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톡톡]'꼴찌' 호아킨 니만, 18홀 1분53분만에 주파
[골프톡톡]'꼴찌' 호아킨 니만, 18홀 1분53분만에 주파
  • 토니오 전문위원
  • 승인 2021.09.07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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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30위, 올 시즌 약 45억 상금 챙겨
호아킨 니만이 캐디 및 진행요원과 달리면서 라운드를 하고 있다. 사진=호아킨 니만 SNS
호아킨 니만이 캐디 및 진행요원과 달리면서 라운드를 하고 있다. 사진=호아킨 니만 SNS

'꼴찌에게 박수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얘기다. 주인공은 호아킨 니만(23·칠레).

니만은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근교 이스트레이크 골프클럽(파70·734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 최종일 경기 4라운드에서 '홀로' 1시간 53분 만에 18홀을 돌았다. 

1분에 59.44m씩 달린 셈이다.

니만은 30명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 브룩스 켑카(미국)가 3라운드 12번홀 이후 손목 부상으로 기권하면서 4라운드에서 동반자 없이 홀로 플레이를 한 것이다.

3라운드까지 니만은 선수 패트릭 캔틀레이와 무려 20타차. 니만은 생각했다. 어차피 우승은 물건너 갔으니 기록이나 세우자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정규투어에서 최단 시간에 18홀 라운드를 끝내 보자는 것.

그는 샷을 하자마자 숨을 헐떡이며 캐디와 함께 페어웨이를 질주했다. 재미난 것은 선수를 따라다니며 실시간 스코어 및 기록을 재고, 전송해야하는 진행 요원 3명도 함께 뛰어야 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니만의 노력은 2016년 이 대회 때 케빈 나(미국)가 '나홀로' 플레이 끝에 세웠던 18홀 최단 시간 라운드 기록 1시간 59분을 깼다. 6분이나 단축했다. 

하지만 니만의 기록은 아쉽게도 PGA투어 최단 기록은 무산됐다. PGA투어 18홀 최단 시간 라운드 기록은 2017년 BMW 챔피언십 4라운드 때 웨슬리 브라이언(미국)이 남긴 1시간 28분이다.

페어웨이를 달리는 니만과 캐디. 사진=호아킨 니만 SNS
페어웨이를 달리는 니만과 캐디. 사진=호아킨 니만 SNS

4일간 한번도 60타대를 치지 못한 니만은 이날 2타를 잃어 합계 285타(72-71-70-72)로 역기 29위 '꼴찌'였다. 하지만 상금은 40만5000달러(약 4억6897만원)나 받았다. 

2020년 PGA투어 밀리터리 트리뷰트 앳 더 그린브리어에서 첫 우승한 니만은 올 시즌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해리스 잉글리시(미국), 로켓 모기지 클래식에서 트로이 메리트(미국)에게 연장전에서 각각 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30위에 랭크된 니만은 올 시즌 27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없이 393만6912달러(약 45억5500만원)를 벌어 들여 상금랭킹 26위에 올랐다. 

니만의 라운드 도중에 PGA투어 규칙위원장 앤디 패드저가 니만에게 "이런 방식의 경기는 골프 정신을 훼손하고 대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니만을 투어에서 퇴출시키고 1만 달러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이는 니만을 "놀리느라 한 농담이었다"고 밝혀 선수 및 관계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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