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최초 수묵추상회화 화백 박봉수 회고전, 서울 금산갤러리...27일까지
[전시]최초 수묵추상회화 화백 박봉수 회고전, 서울 금산갤러리...27일까지
  • 안신영 객원기자
  • 승인 2020.06.05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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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일부터 서울 금산갤러리에서는 지홍(智弘) 박봉수 회고전 '구도의 흔적'이 전시된다. 

박봉수는 1930년대 일본에서 미술을 공부한 후 중국, 유럽, 미국, 아프리카 등을 유람하면서 예술 정신에 대한 구축과 동양문화에 대한 견문을 넓혔다. 해방 직후에는 금강산을 비롯해 유명한 사찰을 탐방하며 작업에 몰두했다. 그 결과 최초로 수묵 추상회화를 시도하며 독자적인 먹의 추상화를 시험했다. 이러한 시험은 서구 추상미술의 흐름에서 독립된, 스스로 습득했던 불교적인 선禪을 통해 독자적인 추상을 확립하며 동양적인 서예 미학과 관련 짓는 한국 추상미술의 중요한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박봉수의 다양한 추상회화의 실험은 1940년대 조선미술전람회에 수차례 입선하며 작품을 알렸으며 당시 전통 화단과 차별성을 갖는 작품에 관해 김환기 화백과 이경성은 박봉수의 예술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지홍의 발상형식은 명상적인 동양의 도(道) 사상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나 그의 작품세계가 보여주는 미분화 상태의 혼돈 속에서 추상적 묵혼을 조형하고 다시 의도적인 상형을 이루는, 형상분화 작용을 하는 그의 표현방법은 독자적이다. 어떻게 보면 디테일을 외면한 것 같은 무기교의 대담하고 투박한 선은 오히려 생명력이 넘치는 강렬한 인상을 준다.”(김환기 화백) 

“화가 박지홍의 작품을 지탱하고 있는 정신적 지주는 한국 풍토성이 짙은 장미(壯美)의 세계인 것이다. 장미(壯美)란 말할 것도 없이, 우미(優美)와 더불어 미의 속성으로서 남성적이며 패기에 찬 미의 상태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듯 미술이란 아름다움의 표현이라고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일종의 힘의 상태가 개입함으로써 보다 강한 감동을 주는 것이다. 화가 박지홍의 작품세계가 자유 분망한 속도를 지닌 필력을 바탕으로, 높은 기상과 엄격한 기술(技術)을 나타낸다 함은 곧 그의 예술가 이전의 인간성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이경성) 

박지홍의 추상양식은 단순한 서구 추상양식의 모방이 아니고 그가 습득했던 불교적인 선禪을 통해 독자적인 추상을 실험하려는 시도이며 이에 관한 평으로 파울 틸리히(Paul Tillich)는  LA 타임스에 아래와 같이 썼다.

“처음 지홍의 묵화를 대했을 때,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절망적인 암흑이 눈앞을 캄캄하게 했다. 나는 한동안 의자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 순간 비로소 지홍의 신비적인 영험을 그의 작품에서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의 묵시적인 추상은 동양의 도道와 상통하며 우리에게 섬광을 안겨다 주는 것이다.” (파울 틸리히)

수묵화, 수채화, 유화 등 다양한 기법을 모두 소화하며 동시에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도 구속되지 않으며 세계 70여개국을 스케치 여행을 하며 예술 영역을 넓혔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초대작가 등으로 활약하며 한국미술을 세계에 알린 작가로 평가받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봉수 예술의 결정판으로 평가받는 <금장천과의 대화>등 대표작 20여점이 전시된다. 

◇전시명: 구도의 흔적
-일정:2020. 6. 10–6. 27
-장소: 금산갤러리 (서울시 중구 소공로 46 남산플래티넘 B-103)
-참여 작가: 박봉수 
-장르: 평면 
-작품: 약 20 여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