤집을 수 있었지만 티티쿨에게 뒤져 결국 티티쿨에게 1위를 내주고 최저타수에서 밀렸다.

세계여자골프랭킹에서도 랭킹 1위를 비롯해 톱10에 서너명씩 있었으나 올해는 10위권에 4위 고진영, 7위 김효주가 있고, 20위권에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15위에 오른 양희영, 16위 신지애만이 들어 있다.

2024년에 한국이 다시 최강으로 거듭나려면 최고의 기량을 과시하던 선수들의 부활과 LPGA투어 1~3년차 선수들의 특별한 '스코어 만들기'가 전제돼야 한다.

윤경진=뉴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