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경영학]"가격 낮추고 개방형이 강점"...'강소기업' 브라보 스크린골프 서재석 대표이사
[골프경영학]"가격 낮추고 개방형이 강점"...'강소기업' 브라보 스크린골프 서재석 대표이사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24.01.2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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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도곡점 브라보 스크린골프.
강남구 도곡점 브라보 스크린골프.

스크린 골프장에서 18홀에 7900원?

이 가격이 '맞다'면 국내 최저가 일터. 대개 스크린골프는 18홀에 최소 1만에서 3만 이상이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7900원을 받으면 골프마니아들은 대환영이겠지만, 스크린골프장 업주는 '과연 투자비 환수와 큰 수익을 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가능할까? 

2023년 국세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 스크린골프장은 8350개로 골프연습장 2109개보다 4배에 이른다. 한국골프시장 규모는 20조 원에 이르고, 스크린골프 시장은 약 2조8000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크린골프는 골프존이 압도적 1위를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 프렌즈와 SG스크린골프가 가세하며 스크린골프의 ‘공룡시대’를 열었다. 이런 틈바구니에서 ‘강소기업(強小企業)’ 퍼블릭스크린골프(대표이사 서재석)가 소리 없이 매장 수를 늘려가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가격 경쟁'에서 우위에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이것이 가능하고, 스크린 기능에서는 어떨까? 이용요금과 거리가 절대저긴 영향을 미치는 스크린 골프장의 입장객과 수익이 궁금해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매장을 찾아 브라보 퍼블릭 스크린골프의 서재석 대표를 만나 궁금증을 풀어봤다. 

서문석 브라보 스크린골프 대표이사
서문석 브라보 스크린골프 대표이사

-스크린골프시장이 포화상태인데다 대기업군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브라보스크린의 틈새시장이 있었나.
“브라보스크린골프의 역사도 결코 골프존이나 카카오 등에 비해 짧지가 않다. 2000년에 본격적인 스크린골프장이 등장했는데, 브라보 스크린골프도 수년간의 기술개발을 하면서 다종의 특허를 냈다. 그리고 차별화를 시도해 2017년 상표등록을 한 뒤 이듬해 브라보 퍼블릭 스크린골프를 설립했고, 7월 1호인 시흥에 시흥배곧점을 오픈했다.”

-왜, 7900원인가. 이 비용으로 점주들은 타산이 맞나.
“스크린골프장의 가격을 조사해보니 가장 낮은 가격이 1라운드 18홀에 8000원이었다. 이것보다는 저렴하게 해야 고객을 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후 4시 전까지는 1게임에 7900원만 내면 된다. 이후에는 시간에 따라 9900원과 최대 1만1900원으로 가격이 오르지만, 그래도 다른 스크린골프 매장과 비교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 비용이다. 가맹점주들의 수익을 위해 기존 스크린골프와 다른 점이 있다. 기존 스크린골프장은 골프클럽을 비롯해 골프화, 장갑 등을 모두 무료로 대여해 준다. 하지만 브라보 스크린골프장은 모두 대여료를 받는다. 이를 위해 다양한 클럽과 품질 좋은 골프화 및 장갑을 갖춰 놓고 있다. 또 있다. 커피 등을 공짜로 주지만 우리는 모두 직접 구매를 해야 한다. 물론 할인을 해준다. 처음에는 골퍼들에게 ‘커피도 주지 않느냐’고 항의도 많이 받았다. 우리만의 원칙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설득하면서 이제는 그런 고객은 없다.”

-스크린골프에도 퍼블릭이 있나. 골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느낌인데.
“그럴 수 있다. 골프장은 회원제와 퍼블릭인 대중형과 비회원제로 운영한다. 기존 스크린골프장은 모두 회원제 방식의 운영형태를 띠고 있다. 무엇보다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도록 룸 형태로 스크린방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브라보 스크린은 개방형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모든 매장에서 신바람나는 음악을 틀어 놓는다. 매너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골프가 가진 즐거움을 만끽하자는 것이다. 비교적 엄숙한 회원제 골프장과 달리 좀 더 자유로운 퍼블릭에서 라운드하는 것처럼 음악의 리듬에 맞춰 샷도 하고 담소도 나누면서 플레이를 하자는 얘기다.”

브라보 스크린골프 도곡점
브라보 스크린골프 도곡점

-기존에 골프존 등 다른 스크린 골프를 이용하던 고객들은 불편해하지 않나. 
“처음에는 대부분 그랬다. 갇힌 방이 아닌 오픈형태의 타석에 대해 불편해 하는 골퍼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자주 찾는 고객들은 오히려 젊어지는 것 같아 색다른 골프의 멋과 맛을 느끼게 한다고 좋아들 한다. 이 때문에 초보자들은 거의 없다. 보기 플레이어 이상의 골퍼들이 많이 찾는다. 도곡점은 24시간 문을 열고 영업을 하는데, 인근 아파트에서 새벽 2, 3시에도 이곳을 찾아서 라면 등으로 간식을 하며 라운드를 하는 골퍼들도 적지 않다.”

도곡점은 브라보 퍼블릭 스크린골프가 직영하는 매장이다. 지난해 12월초에 문을 열었다. 33개 타석이다. 카페와 함께 운영 중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스탠딩 전자판에 타석이 나타나 있는데, 사용하는 곳과 아닌 곳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객 스스로 타석을 선택할 수 있다. 타석에 비해 골퍼들이 ‘물밀 듯’ 몰려들어 도착순으로 운영된다. 골프백을 놓은 순이다. 대기 고객은 스크린 타석 옆에 마련된 카페에서 커피를 즐기거나 책을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스크린골프 관련해 특허도 많이 냈는데.
“14년 동안 개발해 온 스크린골프에 필요한 장비 및 디자인에 대해 모두 특허를 냈다. 실제의 골프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최신의 IT기술을 적용하고, 최고의 게임엔진과 볼의 물리를 적용해 최적의 골프 시뮬레이션을 구현했다. 브라보스크린골프는 사실적인 골프코스 디자인이 강점이다. 위성데이터를 이용해 실제 골프장의 지형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으며, 풀 HD 등 다양한 스크린 화면을 제공한다. 특히, 세밀한 지형묘사(0.2m x 0.2m), 잔디, 흙, 모래 등 표면처리가 실제 사물과 착각할 정도로 사실과 동일하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나무, 풀, 꽃, 물 등 모든 물체가 바람과 빛 등 환경에 따라 움직이는 100% 3D 그래픽이다. 특이한 것은 골프볼이 나무에 맞으면 나뭇가지가 갈라지는 등 골프코스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골프볼이 날아갈 때 중력이나 마찰력, 공기저항 등을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고 자연의 물리법칙을 이용해 재현했다.”

서 대표는 골프와 인연을 맺은 것이 35년째다. 그는 스스로 '영업맨'이라고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주방전문기업인 키친아트에 영업부에 어렵사리 입사해 영업실적부문 1위를 도맡아 했다. 다른 직원이 개인 영업을 하는 대신에 그는 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대량판매전략으로 성공했다. 네트워크 판매는 아니지만 비슷한 영업이었다.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자 친구들까지 동원해 서로 다른 지역의 시장을 거점삼아 영업을 활성화시켰다. 

그런 뒤 1996년 골프연습용 망을 제작하는 세계실업으로 이적했다. 이 회사에서 시작한 훼밀리 스크린골프를 맡아서 영업을 했다. 골프존 서울지사장을 맡으면서 스크린골프 시장을 분석, 연구하면서 사업을 구상했다. 이것이 브라보 퍼블릭 스크린 골프가 된 것이다.  

-브라보 스크린골프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스크린골프의 질적인 면에서 결코 기존 스크린골프와 차이가 나지 않는다. 대신에 창업비용이 40% 정도 밖에 안된다. 자체 기술개발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또한, 가맹 점주들에게는 기계에 대해 100% A/S를 해준다. 투자대비 ‘가성비’가 갑이다. 3500만원 정도면 창업을 할 수 있다. 물론 매장이 들어서는 부동산은 점주가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5개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데, 가장 효율적으로 매장을 운영하려면 가급적 18개 타석을 갖추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기존 스크린골프장이 연습장을 겸하고 지만, 브라보스크린골프장은 가급적 라운드 위주로 운영한다. 개인 연습을 하러 오는 고객도 있지만 이제는 거의 라운드를 하러 온다. 이 때문에 회전율도 좋고, 수익도 많이 난다.”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활약하는 ‘섹시 아이콘’ 안신애를 모델로 썼다. 이것도 톡톡히 효과를 봤다. 하지만 서재석 대표의 ‘영업 마인드’와 ‘가격 마케팅’이 브라보 스크린골프의 성공 열쇠가 되고 있다. 

서재석 대표의 꿈은 최대 700호점까지 만들고, 18홀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 골프장을 중심으로 가맹점들의 골퍼들을 초청해 대회를 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 

또한, 한국프로골프협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시니어 프로를 대상으로 스크린골프대회를 열 계획이다. 매장에서 예선을 치른 뒤 결선은 골프코스에서 하고 싶다. 그의 꿈이 언제쯤 이뤄질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