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투어 커미셔너 마이크 완의 7가지 리더십
LPGA투어 커미셔너 마이크 완의 7가지 리더십
  • 윤경진 전문기자
  • 승인 2021.01.0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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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완. 사진=LPGA(게티이미지)
마이크 완. 사진=LPGA(게티이미지)

2010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커미셔너를 맡았던 마이크 완(56·미국)이 LPGA를 떠난다. 7일(한국시간) 사의를 표명했다.

■다음은 마이크 완의 자전적 이야기와 리더십.

저는 어린 시절부터 골프를 사랑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9세 때 저는 미식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교의 감독님은 제가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저의 장단점을 지적해주셨습니다. 그는 아버지에게 내가 그다지 빠르지 않기 때문에 나를 리시버로 기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또 체구도 별로 크지 않기 때문에 스크럼 라인에 들어가기도 어렵고, 몸매도 갸냘퍼서 상대선수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적합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내년에 다시 도전해 보면 어떻겠냐”고 말해봤지만 감독님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그는 아버지에게 “그 아이는 우리 팀에서 겨우 일주일 정도 공격 전술을 배웠는데, 다른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설명해 주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쿼터백으로 그를 시험해 보려고 합니다”라고 말해줬습니다.

저는 너무나 실망한 나머지 그날 밤 집에서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하지만 제 아버지는 9세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감독님은 똑똑하면서도 이기적이지 않은 선수가 필요하다고 얘기하더구나. 그리고 만약 네가 뛰어난 동료들에게 공을 빨리 전달할 수만 있다면 우리 팀이 이길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 당시 저는 이같은 감독님의 의견이 그 이후 45년간 제 리더십의 기반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점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이 때의 교훈은 축구를 떠나 제가 리더십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저는 제가 속한 집단 속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최고의 팀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팀원들이 서로를 도우면서 더욱 나은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입니다. 저는 아주 오래 전에 저의 성공은 내 능력 덕분이 아니라 주변에 훌륭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LPGA에서 저는 재능이 뛰어나고, 헌신적인 사람들 속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조직 내에서는 투명성과 협업 문화를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1년 내내 전 직원과 함께 ‘열린 마이크(Open Mike)’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저는 우리 조직이 직면한 문제와 미래의 기회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합니다. 저는 모든 직원들에게 열린 공간에서 LPGA가 내린 결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또 사무실 문을 열어두고 직원이 필요할 때 마다 나를 언제든지 찾아오도록 독려합니다. 이러한 투명성 및 협업 문화는 LPGA투어의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제가 스스로 마련한 ‘7가지 리더십 원칙’ 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듣고, 배운 뒤 조직을 이끈다. 첫 100일 동안은 배우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2.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3. 팀을 만든다. 기업 조직이 아닌 끈끈한 유기적인 관계를 만든다. 팀원들에게 별명을 지어주기도 한다.

4.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을 고용한다. 나에게 ‘아니오’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5.모든 고객의 불만사항에 대해서 읽고 답한다.

6. 내가 직접 고위 간부들을 관리한다. 아랫 사람들이 실수하지 않도록.

7. 실수를 해도 격려해준다. 좌절해서 일이 지연되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이 변화와 불확실성의 시기에는 특히 지도력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한 때 LPGA에서는 해외의 선수들이 많이 건너오고,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대회가 많아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변화가 LPGA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LPGA투어를 ‘글로벌 투어’ 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다른 많은 스포츠 리그가 우리처럼 해외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LPGA 커미셔너 마이크 완

윤경진-뉴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