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골프이야기]제네시스 챔피언십이 가진 특별함
[안성찬의 골프이야기]제네시스 챔피언십이 가진 특별함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20.10.11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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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니클라우스GC(인천)=안성찬 골프대기자]역시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을 주최했다. 63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오픈 개최를 포기한 코오롱그룹과 대조적이다. 

이는 미국과 마찬가지. 미국은 일정을 조정해가면서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가 주최하는 PGA 챔피언십,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최하는 US오픈을 개최했고, 어거스터 내셔널 골프클럽이 주최하는 마스터스도 12월 연기해 대회를 연다. 이와 달리 영국의 R&A(로열 앤 에이션트클럽)가 주최하는 디 오픈은 문을 걸어 잠궜다. 디 오픈은 1860년에 창설해 4대 메이저대회 중 가장 오래 역사를 지닌 대회다.

갤러리가 없는 상황에서 제네시스는 모든 것을 지난해와 똑같이 대회를 준비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물론 대회준비 관계자들을 위해 '철통같은 방역'을 했다는 점이다.

대회는 사실 선수들의 '놀이마당'이다. 그런데 단순한 플레이만을 위한 게임은 아니다. 생활터전이다. 대회는 상금이 걸려 있기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생존의 무대'인 셈이다. 예선과 본선이 있기 때문에 모두 상금을 탈 수는 없다. 본선에 올라야만 상금이 주어진다. 컷 탈락하면 연습라운드와 예선에서 들어간 경비는 고스란히 손해로 남는다.

그렇다하더라도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선수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KPGA 선수권대회나 한국오픈도 중요하지만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선수들이 한결같이 '우승하고 싶은 대회 1순위'로 꼽는다.

"‘동기부여’가 되는 대회인 것 같다. 제네시스 챔피언십만을 기다리는 선수들 그리고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을 한 시즌 목표로 삼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대회다. 특히 우승자 특전은 최고다. 모든 대회가 다 중요하지만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특히 선수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대회이다."(이창우)

"KPGA 코리안투어 선수라면 누구나 출전하고 싶고, 우승을 하고 싶은 대회다. 또한 섬세한 것부터 주최 측의 선수를 위한 진정한 배려가 느껴진다."(이수민)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이 제일 좋아하는 대회가 아닐까? 상금 규모도 크고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특전도 남다르기 때문에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라면 누구나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할 것이다."(이재경) 

이재경
이재경

이처럼 선수들이 이 대회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 대회의 결과에 따라 상금왕과 제네시스 대상이 달라진다. 

열악한 한국남자프로골프 현실에서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거목(巨木)'이자 '큰 바위' 임을 실감나게 한다. 거시적인 안목으로는 골프강국인 한국의 골프발전에 큰 디딤돌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약간 ‘기형적인 형태’를 보이는 것이 국내 골프계 상황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대회나 상금이 놀라울 정도로 폭증한 반면 남자는 여자대회의 ‘반쪽짜리’로 전락하고 있다. 올 시즌 코로나19 상황에서도 KLPGA투어는 18개 대회에 148억원이지만 KPGA 코리안투어는 11개 대회에 94억원 밖에 안 된다.

이런 가운데 제네시스 챔피언십의 총상금은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 총상금의 15.96%를 차지하는 15억원이고, 우승상금이 3억원이다. 신한동해오픈 14억원보다 1억원이 많아 KPGA 코리안투어 중 최대 상금액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국제자유경제도시인 인천 송도의 프리미엄 명문 골프장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대표이사 김종안)에서 열고 있다.

이 대회는 특별한 것은 우승에 대한 ‘당근’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우승자에게 우승상금 3억 원외에 제네시스 G80 차량이 주어진다. 또한 오는 15일 개막하는 PGA투어 더 CJ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여기에 2021년 미국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골프대회에 초청된다. 이 2개 대회에서 우승하면 PGA투어에 바로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대회가 아닐 수 없다. 

제네시스는 KPGA 대상을 후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단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상금왕부터 거의 모든 타이틀을 손에 쥘 수 있다. 이 대회가 끝나면 바로 대상 수상자가 결정된다. 대상수상자는 유러피언투어 출전권과 보너스 1억 원, 그리고 제네시스 차량 1대가 돌아간다. 상복이 터지는 셈이다.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 3명에게도 더 CJ컵 출전티켓이 주어진다.

18번홀
잭 니클라우스GC 18번홀

선수들은 이 대회에 출전한 것만으로 영광인 것은 바로 골프장도 그 한 이유다. 국내 최고 대회인 제네시스 챔피언십의 명성에 맞는 코스세팅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의 토너먼트 디렉터인 KPGA 이우진 운영국장과 경기위윈회, 잭 니클라우스 골프 클럽 코리아는 긴밀한 협의 아래 본 대회의 명성에 맞는 코스 세팅에 힘써왔다.

2015년 이곳에서 개최된 프레지던츠컵과 거의 비슷한 기준으로 코스 세팅이 이뤄졌다. 국내 최고의 토너먼트 코스답게 치밀한 코스 매니지먼트를 세우고 드라이버부터 아이언, 퍼터까지 모든 클럽을 잘 이용해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심으로 난코스를 이겨내는 선수만이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도록 세팅이 이뤄졌다.  

대회 코스의 기준 타수는 지난해와 같은 파72다. 전장은 84야드 줄었지만 러프 길이와 그린 스피드에서 변별력을 갖게 했다. 페어웨이와 티잉 그라운드, 그린의 잔디 길이는 각각 10mm와 8mm, 2.6mm이고 A구역 러프는 60mm, B구역 러프는 120mm까지 길렀다. 대회 기간 중에는 핀 위치를 까다롭게 설정하고 그린 스피드는 평균 3.5m로 설정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예상치 못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사태로 대회 주최 측은 참가 선수들의 위상을 확고히 하며 선수들이 대회 기간 내내 안전하고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섬세하게 배려했다.

출전 선수 120명 전원과 캐디의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고 올해도 선수들에게 숙소를 제공했다. 선수들에게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제공했다. 선수들이 숙박하는 호텔과 대회장 간 제네시스 차량 지원을 통해 이동 편의까지 도모했다. 또한 대회 공식 호텔 내에는 ‘제네시스 버블’이라는 오직 선수만이 접근할 수 있는 동선과 공간을 마련했다. ‘제네시스 버블’의 기본 운영 방침은 준 자가 격리 수준으로 선수들은 선수 전용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등 일반 투숙객과 분리됐다.

외부 시설 이용 없이도 호텔 내 투숙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충분한 휴식 공간과 푸짐한 먹거리 등이 비치된 선수 전용 라운지도 마련했다. 대회장 내 드라이빙 레인지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볼을 준비해 선수들이 최상의 환경에서 경기 준비에 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얘기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지난해 총 3만8965명의 골프 팬들이 대회장을 찾았다. 역대 KPGA 코리안투어 단일 대회 중 최다 갤러리가 방문한 것으로 기록될 만큼 관심이 높은 대회였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무관중 대회로 열리지만 중계를 통해 대회를 관람하는 TV 시청자들이 생생하게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UNTACT 대회’로 변경됐다.

초대 챔피언 김승혁
초대 챔피언 김승혁

매 라운드 6시간씩 18개 홀 모두의 플레이를 생중계하는 등 편성을 확장했댜. 1~2라운드는 9번홀과 14번홀, 3~4라운드는 1번홀과 14번홀에 볼 궤적 추적 시스템을 도입했다. 8번홀과 14번홀은 4D 리플레이 장비를 활용했다. 

또한 지난 3년과 달리 올해는 대회 공식 프리뷰 및 리뷰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매라운드 경기 시작 전에는 JTBC골프의 유튜브 채널에서 그날의 관전 포인트를 전달하고 경기 후에는 철저한 분석과 예측이 담긴 프로그램이 JTBC골프를 통해 방송을 했다.

미디어센터를 운영하는 스포츠매니지먼트 및 대회운영기획사 스포티즌(대표이사 심찬구)도 한국프로골프협회(회장 구자철)와 함께 선수 및 대회에 관한 각종 데이터를 마련해 제공하는 한편 제네시스 챔피언십 취재에 불편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했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의선 대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단순한 고급차 제조사를 넘어 자동차와 차를 통한 다양한 경험들이 고객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제네시스는 문화예술, 스포츠, 미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는 정 대회장은 “2016년부터 제네시스 포인트 제도를 도입해 남자프로골프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수들에게는 동기를 부여해 오고 있다”면서 “2017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제네시스 챔피언십을 창설해 주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종안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대표이사는 “지난 2개월 동안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코스관리에 만전을 기했다"며 "현대자동차가 최고의 대회를 창설해 이곳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대회를 개최해준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사진=KPGA 민수용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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