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골프이야기]PGA투어와 PGL, 그리고 ‘쩐(錢)’의 유혹
[안성찬의 골프이야기]PGA투어와 PGL, 그리고 ‘쩐(錢)’의 유혹
  • 골프비즈뉴스
  • 승인 2020.02.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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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대회에 약 2900억, 대회당 121억, 우승상금 약 61억
-54홀, 1, 2라운드 샷건 방식
-우즈는 고민중, 매킬로이는 불참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PGA투어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사진=PGA. 

 

“만일에 창설된다면 프로골프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기존 PGA투어와 ‘그린전쟁’을 해야 하는데 아마도 쉽지는 않을 겁니다.” 

프로골프사상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버금가는 프로골프투어가 창립이 예고되면서 골프계에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지금은 아니다. 2년 뒤 출범예정이다.   

단체는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월드골프그룹(WGG). 오는 2022년 프리미어골프리그(PGL)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PGL은 총상금 2억4000만 달러(약 2926억 원)로 8개월 동안 18개 대회를 치른다는 것이다. 

올 시즌 PGA투어는 49개 공식대회에 총상금 4억 달러(약 4700억원)이다. 대회수 규모로 보면 PGL의 상금은 결코 적지가 않다. PGA투어는 144명 내외가 출전해 50% 정도가 본선에 진출해 상금을 가져간다. 이와 달리 PGL은 48명의 선수만 출전해 컷오프 없이 모두에게 상금이 주어진다. 이 때문에 선수에게 돌아갈 상금이 두둑하다. 

대회당 총상금 1000만 달러(약 121억8500만 원)가 걸린 PGL 대회 우승 상금만 500만 달러(약 60억9750원)에 이른다. PGA투어 메이저대회 우승상금의 2배가 넘는다. 

PGL은 PGA투어가 시즌 최종전으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를 개최하는 것처럼 시즌 17번째 대회에서 시즌 상금왕을 결정하고 18번째 대회는 팀 대항전으로 치를 예정이다.  선수는 팀 구단주 자격을 부여해 최종전 수익금을 나누어 가질 기회를 준다.

‘쩐(錢)’에 움직이는 프로선수들의 마음을 뒤흔들 프로다운 발상이다.

재미난 사실은 이런 엄청난 상금에도 ‘골프지존’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필 미켈슨(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PGA투어를 움직이는 세계랭커들이 ‘불참’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PGL은 “팬과 선수, 방송사 모두 딱 원하는 방식이라서 반드시 성공하리라 확신한다. 정상급 선수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혀 PGA투어와 한판승부를 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누가 자금을 댔을까. PGL 설립에는 뉴욕 월스트리트의 투자 은행이 뒷돈을 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라스베이거스 스포츠 도박업체들도 투자할 뜻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뚜껑을 열면 성공할 것’이라는 점치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PGA투어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PGA투어는 “실제로 존재하든, 허상이든 관계없이 다른 투어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다”면서도 만약 PGL에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면 PGA투어는 하루 아침에 ‘마이너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드러냈다. PGA투어 제이 모나한 커미셔너는 최근 선수위원회 위원 16명을 따로 만나서 “PGL과 PGA투어 양쪽 다 뛰는 건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돈’이다. ‘돈질’로 유혹을 하면 PGL에 출전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일반적인 선수들의 시각이다. 일부 톱 랭커들이 PGA투어와 같은 기간에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회에 초청료를 받고 출전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3일간 경기도 매력적이다.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세계랭커들은 지난해 말부터 WGG로부터 제안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우즈는 “현실성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했지만, 매킬로이는 “참가하지 않겠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의 의견은 존중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2022년 1월부터 8월까지 열릴 예정인 PGL은 PGA투어 메이저대회가 열리는 기간에는 대회를 개최하지 않는다. 1, 2라운드는 홀을 나눠 동시에 티오프는 하는 샷건 방식으로 진행하며 54홀 경기를 열린다. 대회는 미국에서 10개, 아시아 지역에서 4개, 유럽에서 3개, 그리고 호주에서 1개 대회를 열 계획이다. 

어쨌든 PGL이 성공한다면 오래 역사를 지닌 PGA가 설자리를 잃을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천명이 전세계에서 도전하는 PGA투어 시장에 48명만이 샷 대결을 벌여 상금을 가져가는 대회가 과연 세계골프발전에 어떤 의미를 가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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