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의 2021시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올 시즌 골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많은 신인들이 데뷔전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2021 KLPGA투어 루키 시리즈]에서는 열정과 패기로 똘똘 뭉쳐 KLPGA투어에 신선한 활력을 선사할 무서운 신인들을 소개한다.(편집자주)
송가은(21·MG새마을금고)은 지난해 누구보다 바쁜 한해를 보냈다. 드림투어와 정규투어를 병행하면서 말그대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홍길동 같은 삶을 살았다. 지난해의 경험을 발판 삼아 올 시즌 신인왕을 노리는 '루키' 송가은에 대해 알아본다.
7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부터 TV로 골프 중계를 재밌게 보던 그는 부모님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았다. ‘골프 신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빠르게 성장한 그는 골프를 시작하고 3년 만에 아마추어 대회에 처음 출전했는데, 그 대회에서 처참히 꼴찌를 기록했다.
꼴찌의 아픔을 통해 성장을 거듭한 그는 2015년과 2016년에 KLPGA·삼천리 꿈나무 대회에 출전해 2년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또, 2016년에는 국가 상비군에 발탁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2018년에는 LPGA투어 ‘US여자오픈’ 한국 예선에서 아마추어 1위, 전체 3위로 경기를 마치고 대회 출전권을 따내면서 ‘송가은’이라는 이름 석자를 골프계에 알렸다.
아마추어 생활을 끝내고 2019년 3월 KLPGA 준회원으로 입회하며 프로 데뷔를 한 그는 점프투어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2차 대회로 열린 KLPGA 2019 그랜드-삼대인 점프투어의 5차전과 7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7차전에서는 16언더파 128타(62-66)를 쳐내면서 ‘점프투어 역대 최소 스트로크’ 기록을 경신했다.
이 같은 활약으로 정회원으로 승격하는데 성공한 그는 2019년 7월부터 드림투어로 무대를 옮겨 실력을 갈고 닦았다. 시즌 중반부터 드림투어에 합류했지만, 출전한 11개 대회에서 준우승 1회 포함 총 세 번의 톱10을 기록하면서 드림투어에 대한 적응을 마쳤다. 그해 11월 열린 KLPGA 2020 정규투어 시드순위전 본선에서 28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정규투어 입성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정규투어 출전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던 그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시즌 개막이 늦어지게 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지만, 팬데믹 상황 속 전세계 골프 투어 최초로 열린 제42회 KLPGA 챔피언십에 출전해 실력을 뽐냈다.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19위라는 만족할 만한 성적으로 경기를 마치며 자신감을 얻은 그는 제42회 KLPGA 챔피언십 종료 후 바로 다음 날부터 이틀간 열린 KLPGA 2020 한세-휘닉스CC 드림투어 2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후에도 그는 정규투어와 드림투어를 넘나들며 한 단계 더 성장해 나갔다. 총 8개의 정규투어에 출전해 7번의 컷 통과를 만들어내며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주무대였던 드림투어에서는 우승 1회를 포함해 총 5번의 톱10을 기록하고 꾸준히 상금을 쌓으며 KLPGA 2020 드림투어 상금순위 12위에 이름을 올려 정규투어 입성 티켓까지 손에 쥐었다.
누구보다 바쁘게 보낸 2020시즌에 대해서 그는 “정규투어가 끝나자마자 다음 날 드림투어에 출전하게 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많았다. 체력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 덕분에 체력을 잘 안배하는 법을 터득한 것 같다”며 “지난해 퍼트는 정말 잘 됐는데, 그린 적중률이 좋지 않은 편이라 아쉬움이 컸다. 골프 팬 분들께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올해는 그린 적중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전했다.
올 시즌 루키로서 정식으로 정규투어에 데뷔하는 송가은은 순천에서 훈련하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 계속 대회에 출전하면서 스윙이 틀어졌다. 틀어진 스윙을 고치고 보완하는데 힘썼다. 또, 기초 체력을 올리기 위해서 체력 훈련도 일주일에 세 번씩 진행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해왔다”며 “정규투어에서 오랜 시간 활동하고 있는 나희원, 박주영 언니와 함께 훈련하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고, 덕분에 많이 배운 것 같아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박인비(33·KB금융그룹)를 존경하고 롤모델로 삼고 있다는 송가은은 최근 또 한 명의 롤모델이 생겼다. 바로 사막여우 임희정(21·한국토지신탁)이다. 그는 “(임)희정이와는 동갑인데, 정규투어에서도 꾸준하게 잘 해내는 모습이 멋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희정이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며 “올 시즌 제일 큰 목표는 상금순위 30위 안에 드는 것이다. 대회마다 집중하면서 최선을 다하면 기회가 있을 거라 믿는다. 최선을 다하는 송가은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가은의 159cm의 작은 키, 귀여운 얼굴과 미소, 그리고 다부진 눈빛은 마치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인 ‘꼬부기’를 연상시킨다. ‘꼬부기’의 물대포처럼 시원하고 통쾌한 샷을 정규투어에서도 보여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2021 KLPGA투어 루키 시리즈] 9편에서는 지난해 프로 데뷔 8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을 달성하고 정규투어에 합류하는 데 성공한 늦깎이 신인 신보민에 대해 알아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