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CEO學]"위탁경영으로 돌파구 마련해야"...골프장 위탁경영 및 컨설팅 기업 김종안 M&V 대표
[골프장CEO學]"위탁경영으로 돌파구 마련해야"...골프장 위탁경영 및 컨설팅 기업 김종안 M&V 대표
  • 골프비즈뉴스
  • 승인 2024.02.0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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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안 M&V 대표이사
김종안 M&V 대표이사

“골프장이 생존하려면 수익을 내야 하죠.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주는 명문이면서 이익 내기를 바랍니다. 골프장 경영의 이상세계(理想世界)인 셈이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아주 현실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골프장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요?”

37년간 골프장과 함께 한 골프장경영전문가 김종안 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대표가 인생 2막을 위해 준비한 것은 골프장 위탁운영 및 컨설팅 전문회사 M&V(Management & Value). 글자 그대로 골프장 위탁운영에 초점을 맞췄지만 경영 컨설팅도 한다. 독립공간이 필요해 송파구 문정동에 사무실을 냈다. 안양 컨트리클럽을 시작으로 22년은 임직원, 15년은 CEO(Chief Executive Officer, 最高經營者)를 지냈다. 한양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 석사학위를 받은 그는 외유내강(外柔內剛)형으로 임직원들과의 친화력이 강하고, 골프장관련업계에서 손꼽히는 '명품 골프장 제조기'로 정평이 나 있다. 신원, 서원밸리, 뉴서울, 잭 니클라우스 등 명품 골프장에서 대표이사의 능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그는 자신의 역할을 80% 정도 하면 골프장을 떠날 준비를 한다. 이 때문인가. 그가 근무했던 골프장의 오너와 여전히 친분이 돈독하다. 물론 임직원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다. 그가 가진 놀라운 친화력 덕이다. 

그는 지난해 골프장을 떠날 때 여러 골프장에서 스카웃제의도 받았지만 “이제는 내가 원하는 경영을 하고 싶어서” 큰 결심을 한 것이다. '박수칠 때 떠나라'의 영화제목처럼 마음을 내려놨다. 물론 쉽지 않았다. 오너의 보이지 않는 간섭(?)속에서도 샐러리맨 CEO로써 편안함과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골프장의 호황은 조만간 끝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앞으로 골프장의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려면 차별화된 골프마케팅 등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서는 골프장 생존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오랜 세월 골프장은 문만 열어 놓으면 저절로 장사가 되는 '황금알을 낳은 거위'였다. 하지만 앞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시점에서 '명문과 수익'을 동시에 잡는 '두 마리 토끼' 몰이에 대한 특별한 묘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골프장은 한 번쯤 위탁경영의 합리적인 경영에 대해 숙고할 때가 왔다는 그의 주장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골프장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가의 선택이 필요하고 특히, 기존 일부 골프장 임직원들의 안일한 '매너리즘'을 극복하지 않으면 기업의 존속가치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앞으로 갈수록 경영이 쉽지 않을 것이다. 과도한 세금, 인근 골프장이 증가 및 인구감소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결국 ‘그린피 인하’라는 ‘제살을 깎아먹는 무기’를 마구 휘둘러댈 수 밖에 없다. 골프장은 홀당 입장객 수가 수익을 나타내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하지만 객단가가 내려가면 입장객만 많다고 큰 수익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마케팅으로 극복해야 한다. 골프장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악순환'이다. 골퍼들에게 파는 잔디품질을 높이고 임직원들의 서비스를 강화해야 하는데 수익이 떨어지면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잔디와 서비스질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골프장은 투자에 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임성재와 김종안 대표(우측).
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임성재와 김종안 대표(우측).

그렇다면 위탁경영의 강점음 무엇일까? 

“오너가 원하는 대로 골프장을 경영할 수 있다. 특히, 고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다, 인력수급이 쉽지 않은 관리 전문가를 끌어 들이는데도 용이하다. 무엇보다 관리 및 책임소재가 분명하다. 위탁사는 차기 재계약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코스 및 직원관리 뿐 아니라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데 집중할 것”라는게 그의 기본 생각이다.

오픈한 이후 명문으로 소문났지만 회원위주로 운영하는 바람에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의 수장을 맡아 메어저 대회를 유치해 적자폭을 줄이는 등 탁월한 골프장 경영으로 골프장을 국내 최고의 홀당 가격으로 M&A를 성사시키는 남다른 위기극복 능력을 발휘했다. 

그가 골프장을 경영하는데 있어 특별한 점은 '디테일'이다. 모든 직원들의 이름을 불어준다. 캐디를 비롯해 임직원들의 이름과 생년월일, 입사년월일 등을 작은 수첩에 메모를 해놓고 틈나면 들여다 본다. 물론 이것은 대표실에도 붙어 있다. 반드시 캐디 및 직원들의 생일도 챙긴다. 전직원이 모여 케익을 자르고 축하를 해준다. 해당자에게는 책을 선물한다. 종사원이 행복해야 서비스 질이 높아지고, 골퍼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의 경영은 '감동'이라는데는 변함이 없다. 이를 위해 대표시절에는 골퍼들의 티오프 1시간전에 출근해 정장을 하고 현관문이나 티박스에서 고객을 맞았다. '하루 하다가 말겠지'하는 고객들의 생각을 뒤집고 365일을 하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이런 그의 성실함으로 기업의 많은 회장들과 친분을 쌓다. 한번 인연을 맺으면 늘 잊지 않고 시간을 내서 안부전화로 마음을 전하고 있다.

그의 이런 근면, 성실함은 '육각형 인간'이 되려는 노력덕이다. 육각형 인간은 6가지 능력-신체, 정신, 감정, 사회, 문화, 영성-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런 모든 세세한 경영일지는 그의 골프장 경영 보물 1호인 두툼한 '시크릿 노트'에 깨알같이 적혀 있다. CEO의 자격 및 자질뿐 아니라 캐디 및 임직원간의 관계까지도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인간관계뿐 아니다. CEO가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잔디관리 등 코스에 대해서도 마치 논문처럼 자료를 정리해 놓았다.   

그가 ECEO로 발돋음하는 계기가 있었다. 멘토였다. 안양컨트리클럽 재직시에 골프장 지배인의 꿈을 키우며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경영학 공부도 했지만 전환점이 된 것은 필로스컨트리클럽 이종규 전 대표를 만난 것이었다. 이것이 그에게는 행운이고, 축복이었다. 그는 박학다식했던 이종규 대표에게서 삼성그룹 고(故) 이병철 회장의 골프장 경영에 관한 일대일 ‘개인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강의는 거의 매일 들었다. 또한, ‘사장학’이라는 책자도 선물로 받았던 것이다.

“아마도 제가 골프장 경영원리를 터득한 것도 이때가 아닌가 싶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1시간 동안 주옥같은 강의가 이루어졌으니까. 강의를 듣고 틈나는 대로 성공한 기업인들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는데, 공통점은 아마도 ‘디테일’을 보는 눈인 것 같다”고 지난 기억을 떠 올렸다. 

그는 골프도 수준급이다. 1995년 머리를 올렸으니 올해로 23년째다. 제주 핀크스GC에서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기록도 갖고 있다. 6번홀(파4)에서 버디, 7번홀(파5)에서 버디, 8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했다. ‘사이클 버디’가 아닌 ‘사이클 김’을 한 것. 드라이브 거리를 270야드 날리는 덕분에 언더파는 물론 늘 싱글을 유지하고 있다.

'삼류(三流)경경자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고(下君盡己能), 이류(二流)경영자는 남의 힘을 이용하며(中君盡人力), 일류(一流)경영자는 남의 능력을 이용한다(上君盡人能)'는 한비자(韓非子)의 경영 철학을 골프장에 적용하고 있다.

김종안 대표가 지닌 '시크릿 노트'와 경영노하우가 한국골프장의 새로운 위탁경영 역사를 어떻게 쓸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