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서 공원 진입도로 사용 명목 기부금 30억ㆍ시흥시 '특정재단行'
골프장서 공원 진입도로 사용 명목 기부금 30억ㆍ시흥시 '특정재단行'
  • 골프비즈뉴스
  • 승인 2019.06.21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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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가 세금으로 지어진 공원 진입도로를 골프장 진입도로로 사용하는 명목으로 30억원을 받았으나 공론화 과정도 거치지 않고 특정 재단에 위탁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해당 비용은 재단의 자산으로 편입된 이후 아무런 사업에도 쓰이지 못한 채 묵혀있지만 시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20일 시흥시와 (주)성담에 따르면 성담은 지난 2009년 대중제 골프장인 솔트베이 GC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갯골생태공원 진입도로 공사비용의 절반을 부담키로 시와 약속했다.  

하지만 사업성 결여 등의 이유로 성담이 골프장 조성사업을 보류하자, 시가 세금을 투입해 공원 진입도로를 완성했다.  

이후 2012년 골프장을 완공한 성담은 시에 준공 허가를 신청하면서 공원 진입도로 건설비용의 절반인 30억원을 시에 기부하기로 하고, 공원 진입도로를 골프장 진입도로로 사용했다.

하지만 성담은 약속을 지키지 않다가 6년이 지난 지난해, 30억원을 관내 재단에 기부했는데 시흥시교육청소년재단에 20억원, 시흥시 1% 재단에 10억원을 기부했다.  

30억원이 지역사회의 공론화도 없이 특정재단의 기본자산으로 편입됐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선 형평성 시비와 특혜 의혹까지 일고 있다.  

특히 교육청소년재단은 총 자산이 90억원에 달하지만 실제 이들이 진행하는 청소년 장학사업은 매년 3억여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20억원의 기부금이 더해졌지만 이에 대한 사업계획도 현재까지 없는 상황이다.

재단 관계자는 "직원 2명이 90억원에 이르는 자산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 "기업탐방 등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사업을 계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고등학교 무상교육까지 도입되면 재단의 주요사업인 장학사업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20억원은 당분간 아무런 쓰임도 없이 묻힐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는 돈의 행방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담당 부서의 공무원이 모두 바뀌어서 이 기부금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다"며 "사업 주체에게 문의하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