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라이프]"골프스윙은 몸통스윙이 완결판"...장일환 골프인스트럭터
[골프&라이프]"골프스윙은 몸통스윙이 완결판"...장일환 골프인스트럭터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20.05.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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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환 골프인스트럭터
장일환 골프인스트럭터

당신이 무너진다 생각하면, 당신은 무너진다.
당신이 용기가 없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용기가 없다.
당신이 이기고 싶은데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이길 가망이 전혀 없다.
당신이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당신은 이미 실패한 것이다.
성공은 동료의 의지와 더불어 시작하니, 그 동료는 바로 마음이다.
당신이 남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뛰어나다.
당신은 높은 도약을 생각하며, 승리를 얻기 전에 먼저 스스로 승리를 확신해야 한다. 
인생의 싸움에서 승리가 늘 더 강한 사람이거나 더 빠른 사람에게 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조만간 승리하는 사람은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책의 힘’중에서]

‘인간은 단지 마음 상태를 꾸는 것만으로도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말하지 않았나. 따라서 변신은 무죄? 이는 비단 여자뿐 아니라 남자도 마찬가지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 후 ‘내가 무엇을 해야 행복할까’를 생각하면서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 일터. 그런데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회원 장일환 골프 인스트럭터는 ‘늦깍이’로 골프교습가의 길을 가고 있다. 

“은퇴를 앞두고 먼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생각했죠. 물론 그 일이 즐거움을 주고, 남에게도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골프였고, 잘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죠. 그 선택에 대한 신념은 여전히 진행형이고요.”

그는 유학파(?)다. 경북 청송에서 농사군 집안에서 태어났다. 2남 5녀중 셋째다. 그리 넉넉지 않은 집안이었지만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다. 농사일을 하면 누구나 그렇듯 학업과 농사를 병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그에게 수업은 그냥 ‘덤’이었다. 하는 둥, 마는 둥 하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마쳤다. 그리고 대구로 유학길에 올랐다. 이왕이면 노는 물을 좀 더 넓히자는 것. 공부를 하려니 기초가 부족했다. 방법은 단 한 가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날밤을 새우며 책과 씨름했다. 파고 또 팠다. 시간이 흐르면서 결과물이 나왔다. 당시만 해도 국내 4대 명문대학인 경북대학교에 진학했다. 농공과대학에 입학해 한눈을 팔지 않고 공부에만 매달렸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졸업후 삼성그룹에 입사했다. 토목 전공을 살려 삼성종합건설에서 재능을 발휘했다. ‘하늘의 별따기’라는 임원도 달았다. 

“삼성에서는 일만 했어요. 물론 우리끼리는 ‘노가다’(dokata, 土方)라고 하면서 속으로 치열한 머리싸움도 하고, 힘도 좀 쓰곤 했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단 임원이 되면 승진이 걸림돌입니다. 한자리 직급을 놓고 3배수로 뽑아 경쟁을 시킵니다. 실력이 처지거나 노력을 하지 않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뒤로 밀려나죠. 그러면 은퇴를 해야 하거나 다른 회사로 옮겨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운좋게도 부사장까지 올랐으니 복이 많은 셈이지요.”

그는 토목공학도, 시빌 엔지니어다. 부장을 달면서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도 받았다. 그는 평소 아는 만큼 더 보인다는 진리를 믿고 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스트레스는 더 심했다. 은퇴전에 부사장을 달았다. 이때 위기관리 능력을 평가하는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맡아 제대로 업무를 처리했다.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수주를 받으면 과연 ‘이 프로젝트가 사업 타당성이 있느냐’ 하는 것을 객관적인 평가를 해야 하는 일이었다. 각 부분의 리스크를 점검해서 최종 판단을 해야 하는 프로젝트 운명이 걸린 작업이었다.

“치열한 삶의 전장(戰場)에서 살아남기 위해 누구나 최선을 다하죠. 그러면서 몸과 마음이 지칩니다. 물론 운동도 하고, 다양한 문화생활, 그리고 가족과 함께 이를 풀어가며 일에 전념하죠. 그러다 보니 시간이 흘러 은퇴 시점이 온 겁니다. 사실 저는 고민도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계획을 미리 짜 놓았거든요.”
35년간 일을 한 삼성그룹을 뒤로 하고 이번에는 진짜 유학길에 올랐다. 2018~19년 자문역을 맡으면서 미국의 골프대학에 진학을 한 것이다. 

장일환 인스트럭터.
장일환 인스트럭터.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PGCC(Professional Golfers Career College)로 결정했다. 물론 커리어 우먼인 아내의 조용한(?) 반대는 있었지만 미국 여행을 미끼(?) 삼아 유학길에 올랐다. 미리 사전답사를 했다. 국내에 있는 유학원을 통하지 않고 모든 것을 스스로 했다. 서류작성부터 입학까지. 삼성에서 일을 할 때보다 더 고된 작업임을 나중에 알았다.    
그가 이렇게 골프에 매달린 이유가 있을 법하다. 

“골프요? 가기 전날에는 잠도 설치죠. 설레는 마음이 진정되지 않아 밤을 꼬박 새운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저에게 골프장은 해방구이자 유토피아였죠. 골프 할래? 술 마실래? 하면 무조건 골프였으니까요.”

그가 골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 건설 프로젝트를 시행하던 분당에서다. 소장이 골프를 배우라며 골프클럽을 사라고 했다. 그래서 구입했다. 과장시절이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임원 외에는 모든 환경이 골프와 접하기 쉽지 않았다. 클럽은 1년간 방구석에서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1년 뒤 소리소문없이 칼(클럽)을 갈기 시작했다. 레슨은 3개월 받았고, 필드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해 1년간이나 연습장에서 ‘닭장 프로’ 생활을 했다. 그런데 이것이 후에 그에게 골프에 대한 파워를 안겨줬다. 

“경주 보문 골프장에서 홀로 라운드를 갔습니다. 머리를 얹는 날이었죠. 4번홀까지 파플레이를 하자 스스로 ‘신동이 났나?’하고 놀랐어요. 4번 나가서 100타를 깨고, 7번째 90대를 깼습니다.”

그는 생각보다 볼을 잘 친다. 베스트 스코어가 3언더파 69타. 경기 용인 명문골프장 화산 컨트리클럽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를 기록했다. 장타를 치면서도 아이언의 귀재다. 유학시절 별명이 ‘어쌔신’(assassin, 암살자)이다. GIR(파온, par on)확률)이 80%에 이른다. 그만큼 샷 감각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PGCC는 2017년 12월 31일 입학했다. 원해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수업은 ‘빡’ 셌다. 수업은 골프게임뿐 아니라 ‘골프의 모든’이 포함됐다. 4학기 동안 골프장 경영부터 클럽피팅, 장비, 골프룰, 코스설계, 티칭방법까지 모두를 소화해 내야 했다. 무려 28과목이었다. 오전에 4시간 이론 수업을 한 뒤 오후에는 레슨을 받거나 라운드를 했다. 그도 당시 76세 교습가의 멘토와 함께 하루 24시간 골프만 생각하며 노력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하지 않았나. 그가 원하던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회원자격을 획득했다. 졸업하면서 MVP를 받는 영광도 누렸다. 졸업후 골프장에 6개월 근무했다. 학교내 라운드에서는 챔피언 티잉 그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가 최고 성적이었다. 

장일환 골프인스트럭터가 신동아방송 골프아카데미에서 레슨을 하고 있다.
장일환 골프인스트럭터가 신동아방송 골프아카데미에서 레슨을 하고 있다.

그는 골프교습에 대한 철학이 확실하다. ‘바디 스윙(Body Swing)이 골프 스윙(Golf Swing)’이라는 것. 몸통 스윙이 모든 스윙의 전제조건이라는 얘기다. 

“거리를 내거나 정확한 샷을 위해서는 무조건 바디턴이 돼애 합니다. 다운스윙에서 허리 부분을 형성하고 있는 깔때기 모양의 골격인 골반(骨盤, pelvis)으로 돌려줘야 제대로 된 스윙이 된다는 것이죠. 결국 방향성과 스피드는 몸통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몸의 큰 근육이 손과 팔의 작은 근육을 통제해야만 일관성 있는 스윙이 가능하다는 것이죠.이는 몸의 각 부분과 손, 클럽 간의 정확한 역동적인 동작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이것이 스윙의 완성인 셈이죠.”

정상적인 체형을 갖고 있다면 누구나 연습만 하면 80대는 치기 쉽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다만, 어느 정도 연습량이 필요하다. 프로와 아마추어 차이는 연습량이라는 달려 있으니까. 하지만 직업 자체가 선수인 프로와 달리 아마추어 골퍼는 연습량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타수를 조금 더 줄이려면 그린 주변에서 핀에 붙여 파 이상을 이끌어내는 스크램블링이 관건이라고 한다. 골프는 미스샷을 줄이는 게임인 만큼 실수한 것을 얼마만큼 만회하느냐에 따라 스코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주변에서 기술샷을 하려면 다양한 샷 연습이 필요하죠. 칩샷, 피칭, 칩앤런, 샌드샷 등입니다. 여기에 한가지 추가하자면 ‘펏샷’입니다. 지형이 그린과 수평을 이루고 평탄하다면 아이언을 퍼트처럼 그립하고 어프로치를 하는 것입니다. 핀에 붙을 확률이 높아지죠. 이는 연습을 조금만 하면 됩니다. 볼이 공중으로 날아가 떨어지는 지점과 굴러가는 거리가 아이언 번호에 따라 달라지므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잘 골라서 특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종합뉴스채널 신동아방송 골프아카데미 ‘이것이 진짜 레슨이다’코너에 출연해 골퍼들에게 자신만의 ‘찐찐’레슨을 진행하는 장일환 골프인스럭터. ‘내가 가진 재능으로 다른 사람이 기분 좋고,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그는 방송뿐 아니라 기회가 된다면 세계의 PGA투어 메이저대회가 열리는 골프코스를 모두 돌아보는 것이다. 그의 꿈은 언제쯤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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