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와 허밍버드, 그리고 우리의 삶
알바트로스와 허밍버드, 그리고 우리의 삶
  • 안기영 기자
  • 승인 2020.04.08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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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즐기거나 관심 있는 사람들은 ‘알바트로스’란 용어를 알고 있을 것이다. 알바트로스는 한 홀 기준 타수보다 3타 적은 스코어를 말하는데 파5홀에서 2타만에 홀에 공을 넣거나 파4홀에서 홀인원할 경우에 해당되는 용어다. 당연히 대단히 어려운 일이고 일반인들은 평생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참고로 버디는 -1타, 이글은 -2타를 뜻하며 모두 새와 관련된 단어들이다.

알바트로스

 

▼알바트로스(Albatross)는 신촌옹이라고도 하며 남반구와 대서양쪽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바다새의 일종인데 수명이 길고(최장 80년) 새 중에선 가장 크고 무거운 종 중 하나다. 대양을 몇 번씩 왕복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 날 수 있으며 한 번 날면 좀처럼 지면으로 내려오지 않는다고 한다. 몸길이 91㎝, 날개의 길이는 2m 정도로, 날 수 있는 새 중에서는 가장 큰 날개를 갖고 있다.

허밍버드

 

▼허밍버드(hummingbird)는 벌새를 뜻한다. 벌새는 칼새목 벌새과에 속하는 작은 새다. 몸길이 6.5∼21.5㎝로 조류 중에서 가장 작은 종 중 하나로 320여 종이 있다. 날개는 좁고 길며 꽁지는 길거나 짧다. 벌새란 이름은 모습이나 행동양식이 ‘벌’같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비행을 위해 1초에 19~90회 정도 날갯짓을 하고 벌처럼 공중에서 정지해 꿀을 빨아 먹는 모습에서 유래됐다. 생존을 위해 꿀벌보다 더 부지런히 날갯짓을 한다.

▼알바트로스와 허밍버드의 삶을 들여다보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늘 높이 날아올라 커다란 날개를 쭉 편 채 바람을 타고 활공하는 알바트로스는 높은 곳에서 멀리 내다보며 여유로운 비행을 하고, 작은 날개를 쉴 새 없이 퍼득여야 날 수 있고, 꿀을 얻을 수 있는 허밍버드의 모습에서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네 일상이 투영되기도 한다. 우리는 과연 알바트로스처럼 멀리 내다보면서 삶의 목표를 세우고 있는지, 아니면 허밍버드처럼 눈앞의 꿀만 쳐다보며 하루하루를 숨가쁘게 살아가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