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환의 골프 법칙 이야기] 4.목생도사와 목단도장이 뭐지?
[장일환의 골프 법칙 이야기] 4.목생도사와 목단도장이 뭐지?
  • 장일환 전문위원
  • 승인 2021.09.0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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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번 아이언 법칙: 9번 아이언 거리X2=드라이버 거리?
9번 아이언 거리의 2배가 드라이버 거리? 마틸다 카스트렌. 사진=LPGA(게이미지)
9번 아이언 거리의 2배가 드라이버 거리? 마틸다 카스트렌. 사진=LPGA(게이미지)

우리말에 '엄지척'이 있다. 주먹을 쥔 상태에서 엄지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나타낸 말로, 어떤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 최고라는 칭찬해 줄 때 주로 쓴다. 그런데 이런 엄지가 골프에도 있다.

'엄지의 법칙(Rule of Thumbs)'은 이론보다는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한 경험 법칙을 나타낸다. 따라서 골프에서 법칙으로 그 자체를 기억하기보다 그 말의 의미를 잘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 문구의 사용은 영국 관습법에 따라 아내를 '사랑스럽게(?)' 구타할 수 있는 막대기의 최대 너비에서 파생되었다는 설도 있지만, 아무튼 엄지손가락의 너비나 길이를 비교해 수량을 측정하는 다양한 거리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너비는 평면이나 넓은 물체의 가로로 건너 지른 거리를 말한다.

이전 칼럼에서 소개해 드린 법칙들은 시간의 흐름이나, 클럽의 발전에 따른 변화는 다소 있다 하더라도 통계적 분석을 통해서 도출한 결과들이기 때문에 골프 법칙으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골프에서 '엄지의 법칙'은 그 유래를 알기 어렵고, 수많은 골퍼의 경험이 입을 통해 전해져오는 대략적인 골프의 법칙(?)을 나타내기 때문에 법칙 그 자체보다는 단지 그 법칙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잘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1.9번 아이언의 법칙 - 9번 아이언 거리의 두 배는 드라이버

9번 아이언의 법칙이란 자신의 9번 아이언 거리에 2를 곱하면 대략 자신의 드라이버 거리와 비슷하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9번 아이언 거리가 120야드인 골퍼의 드라이버 거리는 240야드(120야드×2=240야드)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100%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대략적인 자신의 드라이버샷 거리의 적정성을 알고 싶은 골퍼에게는 상당히 유용한 법칙이라 할 수 있다. 

이 법칙은 골프에서 각 개인이 아이언이나 드라이버의 바디스윙이 같을 때, 드라이버는 9번 아이언과 클럽의 특성이 다르고, 클럽이 기므로 비거리가 9번 아이언 두 배의 거리가 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이 법칙에 동의하는 골퍼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왜냐하면, 오늘날 클럽 소재와 출시되는 클럽의 로프트 각도의 변화 그리고 클럽 피팅의 발달에 따라 이 법칙이 잘 맞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언 클럽에서 거리를 좌우하는 주요 요소 중의 하나인 로프트 각도만 하더라도 9번 아이언의 경우 2010년 44°에서 현재는 39°까지 변화시켜 비거리가 늘어나게 하였으니, 이 법칙을 신뢰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 법칙에서 아이언과 드라이버의 바디스윙이 같아야 한다는 것과, 드라이버 비거리가 짧으면 아이언 9번 비거리를 늘리는 바디스윙 연습을 하면, 드라이버 비거리도 같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는 것에서 그 의미를 찾으면 되지 않을까?

아무튼, 드라이버의 비거리가 9번 아이언 거리의 두 배가 되지 않는다면, 드라이버 비거리에 대한 발전 가능성이 많이 남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스트 레이크 18번홀. 사진=PGA
이스트 레이크 18번홀. 사진=PGA

2.평균 회귀의 법칙 - 마지막 3홀의 법칙  

‘평균 회귀의 법칙’이란 라운드를 하다 보면 유난히 그날따라 공이 잘 맞아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겠다 싶어 기대했다가 항상 마지막 3홀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실수하게 된다. 이 실수 때문에 좋았던 스코어가 자신의 평소 핸디캡으로 조정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마지막 3홀의 법칙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핸디캡 귀신'이라고도 하는 데, 이것은 통계의 일반적 특성을 골프 스코어에 빗대서 하는 말이다.

많은 골퍼의 생애 최고의 기록(Life Best Score in Golf)을 하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면, 무심결에’ 또는 ‘라운드가 끝나고 알았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무슨 이야기일까? 
결국은 골프에서 끝까지 스코어에 연연하지 않는 멘탈(Mental)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만큼 끝까지 체력과 균형 잡힌 집중력이 중요하다는 것일 터. 

골프 스코어는 기술, 방해요소 그리고 운이 좌우한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추어의 경우는 멘탈 즉, 강인한 정신력도 중요하지만, 역설적으로 기술이 정신력과 방해요소를 극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술 향상을 위한 연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평소 핸디캡을 확 낮출 수 있도록 말이다.

도로에 맞으면 장타, 나무에 맞으면 단타?
도로에 맞으면 장타, 나무에 맞으면 단타?

3.목생도사 목생도사(木生道死) - 나무를 맞으면 살고, 도로를 맞으면 죽는다.

‘목생도사’ 이 골프 사자성어(?)를 모르는 골퍼들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된다. 이 말은 골프코스 디자인과 관련이 있다. 샷을 해서 날아간 볼이 슬라이스나 훅이 걸리면서 옆 홀을 향해서 날아가다가, 나무를 맞고 그 홀 그린 안에 떨어져서 OB(Out of Bounds)가 나지 않았다고 가슴을 쓸어내린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목생, 즉 나무를 맞으면 왜 OB가 나지 않는 걸까? 그것은 골프장을 디자인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는 안전이다. 타구에 의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옆 홀과 충분히 떨어진 거리를 두든지, 아니면 볼이 옆 홀로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을 설치해야 하는데, 자연경관도 살리고, 옆 홀의 안전도 보장할 방법은 키 큰 나무를 심는 것이다.

즉, 그린 옆에 있는 키 큰 나무는 옆 홀로 볼이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는 즉, OB를 방지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목생’이다.

반면에 도로는 골프코스에 영향이 적도로 각 홀의 가장자리를 따라 설치되기 때문에 볼이 옆으로 휘는 훅이나 슬라이스가 나서 볼이 도로에 맞고 튕기면 그 볼은 홀의 밖으로 나가게 되기 때문에 ‘도사’이다.

이 말은 엄지의 법칙이기도 하고, 유머로 소개되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재미있는 골프 유머 사자성어로는 '목단도장(木短道長)'도 있다. 나무에 맞으면 단타, 도로에 맞으면 장타가 난다는 얘기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를 한글로 풀면 '천천히 고개를 숙이고, 마음을 비워라'로 새기고 어드레스를 한다. 한번 듣고 웃어 보길~.

글/장일환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회원, 복지TV 골프 인스트럭터, 골프경제신문 골프레슨 연재중, 이메일caa0092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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