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라이프]"안경메카 대구에 안경박물관을 오픈합니다"...김태곤 코나비 옵티칼 대표이사
[골프&라이프]"안경메카 대구에 안경박물관을 오픈합니다"...김태곤 코나비 옵티칼 대표이사
  • 안성찬 골프대기자
  • 승인 2019.10.1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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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베스트 스코어 74타
-11월 안경박물관 오픈 예정
-토종브랜드 '코나비'로 중국시장을 평정 목표
김태곤 대표이사
김태곤 대표이사

골프와 안경(眼鏡)의 상관관계가 있을까. 아니면 안경이 골프에 도움에 될까. 관계도 있고, 스코어에도 영향을 반드시 미친다.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만난 한 주니어 선수는 시력이 정말 좋지 않았다. 안경을 착용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린에서 라인을 보는 것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 경우는 안경의 도수나 시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흔히 겪는 문제는 안경 ‘코걸이’의 흘러내림이다. 콧등에 올라가 있는 코걸이는 코가 서양인들처럼 오뚝하거나 높으면 그런대로 버틸 만하다. 하지만 코걸이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얼굴의 기름기나 땀으로 인한 미끄러움과 낮은 콧등으로 흘러내리는 것이 다반사다. 이 때문에 플레이 중에도 코걸이를 제자리로 갖다 놓기 위해 수시로 안경테를 끌어 올려야 한다. 심지어는 스윙을 하다가 코걸이의 부실로 안경이 땅에 떨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혹시 또 안경이 떨어지지 않을까?’하고 불안한 마음에 스윙을 종종 망치기도 한다.

흔히 ‘안경알’과 눈의 초점이 맞지 않아 불편하기 짝이 없다. 안경알은 안경테에 끼우는 렌즈이다.
그런데 이런 고민을 말끔히 해결해줄 ‘코걸이’ 개발로 세계특허를 이끌어 낸 안경전문기업 코나비 옵티칼의 김태곤 대표이사를 만나 비전을 들어봤다.

“한국은 대구에 전 세계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안경전문기업 및 전문가들이 모여 있습니다. 게다가 안경제품은 도금과 물이 생명인데, 한국은 물과 도금기술이 완벽할 정도로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시장은 중국의 저가품과 외국의 유명브랜드에 밀려 좋지 않은 상황임은 업계관계자라면 구누나 다 아는 사실이죠. 한국 안경의 자존심을 되찾고, 시장탈환을 위해 우리 코나비 옵티컬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김태곤 대표가 코나비 옵티칼에 합류한 것은 그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 하지만 ‘대망’을 품고 코나비 옵티칼 김정민 회장(70)과 놀라운 일을 벌이고 있다. 김 회장은 이미 사비를 들여 부산 서면에 안경관련 골동품 및 제품을 전시한 부산포박물관을 개관했다. 안경메카의 자존심과 시장을 살리기위해 대구에도 안경박물관을 오는 11월 오픈할 예정이다.    

김태곤 대표는 공학도 출신으로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대기업에 입사해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전기로 인해 큰 코(?)를 다쳤다. 독립하자고 마음먹고 시작한 일은 디자인 관련 사업이다. 20년간 ‘광고 밥’을 먹고 난 뒤 코나비의 대표를 맡았다. 김 회장이 김 대표의 마케팅 감각을 높이 산 것이다.

“우리 회사는 이미 10년 전에 안경테용 코걸이 특허를 받았죠. 특이한 것은 안경은 특허가 잘 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특허를 받았다는 점이죠. 그런데 우리 코나비 코걸이 제품은 웬만해서는 콧등 밑으로 내려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콧등에 맞게끔 조절이 가능하거든요. 실제로 안경을 쓰고 뛰거나 머리를 마구 흔들어도 아직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또한 안경을 쓰는 여성인 경우에 무엇보다 화장품이 묻지 않는다는 것이 특별하죠.”

코나비 안경의 특허에 관해 설명하는 김태곤 대표이사
코나비 안경의 특허에 관해 설명하는 김태곤 대표이사

이런 특별한 코걸이를 구상한 것은 김 회장의 ‘어린이 사랑’이 담겨 있다. 잘못된 안경착용습관으로 어린이들의 코가 기형적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바로 연구에 착수했다. 김 회장은 이전에 유리로 만든 냄비 뚜껑으로 일본수출로 부를 축적했다. 2009년 12월 특허청에 발명의 명칭 ‘안경테용 코걸이’로 특허출원을 했고, 6개월 만에 특허가 났다.

김 대표는 사는 집은 부산이다. 매일 1시30분 간 차를 몰아 대구 본사에 출근한다. 하는 일은 김 회장과 안경에 관한 연구를 하고, 홍보 및 마케팅 계획을 잡고, 관계자들과 미팅을 하는 것. 하루가 멀다 하고 출장길에 오른다.

대구는 세계적인 안경 메카. 3공단지에 2000여개의 부품화사들이 둥지를 틀고 있다. 이유는 도금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는 전문가들의 기술뿐 아니라 도금에 사용하는 수질의 품질이 죄상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경시장은 최근 들어 중국공세에 대구메카가 조금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세계적인 안경을 제작하고 브랜드를 만들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 

안경은 시력이 나쁜 눈을 잘 보이게 하기 위해서나, 바람, 먼지, 강한 햇빛 등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패션에도 없어서는 안 될 아이템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안경은 매우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제작과정은 그린 간단치가 않다. 안경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각종 부속품은 정밀가공한데다가 부품자체가 세밀하고, 초소형이어서 엄청난 기술을 요하기 때문이다. 

코걸이도 마찬가지다. 금형에 넣고 한 번에 찍어 낼 것 같지만 부품이 모두 달라서 소형이지만 더 작은 부품을 일일이 수작으로 조립을 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필요한 이유다. 

코나비는 처음에는 잘 나갔다. 세계특허의 코걸이 덕에 미국으로도 수출했다. 그러다가 문제가 발생했다. 안경 본테와 콧등에 얹혀 진 받침대를 연결하는 소재납품을 잘못 받은 것. 도금이 잘못돼 비나 땀에 녹이 슬었다. 신용문제가 생겨 바로 수출길이 막혀 버렸다. 지금이야 공을 들여 철저한 검수를 하는 까닭에 그런 일은 없지만 초기에는 수출에만 신경을 쓰느라 미처 제품관리에 철저하지 못했던 것이다.

“중국에서 연락이 왔어요. 한 번에 수백 만 개의 코걸이를 수입하겠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우리 회사는 고사했습니다. 중국을 이겨야하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코나비(CONABI)는 ‘나비가 코에 앉았을 때처럼 가볍고 편안하다’는 의미에서 브랜드명으로 지어졌다. 

전 세계에서 하나뿐이 이 코걸이의 코나비는 안경과 선글라스, 시력을 보호하는 청광렌즈를 장착한 안경을 생산하고 있다. 선글라스는 ‘오마이방’이다. ‘내방이 가장 편할 것’이라는 의미에서 브랜드명을 지었다. 연내로 홈쇼핑에서 대대적인 홍보 및 판매를 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부터 전국에 코바니 대리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인테리어는 점주가 하고 안경만을 납품한다는 조건이다. 최대한 사업주를 부담을 줄여주고,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아이 웨어’로 불리는 안경은 이제 단순히 시력보정이나 보호를 넘어 패션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 때문에 김 대표도 이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마케팅 기획을 하고 있다. 1년마다 열리는 세계안경박람회에 출품하며서 전 세계 수출도 모색 중이다.   

안경박물관에 전시될 안경과 안경집
안경박물관에 전시될 안경과 안경집
안경박물관에 전시될 안경관련 제품
안경박물관에 전시될 안경관련 제품

“우리 코나비는 토종브랜드를 고집합니다. 명품 샤넬이나 구찌 등처럼 최고의 프리미엄 명품브랜드를 반드시 탄생시켜야 하죠. 이것은 코나비가 아닌 한국 안경의 자존심을 위해 반드시 실현해야 할 과제이자 미션입니다.”

그가 세계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은 무엇보다 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2020년 안경관련 예상 시장규모가 27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놓치기 아까운 시장이다. 특히 한국의 안경기술수준에서 보면 브랜드만 잘 키우면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가족 DNA가 유별난 외모 덕에 모델도 해봤다. 얼핏 보면 연예인이다. 머리카락이 자연산인데 파마머리를 한 것처럼 곱슬거리는데다 옐로가 곁들인 멋진 컬러다. 이 때문에 외국인이라고 오해를 받기도 한다.

“집안에 네덜란드 ‘피(血)’가 흐르는 탓이지요. 어릴 적에는 놀림도 많이 받아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제야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그 때는 어찌나 속상했던지...” 

그는 CEO로써 업무능력도 탁월하지만 볼도 잘 친다. 
 “페어웨이에 선다는 것 자체가 골프의 가장 큰 즐거움이지요. 특히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 자연 및 동반자과 담소도 나누기도 하고, 플레이에 몰입을 하다보면 무아지경에 빠지기도 하고요. 참으로 신기한 운동, 그 이상입니다. 45.93g, 42.68cm의 그 작은 볼 속에 수많은 인연을 맺어주는 매개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좋죠.”

그는 골프를 시원시원하게 볼을 잘 때린다. 178cm, 75kg의 체격에 어울리게 드라이버 거리는 250야드 이상 날린다. 물론 하루에 20km 씩 달리는 건각도 한 몫 한다. 단단한 하체가 스윙할 때 잘 버텨준다. 클럽을 잡은 지는 22년 됐다. 지인들은 사업을 하려면 무조건 골프를 해야 한다고 권유한 탓이다. 무엇을 하든지 한번 시작하면 파고드는 성격 탓에 베스트 스코어는 뉴서울 컨트리클럽에서 2오버파 74타까지 쳐봤다. 그는 그동안 단  한 번도 늦거나 결코 골프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는 것이 그의 자랑이다.     

김태곤 대표의 꿈을 무엇일까. 대구를 다시 안경메카로 되살리는데 기여를 하고 싶다. 이를 위해 중국시장을 반드시 탈환하는 것이 1차 목표다. 동시에 코나비만의 명품브랜드를 갖고 세계 시장을 누비는 것이다. 그의 소망이 언제쯤 이뤄질는지 궁금하다.