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신영의 삶이 있는 풍경]22.카레와 매운 맛, 그리고 중독성
[안신영의 삶이 있는 풍경]22.카레와 매운 맛, 그리고 중독성
  • 안신영 전문위원
  • 승인 2021.06.28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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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딸이 좋아할 만한 음식을 만들어 즐겁게 먹다가 어느 날 카레 먹은 지 한 참됐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떤 작가님의 글을 읽다 보니 카레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댓글에 '오늘 저녁 메뉴는 카레입니다'라고 했다. 마침 딸도 먹고 싶어 할 것 같았다. 딸은 아침부터 매우 바빴는지  점심에 먹을 카레를 만들고 있는데, 박서방을 픽업만 해서 창고로 가 버렸다.

*목이버섯도 넣음. 새송이, 감자, 양파, 당근, 쇠고기.
*재료를 먼저 볶음.

저녁에 와서 먹을 것이라서 만들어 놓고 나는 요즘 김장김치를 씻어 먹는 재미에 빠져서 씻은 김치에 간단히 점심을 먹고 쉬었다. 카레를 만들면서 버섯을 즐겨 넣는데 마침 목이버섯이 있다는 생각에 새송이 버섯과 조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물에 불리고, 카레에도 좀 넣었다. 목이버섯이 요즘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뜨고 있는 것을 인터넷에서 본 기억이 난다.

*보글보글 끓고 있어요.
*카레 완성

우리가 먹고 있는 카레는 인도 음식으로 알고 있으나 우리가 먹는 카레가 인도 카레 하고는 조금 차이가 난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다. 대부분의 우리들이 카레를 쉽게 접한 것은 ㅇ**식품회사에서 나오는 카레가루와 3분 카레를 손쉽게 구입해서 먹으면서 널리 퍼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3분 카레가 나오기 전에는 노란 가루를 물에 풀어서 볶은 야채를 끓이다가 부어 걸쭉하게 만들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처음에는 설명서에 자기네 제품 마아가린에 야채나 고기를 볶으라고도 쓰여 있었는데 요즘에는 식용유에 볶으라고 되어 있다. 톡 쏘는듯한 매운맛이 싫어서 수입품 고형 카레를 즐겨 사용했는데 맛이 순해서 입맛에 맞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에는 기본 야채 양파, 감자 당근은 조금, 표고와 새송이버섯, 불린 목이버섯 이외에 쇠고기를 준비했는데, 평소에는 주로 돼지고기 전지를 사용할 때가 많다. 닭고기를 좋아하면 닭을 사다가 살코기를 발라내서 넣어도 맛이 좋다.

우리 딸들은 카레 먹는 방법도 조금씩 다른데 둘째 딸 하율 맘은 국물 카레를 좋아한다. 내가 만들어 놓은 카레에 육수를 조금 더 부어 묽게 만든 뒤에 국처럼 밥 위에 카레를 얹는 게 아니라 부어먹는다. 고기와 당근은 싫어해서 야채만 넣고 만들 때도 있는데 꼭 청양고추를 다져 카레밥 위에 뿌려 먹는다. 카레도 매운 편인데 청양고추의 맵싸함이 얼큰하고 개운한 카레맛으로 나도 종종 따라서 먹어 봤는데 매운맛은 중독성이 있어서 자꾸만 먹고 싶어 진다. 

시판되는 카레 가루의 기본재료는 강황(특유의 노란 빛깔을 띠게 함) ·커민 ·고수 열매 ·고추 ·후추 등이다. 그밖에 칠리, 정향, 계피, 호로파, 육두구, 생강, 겨자씨, 회향 열매, 양귀비 씨, 올스파이스, 아니스, 월계수의 마른 잎, 검은 후추, 흰 후추 등을 볶아서 곱게 다져 넣는다고 한다.

카레를 만들면서 카레 공부를 도 하게 되었는데 카레는 서양요리에 쓰이는 향신료의 하나로 이 향신료를 사용해서 만든 음식. 'curry'는 ‘소스’라는 뜻의 타밀어 'kari'에서 유래했다. 현대 서양의 카레는 인도에 정착했던 영국인들이 인도의 전통적인 양념류를 혼합해 만든 향신료라고 하는데, 종류로는 크게 인도 남부지방의 카레와 북부지방의 카레로 나눌 수 있다.

인도 남부지방에서 채식주의자들이 가장 즐겨 먹는 카레는 삼바르포디와 기타 전통적인 양념들로 맛을 내며, 종종 핫 칠리 같은 양념을 넣기도 하여 매우 자극적이다. 이렇게 전통적인 카레와는 반대로 북인도 지역의 가람 마살라는 날 카르다 몬, 계피, 정향, 검은 후추만을 넣어 만들고, 고수 열매와 커민을 넣어 맛에 변화를 주기도 하지만 맵거나 자극적인 양념들은 넣지 않는다.

전통적인 인도 요리법에서 '마살라'로 불리는 양념 혼합물은 가정에서 만들며, 양념이 들어가는 요리 종류와 요리사의 기호에 따라 재료의 종류와 비율이 다르다. 때로 마살라에 물이나 식초 같은 액체를 섞어서 반죽을 만들기도 한다. 북부지방에서는 새끼 양고기와 가금육에 카레를 곁들여 먹는다. 고대부터 남아시아의 중요한 요리였던 양념과 고깃국물을 뿌린 요리는 신 젖 스튜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양념류들은 그 자체에 살균성과 보존력을 갖고 있어서 음식을 자연적으로 냉·저장할 수 없었던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다음 백과)

*일본카레라이스

딸이 말한다.

"엄마, 우리가 먹고 있는 카레는 일본카레라이스를 말한대.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보면 일본 카레가 많이 나오잖아? 너튜브에서 봤어" 하며 함께 자료를 보게 되었는데 딸 말이 맞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가 먹고 있는 카레라이스는 일본에서 들어왔다고 하는데 일본의 카레라이스는 1890년대로 거슬로 올라간다. 일본이 청나라와 전쟁을 치를 때 모집한 병사들이 전투에 나가기 전에 다리가 붓는 각기병에 걸려서 죽어 나갔다. 그런데 장교들은 괜찮았으며 죽어 나가는 사람은 병사들이었다. 처음에 원인을 몰라 전염병인 줄 알고 백신을 만들어야겠다고 병사들을 채혈을 해서 각기 균을 찾지만 균이 없었다. 그 때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 온 군의관이 생각하기를 영국 해군들은 멀쩡한데 일본 해군만 죽는지 의구심을 가지게 되었고, 식습관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병사들은 반찬 없이 흰쌀밥만 먹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 당시 병사들은 가난한 집안에서 농사를 짓다가 군대에서 흰쌀밥을 준다고 해서 지원했고 쌀밥은 무상지급을 하면서 반찬은 사 먹으라며 돈을 주었는데, 병사들은 돈은 집으로 보내고 그들은 흰쌀밥만을 먹었다. 영양결핍에서 오는 것이라 확신한 군의관은 영국 해군들이 먹는 것처럼 카레가루를 섞은 고기와 야채를 구어 빵 하고 주었다. 이에 병사들은 흰쌀밥이 없다며 거세게 항의를 했다. 군의관은 다시 고기와 야채를 잘게 썰어 볶은 뒤에 밀가루를 섞어 걸쭉하게 만들어 흰쌀밥 옆에 곁들어 주어 군인들이 좋아하게 되었고 각기병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것이 각기병 치료제 카레라이스가 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일본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면 카레 만드는 장면,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온 이유인가 보다.

*목이와 새송이 조림.

딸과 사위가 좋아할 오늘의 카레는 쇠고기와 목이버섯이 들어가 특별한 맛이 되었다. 곁에 목이와 새송이 조림과 지난주에 만든 오이소박이에 잘 어울리는 음식이 된 것이다. 특히 창고에서 물건 싣는다고 늦게까지 일을 하고 온 귀요미들은 쇠고기로 만든 카레, 과식을 부르는 카레가 되어 조금 더 먹는 바람에 소화가 좀 안된다고 사이다를 사다 먹었다. 저도 사이다 한 잔 했습니다.

*카레 재료로는 감자, 양파, 새송이, 표고, 목이, 당근은 조금만 넣었습니다.

*일본식 카레라이스 사진 인터넷에서 업어 왔습니다.

*photo by young.

글/안신영 작가, 시인, 1994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전 수필문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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