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골프여제 박인비, IOC선수위원 한국후보 사실상 확정
'맘' 골프여제 박인비, IOC선수위원 한국후보 사실상 확정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23.08.1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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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사진=SNS
리우 금메달리스트 박인비. 사진=SNS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골프 여제' 박인비(35)가 내년 진행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출 절차에 한국을 대표 후보로 사실상 결정됐다.

대한체육회는 14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제2차 원로회의를 열고 내년 파리 올림픽 기간 진행될 새 IOC 선수위원 선출 투표에 출마할 국내 후보자로 박인비를 추천했다. 

체육회는 "박인비가 평가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고 전했다.

박인비는 16∼17일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의 의결 절차를 거치면 IOC 선수위원 한국 후보로 확정된다.

'스포츠 분야의 유엔'으로 불리는 IOC를 구성하는 IOC 위원 중 선수위원은 직전 올림픽에 출전했거나 선거가 열리는 올림픽에 현역 선수로 참가하는 선수만 출마할 수 있는 자리다.

다른 IOC 위원과 똑같은 권리를 행사하고 책임도 지며, 선수와 IOC의 가교 구실을 하고 스포츠 외교에 기여할 수 있다.

내년 파리 올림픽 기간 참가 선수 투표로 새로운 선수위원 4명이 선출될 예정이다. 한국 후보 한 자리를 놓고 5명이 이달 10일 대한체육회 평가위원회의 비공개 면접으로 경쟁한 바 있다.

박인비와 진종오(사격), 김연경(배구), 이대훈(태권도), 김소영(배드민턴)이 나선 가운데 박인비는 압도적인 1위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양궁 국가대표 오진혁도 도전 의사를 밝혔으나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전지훈련에 참가하느라 면접에 참석하지 않아 기권 처리됐다.

이번 후보들의 면접은 올림픽 성적을 비롯한 선수 경력과 외국어 구사를 포함한 국제 활동 능력 등을 평가받았다.

2016년 리우자네이루 골프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는 2006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합류해 투어 통산 21승을 올렸고, 4대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또한 박인비는 '명예의 전당'에도 가입한 현역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다.

어린 시절부터 외국 생활을 해 영어 실력은 특히 후보 중 최고 수준이라 이 역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선수위원이 되려면 IOC 공식 언어인 영어와 프랑스어 중 하나를 유창하게 구사해야 한다.

박인비는 "리우 올림픽과 2021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던 건 선수위원을 향한 꿈 때문이었다"며 "올림픽 정신으로 리우 올림픽 금메달을 땄고, 이제 그 정신을 세계에 알리며 '올림픽 운동'에 앞장서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박인비는 "조용히, 열심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공부를 해왔다"며 "유승민 현 선수위원이 선거 때 450㎞를 걷고 체중이 6㎏ 빠졌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는 500㎞를 걸어서 10㎏ 감량하는 걸 목표로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서현초를 졸업하고 죽전중학교를 다니다가 미국으로 유학, 비숍 거먼 하이스쿨을 졸업한 뒤 네바다 대학 라스베이거스 캠퍼스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했고, 광운대에서 생활체육학을 전공했다.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국제홍보 및 공공외고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인비는 지난 4월 딸 남인서를 출산하면서 투어를 접고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역대 한국 출신 IOC 선수위원은 2명이다.

2004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문대성이 2008 베이징 올림픽 기간 처음으로 선출됐다.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2016년 리우 올림픽 기간 뽑혀 곧 8년의 임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