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제주도민 할인혜택 받기위해 신분증 주소지 위조 '성행'
골프장 제주도민 할인혜택 받기위해 신분증 주소지 위조 '성행'
  • 안기영 기자
  • 승인 2020.06.2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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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프린터로 대량 위조, 골프업계 손실 가중...정부, 이사갈 때마다 주민증 재발급 시 비용문제에 뾰족한 대책 없어
골프장에서 유통된 주소 위조 스티커. 라벨 프린터를 이용해 대량으로 위조됐다.
골프장에서 유통된 주소 위조 스티커. 라벨 프린터를 이용해 대량으로 위조됐다.
주거 이전 시 제주시 종합민원실에서 발급해 주는 주소지 스티커.
주거 이전 시 제주시 종합민원실에서 발급해 주는 주소지 스티커.

제주도외 거주자 중 골프장 일부 이용객들이 도민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신분증 주소지를 위조하는 위법행위가 속출하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5일 도내 골프업계에 따르면 서울 등 타 지역에서 온 이용객들이 주민등록증 뒤편 변경란에 위조된 제주지역 주소가 적힌 스티커를 부착해 도민 할인 혜택을 받고 있다.

신분증 주소지를 위조하는 이유는 주중 정상가 10만~11만원에서 도민은 4만원 대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

도외인들이 2박3일 일정으로 제주에 온 후 4인이 한 팀을 이뤄 두 차례 라운딩을 하면 최대 32만원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부터 신분증 주소지를 위조하는 사례가 속출하자 도내 일부 골프장은 개인정보 수집·활용 동의서를 받고 있다. 예약 고객에게는 개인 신분증을 허위로 제주도민 신분증으로 위조하면 공문서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도내 한 골프장 관계자는 "도외인들 중 친분이 있는 도민과 라운딩을 함께 할 때 해당 도민에게 부탁해 주소지 스티커를 발급받았다"며 "최근에는 라벨 프린터로 위조하는 사례가 있어서 개인정보 동의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골프업계는 손실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한 인터넷 여행알선 업체가 이 같은 편법행위를 알려주며 가격할인을 제시해 정상가로 골프여행객을 모집해 왔던 도내 여행사들은 영업에 타격을 받고 있다.

제주 아덴힐CC
제주 아덴힐CC

골프장은 물론 민간 관광지는 도민에 한 해 20~50% 할인을 해주고, 일부 공영 관광지는 도민 무료입장을 적용하면서 신분증 주소지 위조로 관광업계의 손실이 커지는데다 제주관광 이미지를 먹칠할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 같은 민원이 접수되자 행정안전부에 대책을 건의했다.

그런데 행안부는 주소 이전·전입 때마다 주민등록증 재발급 시 비용문제와 민원 불편이 따르면서 새 주소지를 스티커로 출력해 부착하는 방법 외에 별다른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가족 4명이 제주로 전입해 이전 신고를 하면 1명에게 4장의 주소지 스티커를 발급해줬지만 위조 사례가 발생하면서 주민등록증을 직접 갖고 온 1명에게만 스티커를 발급하고 있다”며 “행안부에 대책을 요청했지만 신분증 재발급 시 비용 문제와 민원인 불편으로 개선책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