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와 LET 합병, 사우디 반대로 무산 위기
LPGA와 LET 합병, 사우디 반대로 무산 위기
  • 윤경진 전문기자
  • 승인 2024.01.2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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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의 합병이 물건너 갔다.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골프협회의 반대 때문이었다고 외신이 전했다. 

LPGA 투어와 LET는 지난해 11월 합병을 발표했고, 선수 투표로 합병을 확정하기로 했다.

양측 수뇌부는 물론 선수들도 대부분 찬성하는 분위기로 합병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지난 시즌 LPGA 투어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이 끝나고 실시하려던 합병안 찬반 투표는 무산됐다.

양측이 '역사적인 진전'이라고 자평했던 LPGA 투어와 LET의 합병안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 것.

이는 LET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우디골프협회가 합병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사우디골프협회는 LET의 가장 큰 자금줄이다. 사우디골프협회는 1년에 LET 대회 아람코 시리즈 7개를 주최한다.

사우디골프협회는 총상금 1100만 달러, 운영비 등을 합치면 해마다 30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LET에 댄다. 

사우디골프협회는 LET가 LPGA 투어와 합병을 결정하자 "LET에 자금을 지원하기 전에 합병의 효과를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는 의견을 LET에 냈다.

사실상 합병을 반대한다는 의견 표명이었다는 얘기다. 합병을 진행하면 2024년 예정된 아람코 시리즈 대회를 모두 취소하겠다는 협박(?)을 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LET는 이런 속사정을 LPGA 투어에 알렸고, 별다른 대안이 없던 LPGA 투어는 LET와 합병을 무한정 미룰 수밖에 없었다.

윤경진=뉴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