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0 입성 안송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얻어... 고깃집 빌려 선수들에게 한 턱 쏘겠다"
K-10 입성 안송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얻어... 고깃집 빌려 선수들에게 한 턱 쏘겠다"
  • 김윤성 기자
  • 승인 2019.11.10 2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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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경제신문]

다음은 안송이와 일문일답.

-우승 소감?
전반에 흐름이 좋지 않아 위기도 있었는데 잘 극복하고 10년만에 우승해서 좋다. 기다려주신 팬 분들께 큰 선물을 드린 것 같아 행복하다.

-언제 우승할 수 있겠다 생각했나?
사실 14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2등 정도 됐겠구나 생각했다. 우승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16번 홀에서 버디 퍼트가 정말 운 좋게 들어가면서 나에게도 우승 찬스가 온건가? 하고 생각했다.

-버디 퍼트 거리?
8미터에 슬라이스 라이였다.

-KB에서 오랜 기간 동안 후원을 받고 있는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사실 나도 의문이다.(웃음) 다른 선수들이 장난식으로 “너 어떻게 KB에 들어갔어?” 라는 말도 하곤 했다. 아마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이 무거웠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대한 빨리 우승해서 선물도 드리고, 그런 말이 나오지 않게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10년 만에 스폰서에 선물해 드릴 수 있어서 좋다.

-전인지가 와서 응원했는데? 알고 있었나?
14번 홀에서 보기 하고 때마침 만났다. 그 때 인지가 “언니, 결과 생각하지 말고 그냥 쳐!”라고 했고, 신기하게도 그 이후로 힘이 났다.

-챔피언 퍼트를 먼저 마무리했는데?
가영이가 버디 퍼트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성공할 거라 생각하고 홀아웃을 먼저 했다.

-지금까지 우승 기회도 많았었는데, 놓쳤던 이유 뭐라고 생각하나?
우승권에 가면 심리적으로 불안한 게 많았다. 멘탈적인 부분에서 많이 부족했다. 순위에 가면 몸이 많이 떨려서 스윙 컨트롤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올 시즌 하반기부터 함께하고 있는 캐디가 스윙코치까지 겸하고 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한다.

-캐디 누구인가?
남자 프로 장서원이다. 나보다 어린 동생이긴 한데, 상반기 마지막 대회부터 함께 하고 있다. 동생인데 친구같이 지낸다. 오늘 1번 홀에서도 내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웃긴 얘기를 해주곤 했고, 오늘 내내 “그냥 쳐~”라고 하면서 편하게 해줬다.

-특별히 스윙에서 바뀐 부분 있나?
궤도는 바꾼 적 없고, 힘 빼는 법을 터득한 것 같다. 힘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캐디가 캐치하고 힘 더 빼라는 말 해줘서 내가 힘이 많이 들어갔다는 것 알았다. 좀 더 부드럽게 치라고 조언해준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

-아버지는 어떤 존재?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대답은?
아버지는 친구 같은 존재다. 항상 붙어다니고.. 사실 사랑한다는 말은 가까운 사람한테 말하기 더 힘든 것 같다. 항상 마음 속으로는 감사하고 있지만, 얼굴보고 하기 힘들었던 말이었다. 아버지도 리액션이 별로 없으셔서 아무 대답 안 하셨는데, 아마 집에 갈 때 수고했다 잘했다 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번째 우승은 언제?
250 번째 대회? 우승의 맛을 봤으니 되도록이면 빨리 하고 싶다.

-이번 우승으로 얻은 것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 전까지는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머리 속에 있었다. 카메라 울렁증도 극복한 것 같다. 울렁증이 심해서 힘들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 생겨 털어낸 거 같다.

-20대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했다. 30대는 어떻게 보내고 싶나?
한국에서는 30대가 되면 노장이라는 소리를 듣는데, 30대도 할 수 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고,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가장 좋은 순간이 오늘이라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선두인데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인해서 우승에서 멀어졌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이제 뭐하고 싶나?
일단 항상 응원해주고 안타까워 해줬던 선후배 동료선수들에게 고깃집 하나 빌려서 크게 쏘려고 한다.

-마지막 대회라 아쉬울 것 같은데?
아쉬운 것 없다. 두 달 연속 대회 출전하면서 쉬고 싶은 생각 많았는데, 우승하면서 맘 놓고 쉴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