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설계의 '거장(巨匠)' 피트 다이, 94세로 타계
골프설계의 '거장(巨匠)' 피트 다이, 94세로 타계
  • 서우현 전문위원
  • 승인 2020.01.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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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다이. 사진=PGA
피트 다이. 사진=PGA

미국골프의 한 획을 그은 골프코스설계의 '거장(巨匠)' 피트 다이(미국)가 10일(한국시간) 말년에 치매를 앓다가 9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1925년 미국 오하이오주 섐페인카운티에 있는 도시 어배너에서 출생한 다이의 본명은 폴 다이 주니어다.

그는 미국과 세계 각국의 수많은 명문 골프장 코스를 남겼다. 

소그래스 TPC를 비롯해 휘슬링 스트레이츠, 하버타운 링크스, PGA웨스트, 라킨타 등 PGA투어 경기를 치르는 골프 코스 등 수많은 명품을 설계했다. 소그래스 TPC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개최지로 유명하다. 휘슬링 스트레이츠는 올해 라이더컵이 열린다.

중국 동관의 미션힐스 등 전세계에 145개 골프장을 설계했고, 24개 코스를 리모델링했다. 

주니어 골프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프로골프 선수 대신 코스 디자이너의 길을 걸었다. 그의 코스는 창의성 넘치고 난도 높은 코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설계한 골프코스는 대부분 그린 주변을 워터해저드로 만들어 그린을 놓쳤을 때 타수를 반드시 잃게끔 한 것이 특징이다.

그의 설계는 아일랜드 그린이 특징이다. 아일랜드 그린이나 철도 침목을 벙커 턱이나 코스 안에 활용했는데, 벙커를 까다롭다. 그린 주변에 언덕이나 웅덩이를 만들어 그린 미스에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생각하는 골프'를 표방했는데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리는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와 휘슬링스트레이츠 등 난이도 높은 코스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동업자이자 반려자였던 아내 앨리스는 아마추어 챔피언으로 9승을 했다. 앨리스는 지난해 2월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두 아들과 딸도 유명한 골프 설계가다. 온 가족 5명이 모두 미국코스설계가협회(ASGCA) 회원이다. 

큰 아들 페리 다이는 코오롱 그룹의 충남 천안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을 설계했고, 딸 신시아 다이 맥거리는 둥국제강의 경기 여주 페럼 골프클럽, 충북 청원의 이븐데일CC, 사조그룹의 제주도 캐슬렉스CC를 설계했다.

그의 부친 폴 핑크 다이는 아들 피트 다이를 낳기 전에 골프에 관계를 하면서 1922년 어배너에 9홀 짜리 골프코스를 건설했다. 둘째 아들 폴 버크가 어배너를 18홀로 바꿨다.다이는 어릴때부터 이곳에서 일하며 골프를 즐겼다.

어배너고교 3년때 오하이오주립고교 챔피언십에서 개인전 우승을 했다. 18세 군에 입대했고, 1933년 부모를 따라 플로리다주로 이사했다. 그는 군에서 그린키퍼로 일했다. 

다이는 원래 보험사원이었다. 부친이 운영하던 노스웨스턴 뮤추얼에서 보험 영업을 했다. 세일즈맨으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해 1954년에 전국생명보험협회의 100만달러 원탁모임에도 들어갔다. 1959년에는 보험일을 그만두고 골프 코스 디자인을 시작했다. 대학에서 코스설계나 토공을 전문으로 하지 않은 그가 코스 설계를 하는 데 대해 변호사였던 장인이 문제를 삼자 이후로 '코스 디자이너'라고 명함에 새겨 다녔다.   

많은 제자들을 배출한 다이는 1995년 ASGCA로부터 도널드로스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2003년 미국골프코스관리자협회(GCSAA)로부터 올드 톰 모리스상을 받았다. 2004년 PGA투어로부터 인생공헌상을, 2008년 최고의 영예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글/서우현 박사 골프설계가, 용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