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동의 커피향기]5.커피 크레마를 아시나요?
[김성동의 커피향기]5.커피 크레마를 아시나요?
  • 김성동 전문위원
  • 승인 2020.07.1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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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커피를 보면 참 묘한 생각이 든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다. 식사를 하고 나면 으례 손에 들려 있는 것이 커피잔이거나, 아니면 커피숍에 앉아 있음을 본다. 무의식적으로 커피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나서 실소를 금할 때도 있다. 

특히, 마시는 것의 즐거움도 있지만 에스프레스 머신 기계를 바라보기면 해도, 로스팅 기계를 바라보기만 해도, 볶는 커피향이 주는 행복은 한, 두가지가 아닌 듯 하다. 물론 처음 커피를 대하는 사람들은 마치 소주를 처음 마시는 것곽 같다. "왜 이렇게 쓴 것을 마실까?"하고 의구심을 갖는다. 소주도 마찬가지다. 첫잔을 목에 넘길 때 자신도 모르게 "카~"하고 소리를 내면서 "으이그 왜 이 쓴 술을 먹으면서 그리도 좋아할까?"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필자는 술을 주식(主食) 처럼 마시는 술꾼이다. 그래서 때로 주식이 주식(酒食)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을 정도다. 엄밀히 말하면 술보다는 분위기와 맛으로 술잔을 기울이지만...어쨌든 커피와 술이 주는 매력(魅力)과 마력(魔力)은 끝이 없는 듯 하다. 에스프레소(espresso)는 곱게 갈아 압축한 원두가루에 뜨거운 물을 고압으로 통과시켜 뽑아낸 이탈리안 정통 커피를 의미한다. 아주 진한 이탈리아식 커피를 가리킨다. 

카페 띠아모
카페 띠아모

이 때문에 커피숍이나 커피전문 카페에 들리면 머신에서 커피잔에 에스프레소가 흐르는 진한 갈색의 유체(流體)를 보기만 해도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그런데 이때 커피잔 위에 살짝 덮는 것이 있다. 이는 마치 맥주거품 같다. 술잔에 맥주를 따르면 솟아오르는 거품이 커피잔 위에 곱게 떠 있다.

이것이 무엇일까. 바로 크레마(crema)다. 이탈리아말로 크림이다. 커피는 기호식품이니까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서로 다른 맛을 좋아한다. 커피맛을 내는데는 무한한 요소가 따라다닌다. 커피나무부터 다르다, 전 세계에서 자라는 커피나무 종류는 120종을 넘고 여전히 새로운 종이 발견되고 있다. 커피종에 따라 맛은 당연히 달라지겠지만 열매를 맺고, 그 열매를 따고, 정제를 하고, 건조시키고, 보관하고, 로스팅을 하면서 커피 풍미는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된다. 

이 때문에 커피마니아들은 자신이 커피를 좋아하는 커피 원두를 스스로 선택해 생두(그린빈)를 볶고, 내려먹으며 맛을 즐기기도 한다.

집에서 커피머신을 이용해 커피를 내려 먹어도 크레마가 나온다. 재미난 사실은 이 크레마의 컬러에 따라 맛이 달라지고, 풍미가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커피 크레마

에스프레소 유체 맨 위에 자리잡은 갈색 빛을 띠는 크림이 바로 크레마다. 크레마가 풍부하다고 양질의 에스프레소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양이 적거나 없는 에스프레소는 거의 대부분 원두가 오래된 경우라는 것이 일반적인 커피관계자들의 견해다. 일반적으로 3~4mm 정도의 크레마가 있는 에스프레소를 가장 맛있는 에스프레소라 여긴다.

크레마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맥주의 맛을 살려주는 그런 역할을 한다. 미세한 거품은 단열층의 역할로 커피가 빨리 식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크레마의 1차 역할이다. 커피의 향을 함유하고 있는 지방성분을 많이 지니고 있어 보다 풍부하고 강한 커피향을 느낄 수 있게도 해 준다. 특히, 크레마는 자체가 부드럽고 신선한 맛과 캐러멜같은 단맛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에스프레소의 백미(白眉)이자 백미(百味)인 셈이다. 

크레마는 에스프레소 추출시 순간적으로 5초 정도 커피를 불리고 나서 7~9Bar의 압력으로 밀어내며 자연스럽게 생기는 골든 컬러나 브라운 컬러의 크림이다. 곱게 갈은 에스프레소에서 나오는 아교질과 섬세한 커피오일의 결합체로 젤라틴과 같은 고운 입자들이 침전되지 않고 커피 유체 위에 떠 있다. 

크레마는 커피의 숙성, 신선도, 커피의 양, 분쇄 정도, 탬핑, 물의 양, 온도, 추출시간, 추출압력, 블렌딩, 로스팅에 따라 차이가 난다. 따라서 우리가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은 눈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있다. 아라비카를 많이 사용하면 크레마의 양이 적고 옅은 황금색을 뛴다. 로부스타를 많이 사용하면 크레마 양이 많아지고 진한 황금색을 띄게 된다. 커피마니아들은 어쩐 컬러의 크레마를 좋아할는지 궁금하다. 

글/김성동 카페 띠아모 대표이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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