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객실 1박에 18홀 라운딩 이용권 제공
특급호텔, 객실 1박에 18홀 라운딩 이용권 제공
  • 안기영 기자
  • 승인 2020.04.07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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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스카이힐CC
롯데스카이힐CC 김해

 

코로나19 사태로 여행 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콧대 높던 특급호텔들마저 문턱을 낮추고 있다. 객실 1박에 18홀 골프 라운딩 이용권을 제공하거나, 1박 이용료로 1박을 더 즐길 수 있는 ‘1+1’ 패키지 등을 연이어 출시하는 것이다. 특급호텔에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부산롯데호텔은 오는 6월 30일까지 주중 한정으로 ‘여유만만 2부 라운딩 패키지’를 선보인다. 4인 1팀 기준으로 이용 가능하며 디럭스룸 1박(2인 1실)과 조식 4인, 주중 롯데스카이힐CC 김해의 2부 라운딩 이용권이 제공된다. 카트비와 캐디피는 따로 부담해야 하지만, 가격이 1인 기준 26만 5000원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의 일반 객실료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다.

대형마트처럼 객실 1+1 할인 행사를 하는 특급호텔도 등장했다.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은 오는 29일까지 ‘1+1 리프레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3가지 타입으로 구성됐는데, A 타입은 1박 투숙료로 2박을 즐길 수 있는 상품이다. B 타입은 동일한 날짜에 객실 하나를 추가로 이용할 수 있으며, C 타입은 추후에 사용 가능한 1박 숙박권을 지급한다. 호텔 로비라운지인 크리스탈 가든에서는 커피와 프리미엄 티, 생맥주에 한해 1+1 행사를 진행한다.

파크하얏트부산은 5월 31일까지 ‘조식 패키지 할인 특가’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호텔 숙박을 할 때 성인 기준 1인당 1만 원만 추가하면 다이닝룸에서 조식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음식은 양식부터 한식까지 다양하다. 코로나 이전만 해도 이 호텔의 조식 정상 이용가는 4만 5000원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역의 3~4성급 중소 호텔은 물론이고 5성급 이상의 특급호텔들도 심각한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대다수 특급호텔들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 또는 유급 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주중 객실 점유율 10%선마저 무너지고, 한 자릿수대로 떨어진 곳도 있을 정도다. 부산에서는 아직 휴업에 돌입한 특급호텔은 없지만, 서울의 경우 이미 여러 곳의 특급호텔이 적자를 견디다 못해 휴점을 선언했다.

특급호텔들의 파격적 패키지는 ‘양날의 검’이다. 눈앞의 기록적 적자를 방어하는 데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만일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다 코로나 확진자라도 발생하게 되면 울며 겨자 먹기로 임시 휴업을 실시해야 하는 등 손실이 막대하다.

부산의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특정 수준 이하로 가격이 내려가 버리면 호텔의 이미지가 ‘싸구려’로 내비칠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프로모션은 정말 이례적”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전될 때까지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해 버티는 작업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