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골프센스]골프장 호수에 날아 온 백조의 소유권은?
[60초 골프센스]골프장 호수에 날아 온 백조의 소유권은?
  • 안기영 기자
  • 승인 2020.04.20 2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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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vs 샤인빌파크골프장 소유권 타툼
사인빌파크CC 골프장 연못에 백조(울음고니) 3마리가 있는 모습. 사진=사인빌파크CC 제공
사인빌파크CC 골프장 연못에 백조(울음고니) 3마리가 있는 모습. 사진=사인빌파크CC 제공

스스로 날아 온 백조는 누구의 소유일까.

골프장 연못으로 날아 온 백조(울음고니)를 놓고 한진그룹과 샤인빌파크 컨트리클럽(대표이사 오성배) 사이에 소유권 다툼이 벌어졌다.

이런 일은 울음고니는 북아메리카와 알래스카에 주로 서식하는 백조가 제주도 샤인빌파크 컨트리클럽으로 나들이(?) 하면서 벌어졌다.

이번 사건은 20일 한진그룹은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제동목장에서 키우던 백조가 약 1㎞ 떨어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의 사인빌파크CC으로 날아갔다"며 이를 돌려줄 것을 요구하면서 부터.

하지만 골프장 측은 새가 스스로 날아와서 정착한 것으로 객관적인 증명이 없는 한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진그룹은 2009년 유럽에서 백조 암수 한 쌍을 제주민속촌 조류사육장에 들여왔지만, 관람객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제동목장으로 옮겨 사육했다고 밝혔다.

이 백조 부부는 그동안 5마리의 새끼를 낳았다. 이 중 한 마리가 3년 전 1㎞ 떨어진 골프장 연못으로 날아간 이후 현재 3마리가 골프장에 머물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지난 6일 골프장 연못에 있는 백조의 DNA를 확보하기 위해 제동목장 수의사가 채혈키트를 갖고 갔지만, 골프장 측은 채혈을 허용하지 않았다”며 “법적 다툼 대신 백조가 다시 목장으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백조는 한진그룹 고 조양호 부인이자 전 일우재단 이명희 이사장이 특히 아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성배 대표이사는 “새가 스스로 날아와서 더 좋은 생태환경에 적응했고, 우리가 먹을 것을 제공하며 돌보면서 골프장과 정이 많이 들었다”이라며 “누구의 소유 여부를 떠나 새들 역시 자유로운 이동권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최근 경찰관 입회하에 골프장을 방문했지만, 경찰은 민사 문제여서 개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진그룹은 제동목장 초지와 연못 반경 4000㎡에 그물망을 설치, 현재 남아 있는 백조 4마리가 날아가지 못하도록 조치를 했다. 이는 백조들이 수 십m를 달린 후에야 날아갈 수 있는 점을 착안해 그물망으로 활주 거리를 차단했다.

한진그룹 측은 국내에서 천연기념물(201호)로 보호를 받는 멸종위기종 2급 ‘큰고니’는 야생 철새로 부리가 노랗지만, 유럽에서 제주로 들여온 ‘울음고니’의 부리는 검은빛을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백조는 2009년 백조 암수 한 쌍을 들여올 당시 검역본부를 통해 정상적인 수입 허가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백조(울음고니ㆍTrumpeter Swan)

휘파람고니라고도 한다. 몸무게는 수컷 12kg, 암컷 10kg이고, 날개를 편 길이는 3m이다. 혹고니를 제외하고는 고니류 중 가장 크다. 성숙한 개체는 날개가 흰색이고 다리와 발은 검은색이다. 머리와 목 윗부분은 오렌지빛 얼룩이 있다. 부리는 검으며 눈의 앞쪽에는 작은 노란빛 반점이 있다. 흰기러기와 같은 물새와 비슷하나 가까이에서 보면 아랫부리에 연어살빛의 줄무늬가 있다. 어린 개체는 깃털이 회색이고 다리와 발은 노란색이다. 

해안이나 하천에 서식한다. 여름에 깊이 1m 정도의 물속으로 머리와 목을 넣어 수생식물의 잎이나 덩이줄기, 뿌리 등을 찾아먹으며, 태어난 후 몇 주 동안은 곤충이나 다른 무척추동물을 더 잘 먹는다. 여름에는 한 달 이상을 날지 않고 털갈이를 한다. 깃털의 건조층의 두께가 5cm 이상 되는 것도 있으므로 추위를 잘 견딘다. 번식기가 되면 물속 깊이 10cm에서 몇 m에 이르는 곳에 둥지를 만드는데, 흔히 비버의 오래된 집이나 댐에 둥지를 짓는 경우가 많다. 번식기에 암컷은 이틀마다 알을 1개씩 낳아 모두 5∼6개의 알을 낳으며 부화기간은 32일이다. 

사육상태에서의 수명은 35년 이상이지만 야생에서는 12년 정도이다. 원래는 개체수가 많았으나 깃털이나 고기를 얻을 목적으로 사냥꾼에게 집중 사냥돼 그 수가 줄어 들었다. 그러나 1930년대에 조류보호계획이 실시돼 지금은 개체수가 다시 늘고 있다. 북아메리카와 알래스카주에 분포한다. (자료출처=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