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견문록108&7]KLPGA의 미래를 보는 혜안(慧眼)
[골프견문록108&7]KLPGA의 미래를 보는 혜안(慧眼)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20.06.1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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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활한 대회 운영과 선수에 유용한 정보 제공을 위해 기상 컨설팅 업체 도입
-제42회 KLPGA 챔피언십부터 시범 도입 후, ‘제8회 E1 채리티 오픈’부터 본격 활용
-정규투어 뿐만 아니라 드림, 점프, 챔피언스투어까지 기상 정보를 제공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안전한 관람 환경 조성 등의 긍정적 효과 기대
물 바다가 된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 그린. 사진=KLPGA 박준석 포토.
S-Oil 2라운드에서 물 바다가 된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 그린. 사진=KLPGA 박준석 포토.

인간은 자연재해(natural disaster, 自然災害) 앞에서는 한없이 무력해 지는가.

제주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대표이사 강춘자ㆍ이영미) S-Oil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우승상금 1억2600만원) 얘기다. 정상으로 대회를 치렀다면 12일부터 14일까지였다.  

그런데 빗나갔다. 제주도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ㆍ6642야드)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결국 폭우와 안개, 그리고 낙뢰로 파행운영이 불가피했다. 

사실 KLPGA(회장 김상열)는 이 대회에 앞서 기상 관련 컨설팅을 받아 대회 운영을 원활히 하고, 질적으로 향상된 투어를 만들기 위해 국내 골프관련단체 처음으로 기상 전문 업체인 (주)웨더아이와 손잡았다. 국내 골프관련단체로는 처음이다. 앞서가는 KLPGA다운 일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예측을 잘해도 낙뢰를 동반한 내리는 비를 막을수도 없었고, 밀려오는 안개도 인위적으로 몰아낼 수 없었다. 

KLPGA는 지난달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정규투어를 전 세계 골프투어 최초로 개최했다. 제42회 KLPGA 챔피언십을 자력으로 열었다. 총상금을 무려 30억원이나 걸고서. 이때 KLPGA는 역시 기상 전문 업체 두 곳에서 정보를 받아 대회 운영에 시범적으로 운영했다. 그런 뒤 KLPGA는 웨더아이와 계약을 맺었다. 이후 열린 제8회 E1 채리티 오픈부터 본격적으로 기상 컨설팅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웨더아이는 KLPGA대회의 정규투어뿐만 아니라 드림, 점프, 챔피언스투어까지 컨설팅을 진행한다. KLPGA는 웨더아이의 컨설팅 자료를 바탕으로 스폰서, 방송사 등이 모인 대회조직위원회에서 티오프 시간, 경기속도, 방송시간 등을 유연하게 조절하고, 악천후 시 경기 중단에 따른 비상대피계획 수립에도 참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웨더아이의 골프장 일기예보
웨더아이의 제주도 골프장 일기예보

KLPGA는 실제로 지난주 열린 제10회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의 갑작스럽게 유입된 해무(海霧) 상황을 예측해 대회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1라운드 안개 상황, 2라운드의 강한 바람이 불 것이라는 컨설팅을 바탕으로 코스 전장을 줄여서 진행했다. 웨더아이를 통해 대회가 열리는 기간과 지역에서 발생할 비와 바람뿐만 아니라 안개까지 예측해 선수, 방송사, 경기위원회 등 대회 관계자에 1일 2회 공유했다. 

웨더아이는 제주도에서 열린 제14회 S-OIL 챔피언십 대회 기간에 안개, 우천, 바람 등 악천후가 예고 되어 있어, 대회 현장에 직접 지원을 나와 실시간으로 기상 상태를 파악하는 등 원활한 대회 운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하지만 인간은 자연앞에 작아지는 존재임을 실감했을 터. 선수들은 54홀에서 36홀 축소된 이번 대회에서 무려 7시간30분이나, 그리고 무한정 기다림속에서 결국 취소되는 사태를 맞아야 했다. 이 대회는 지난해도 악천후로 인해 1라운드가 취소돼 36홀 대회로 치러야 했다. 

아무리 예측하고, 노력해도 인력(人力)으로 안되는 천재지변 (天災地變)이 있다. 그럼에도 KLPGA가 기상정보전문업체와 발빠르게 협업한 것은 미래를 보는 혜안(慧眼)이 아닌가 싶다. KLPGA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가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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