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한국에 오는 파블로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
[특별기고]한국에 오는 파블로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
  • 안신영 전문위원
  • 승인 2021.04.2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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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탄생 140주면 기념 특별전
-5월1일~8월29일 예술의 전당

파블로 피카소(1881~1973), 거장의 그림을 마주 한다는 것은 언제나 설렘으로 시작된다.

몇년전 피카소의  '고향으로부터 의 방문'을 보기 위해 일찍 집을 나섰다.

맑은 가을 하늘, 눈부신 햇살이 한가로운 마음에 부드럽게 젖어든다. 피카소전은 늘 학교 다닐 때 덕수궁 시립미술관에서 처음 관람 후부터 즐겨 보는 전시회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부산의 시립미술관에도 피카소 전시가 열려서 반가운 마음에 세 딸을 앞장 세우고 갔던 일이 떠오른다.

피카소의 그림 영역은 다채롭다. 그림, 도자, 삽화, 시까지도 영역이 두루 넓은 천재적인 예술가를 만나는 일은 늘 경이롭다.

도자기 공예를 전공해서인지 난 그의 도자기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가 배운 도자기 공예에서 본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방법으로 빚은 도자기는 색상이 강렬했다. 아마도 동양과 유럽에서 오는 문화적 차이겠지. 주전자 같은 경우에는 모양대로 그림을 담아 한 폭의 그림을 도자기 전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돈키호테와 말을 그려 넣은 주전자. 카라 꽃 모양의 주전자는 꽃잎의 부드럽게 말린 곡선까지도 표현하여 한송이 카라 꽃을 만난 듯 즐거움을 선사한다.

소설가와 시인들의 시집에도 삽화를 그려 넣었고, 그리스 신화를 바탕의 변신 이야기에는 인간과 신들의 다양한 삶의 단편을 사실적으로 그려 넣어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그의 고향인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말라가에서부터 왔기 때문에 '고향으로부터의 방문'으로 정해진 것 같다. 미술교사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잘 그려 천재 소리를 들었던 피카소. 피카소를 말할 때 여인들의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온다.

 여인들의 계보를 지도처럼 펼쳐 놓은 전시장 한 면을 바라볼 때 피카소에게 여인들은 뮤즈였고 작품의 영감, 원천이었던 것을 새삼 또 깨달았다.

피카소-한국에서의 학살

또한 피카소는 전쟁의 잔혹성을 예술로 표현한 그림을 그렸는데 한국전쟁의 처참함을 그린 그림 '한국에서의 학살' 이 국내에 첫선을 보이기 위해 온다.

전시기획자 비채 아트 뮤지엄은 "다음 달 5월1일1부터 8월 29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을 연다고 밝혔다.

'한국에서의 학살' 이 국내에 처음 공개될 예정이라고 했는데 'Into the Myth"라는 제목으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프랑스 국립피카소미술관 소장 작품 110여 점을 소개하는 대규보 회고전에 속한다.

피카소의 청년 시절인 1900년대 초부터 황혼기인 1960년대까지 전 생애 작품을 연대기별로 소개한는데 대표작으로 꼽히는 '마리 테레즈의 초상', 피에로 옷을 입은 폴'을 비롯한 유화와 판화, 다양한 도자기등이 전시된다.

피카소의 '게르니카' 스페인 선거를 뒤집고 군사반란을 일으킨 프랑코 정권을 지원하여 나치 공군이 무차별 폭격으로 저지른 대학살이었다. 피카소의 화실을 찾아온 나치대원이 그 그림을 가리키며

“당신이 그렸소?”라고 묻자 피카소가 대답하기를

“그것은 당신들이 그렸소!”라고 대답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한국에서의 학살'은 인천상륙작전을 거친 미군이 북한으로 진격하여 황해도 신천에서(1950년 10월 17일부터 12월 7일까지) 삼만오천삼백팔십삼명(35383)의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을 그린 그림이다. 전쟁을 치룬 한국민들 몇 명이나 이 사실을 알고 있을지 매우 궁금하다.

피카소- 게르니카
피카소- 게르니카

국립피카소 미술관에 따르면 피카소는 1953년에 "전쟁의 모습을 표현할 때 나는 오로지 '잔혹성'만을 생각한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 군인을들의 군모와 군복 같은 것들은 생각해본 적 없다"고 말한바 있다고 전한다.

또한 이 작품은 반공법 등에 묶여 그동안 국내에서 전시되지 못했다. 

비채아트뮤지엄은 파리 국립피카소 미술관의적극적인 협조로 국내에 최초로 소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안신영 작가, 시인, 1994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전 수필문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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