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신영의 삶이 있는 풍경]14.윤여정과 미나리, 그리고 부추
[안신영의 삶이 있는 풍경]14.윤여정과 미나리, 그리고 부추
  • 안신영 전문위원
  • 승인 2021.05.08 1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

생각나는 것은 지글지글 노릇노릇 부침개를 구워 먹고 싶은 것. 제사를 지낼 때 한 달이 멀다 하고 지짐이를 만들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동안 부추 지짐을 잊고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지인이 텃밭에 부추씨를 뿌리고서는 부추 자라고 나면 나중에 부추 부치미를 만들어 먹을거라는 말을 듣고 부추 부침개를 떠 올린 것이다.

요즘 핫하다는 상큼한 미나리를 섞어서 만들면 향긋한 향내와 더불어 미나리의 효능인 해독 작용까지 있어서 좋을 것 같다.

대배우 윤여정 님이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받은 이후로 미나리 판매가 급상승을 했다더니 정말 사고 자하는 미나리가 없어서 마트를 두세 군데 들리고서야 미나리를 구할 수 있었다. 그것도 원하는 청도 한재 미나리가 아닌 일반 미나리로.

미나리 효능을 알려고 백과사전을 검색하게 되었는데 거의 만병통치 식품에 가까운 것을 발견한다. 각종 비타민과 몸에 좋은 무기질과 섬유질이 풍부하여 알칼리성 식품이다. 해독과 혈액을 정화시키는 효능을 갖고 있다. 혈액의 산성화를 막아주고, 간 기능을 향상해 피로 해소를 도우며, 중금속 배출에도 도움을 준다. 변비에 좋다고 하는 이유는 많은 섬유질이 포함된 미나리는 소화 흡수가 되지 않아 변의 양을 증가시키며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므로 변비 환자에게 효과적이며 변비를 예방해준다. 또한 장의 노폐물을 체외로 쉽게 내보내서 좋다.

황달을 치료해준다고 하는데 식사한 후에 미나리 생즙을 한 컵씩 일주일 정도 복용하면 좋다고 하며 음식과 함께 들어온 중금속 등을 흡수하여 몸 밖으로 쉽게 내보내도록 도와준다. 또 간 기능을 향상한다고 한다. 술을 많이 마셔 간이 좋지 않은 경우에 꾸준히 먹어주면 숙취해소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간의 활동에 도움을 주어 피로 해소에 좋아서 그런 것인가 보다.

미나리는 지혈작용을 촉진시켜주는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미나리를 꾸준히 복용한다면 상처가 났을 경우 피가 좀 더 빠르게 멈춘다. 그래서 미나리는 여성의 하혈에 효과가 탁월하다. 혈압 강하에 효과적이어서 고혈압 환자가 미나리를 장기간 먹어주면 혈압이 점점 떨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혈중 콜레스테롤 양을 감소시켜준다.
그래서 그런지 식당에서 해물탕이나 아귀찜 등 찜요리를 먹을 때 꼭 미나리가 한 줌씩 들어갔나 보다. 미나리의 효능이 이 정도면 거의 만능에 가까운 식품군인 것은 확실하다.

그럼 부추에 대해서 알아볼까?

부추 또한 우리 몸을 이롭게 하는 데는 미나리와 쌍벽을 이룬다. 동의보감에서 말하길부추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매우면서 약간 시고 독이 없다. 이 약 기운은 심(心)으로 들어가는데 오장을 편안하게 하고 위(胃) 속의 열기를 없애며 허약한 것을 보하고 허리와 무릎을 덥게 한다. 흉비증(胸痺證)도 치료한다. 

부추는 가슴속에 있는 궂은 피[惡血]와 체한 것을 없애고 간기(肝氣)를 든든하게 한다. 즙을 내어 먹거나 김치를 담가 먹어도 좋다. 부추의 생김새는 땅 속에서 비늘줄기가 자라는데 그 밑에 짧은 뿌리줄기가 있고 겉에 검은 황색의 섬유가 있다. 전체에서 마늘 비슷한 특이한 냄새가 난다. 식용·약용으로 이용된다. 예로부터 김치나 오이소박이 재료로 또 각종 음식의 양념거리로 애용되어 왔으며 독특한 향미를 갖는다.

간경을 다스리며, 심장 질환에 효험이 있다.관련 질병: 간경변증, 강장 보호, 강정제, 건뇌, 건위, 경련, 관격, 구토, 금창, 담석증, 대하증, 몽설, 무좀, 보양, 보간·청간, 보폐·청폐, 복부팽만, 비육혈, 설사, 소변 간 삽, 심장병, 심하통, 야뇨증, 양기부족, 어골 경, 요도염, 요로결석, 요슬산통, 월경불순, 위·십이지장궤양, 유정증, 은진, 음위, 이뇨, 이질, 자양강장, 조루, 좌섬, 중독, 중풍(중풍으로 인사불성일 때), 진통, 천식, 출혈, 췌장염, 치질, 창, 화상, 해수, 흥분제
소아질환: 홍역• 건위 작용이 있다.

• 강장작용이 있다.
• 혈압강하 작용이 있다.
• 관상동맥 장애에 유효하다

이렇게 좋은 식품인 줄은 모르고 가끔 오이소박이 할 때나 넣고, 잔치국수 말아먹을 때 데친 부추를 조물조물 무친 뒤에 고명으로 얹어 먹은 일 외에는 특별히 많이 먹은 적이 없다.
미나리 부추 지짐을 만들어 식탁에 올려놓으니 딸과 사위는

"아~ 맛있겠다!"

연신 젓가락을 놀리며 맛있게 먹는다. 밥도 싫단다. 지짐 몇 장으로 식사를 대신한다. 그러면서 미나리와 부추 효능에 대해 알려주니 딸이 하는 말

"내 몸이 차다고 느껴져서 부추를 샀는데 양이 많아서 어떻게 해 먹어야 할지 몰라 그냥 액젓에 고춧가루 넣고 버무려서 먹었는데 먹다 보니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는 거야. 몸이 뜨거워지더라고~"

"하하하하하~" 사위와 나는 웃느라고 배꼽을 잡는다.

"부추 먹는다고 금세 몸이 더워져 땀이 날까? 정말이야???"

이렇게 우리는 하하, 호호 웃으며 부침개로 식사를 대신하면서도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사랑에 두둥실 날아가는 기분이 되었답니다.

 

부침개 만드는 법은 다들 아시지요?

*재료는 간단히 미나리, 부추, 쪽파, 당근, 청양고추, 부침가루, 달걀, 조갯살인데 홍합살을 넣어도 맛이 있습니다.

 

*photo by young.

글/안신영 작가, 시인, 1994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전 수필문학 기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