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골프센스]버디와 보기의 '희비쌍곡선(喜悲雙曲線)'
[60초 골프센스]버디와 보기의 '희비쌍곡선(喜悲雙曲線)'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21.08.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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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번홀에서 홀인원한 체슨 해들리. 사진=SNS
16번홀에서 홀인원한 체슨 해들리. 사진=SNS
낙하한 볼. 사진=SNS
낙하한 볼. 사진=체슨 해들리 SNS
볼이 홀로 들어가기 직전. 사진=체슨 해들리 SNS
볼이 홀로 들어가기 직전. 사진=체슨 해들리 SNS

골프의 묘미 중 한 가지는 순간적으로 '희비쌍곡선(喜悲雙曲線)'이 펼쳐지는데 있다. 선수들이야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겠지만 갤러리들은 겉으로 안타까워 하면서도 속으로는 즐긴다.

이런 일이 16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세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7127야드)에서 열린 올 시즌 마지막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윈덤 챔피언십(총상금 640만 달러) 최종일 4라운드에서 발생했다.

주인공은 세계랭킹 274위 체슨 해들리(미국)와 리우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48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버디와 보기 차이였다. 

이 한방으로 페덱컵 플레이오프 진출의 경계선이 된 것. 해들리는 들어가고, 로즈는 탈락한 것이다.

이날 홀이원을 한 해들리는 9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공동 15위에 올랐고, 로즈는 18번홀 보기로 공동 10위에 끝냈다. 해들리가 버디를 잡지 못했다면 공동 23위, 로즈가 파만 했어도 공동 7위였다.

페덱스 포인트 랭킹 132위였던 해들리는 7계단 상승해 행운의 125위로 마쳤고, 랭킹 138위였던 로즈는 12계단 상승했지만 126위로 고배를 마셨다. 

생애 첫 홀인원을 한 해들리는 이날 홀인원 1개, 버디 7개, 보기 1개로 무려 8타나 줄였지만, 로즈는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3개로 3타밖에 줄이지 못했다.

체슨 해들리의 4R
체슨 해들리의 4R
저스틴 로즈 4R
저스틴 로즈 4R

해들리는 16번홀(피3·160야드)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볼이 핀 뒤에 떨어진 뒤 백스핀이 걸려 뒤로 슬금슬금 내려오더니 홀을 파고 들었다. 행운의 에이스였다. 10번홀부터 출발한 해들리는 17번홀 버디에 이어 후반 6번홀과 9번홀에서 버디를 골라냈다.  에이스를 잡은 해들리는 티박스에서 깡총깡총 뛰며 환호했다.

이런 행운으로 해들리는 다음 시즌 투어카드도 손에 쥐었다. 

해들리는 눈물을 흘리며 "너무나 감격스럽다. 걱정을 많이 했다. 재미로 골프를 치는 게 아니다. PGA투어는 내 생계가 달린 직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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